8월14일 이후 코로나19 국내 일일 확진자 수가 세 자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수도권을 시작으로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이 이뤄지자 자연스레 언론보도도 집중됐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8월 1주차부터 3주차까지 코로나19 재확산을 다룬 종편3사의 6개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모니터해 방역에 필요한 대담이 진행됐는지 확인하였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의 코로나19 관련 대담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방송의 객관성을 보장해줄 수 있는 출연자가 등장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5개 프로그램 ‘100분’씩 대담

먼저 수도권을 시작으로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이 벌어진 8월 3주차(17~21일) 대담시간을 분석했습니다. 3주차에는 본격적인 재확산이 시작되면서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역시 코로나19를 주요 주제로 다뤘습니다. 70분간 대담에 그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을 제외한 5개 프로그램은 모두 100분 이상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 8월 3주차(8월17~21일)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별 코로나19 대담시간 분석.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8월 3주차(8월17~21일)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별 코로나19 대담시간 분석.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임시 공휴일인 8월17일 방송을 하지 않아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전체 방송시간 대비 코로나19 관련 대담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6개 프로그램의 코로나19 관련 대담시간은 1022분으로 전체 방송의 약 49.9%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대부분 프로그램이 전체 방송시간의 45% 이상을 코로나19로 채운 가운데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의 비율은 23.5%로 관련 대담시간이 적었습니다. 반면 MBN <뉴스와이드>는 전체 방송시간의 89.8%를 코로나19 대담으로 채워 재확산 상황을 집중하여 다뤘습니다.

종편, 방역당국 경고할 땐 침묵하더니

집회 전인 8월12일부터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사랑제일교회 소속 전광훈 목사를 비롯하여  교인 639명이 참석한 광복절 광화문 집회는 대규모 인파가 몰려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컸습니다. 방역당국 역시 광화문 집회가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8월 초 일부 커피 전문점, 식당 등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등장해 질병관리본부가 8월7일 카페 방역수칙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광화문 집회 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를 비교하면 8월 2주차에 비해 점진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 8월1일부터 14일까지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현황.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8월1일부터 14일까지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현황. 표=민주언론시민연합

그러나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들은 방역당국이 대책을 발표하며 집단감염 우려를 경고하는 동안엔 코로나19 관련 대담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8월 1주차에 방송된 코로나19 관련 대담시간은 MBN <아침&매일경제>에서 나온 4분이 고작이었습니다. 8월 2주차에는 관련 대담이 일부 프로그램에서 등장했지만 6개 프로그램을 통틀어 29분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TV조선은 8월 1, 2주차 모두 코로나19 관련 대담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은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시기엔 정보를 전달하지 않다가 재확산이 벌어진 뒤에야 대담을 진행한 것입니다.

▲ 8월 1~2주차(8월3~14일)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별 코로나19 대담시간 분석.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8월 1~2주차(8월3~14일)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별 코로나19 대담시간 분석.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전문가 출연했지만 불필요한 발언 그대로

감염병 관련 보도에서 언론은 정확한 정보전달로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해야 합니다. 출연자 발언으로 방송 대부분이 구성되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는 감염병 관련 내용을 다룰 때 전문가의 출연여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집중하여 다룬 8월 3주차 대담 출연자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전문가가 출연하였습니다. 하지만 앞서 코로나19 대담시간이 가장 적었던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전문가 출연자를 섭외하지 않았습니다.

▲ 8월 3주차(8월17~21일)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별 코로나19 전문가 출연현황.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8월 3주차(8월17~21일)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별 코로나19 전문가 출연현황. 표=민주언론시민연합

대부분 프로그램이 전문가를 출연자로 섭외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문가의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월19일)에 출연한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은 “광화문 집회가 감염의 증가의 원인이 되었다는 근거가 있나요?”라며 대규모 인파가 몰린 광화문 집회가 재확산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최 씨는 “평균 잠복기 5.2일, 최장 잠복기 14일”이란 통계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확진자가 10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즉, TV조선이 섭외한 전문가가 방역당국의 분석과 반대되는 주장을 펼친 것입니다. 최재욱 씨와 같은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부족할 뿐더러 책임소재를 따지는 일로써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서 나온 문제 발언은 사태해결을 위해서 전문가 출연자 섭외가 만사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 사례입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코로나19 대신 ‘부동산’ 대담

▲ 8월20일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부동산 정책에 집중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 8월20일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부동산 정책에 집중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6개 프로그램 중 대담시간도 가장 적고, 전문가 출연자도 섭외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주제라는 점에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의 대담 편성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기간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부동산 관련 대담을 연이어 진행했습니다. 재확산세가 심각해진 8월 3주차에도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방송이 없던 17일을 제외하고 매일 부동산 관련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정쟁의 중심에 있는 화두에 집중한 것입니다.

또한 8월21일 방송에서는 북한 통치체재가 일부 변화했다는 정보가 등장하자 고영환 한국관광대학교 겸임교수와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을 섭외해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북한 관련 대담에서는 북한이탈주민 등 전문가로 볼 수 있는 출연자를 섭외하면서 코로나19 관련 대담은 등한시한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방역 위기를 겪는 와중에도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이 대담시간도 적고, 전문가를 섭외하지 않은 것은 북한 통치체재 문제처럼 전문가를 섭외할 만큼 중요한 이슈로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감염병 위기상황에서조차 ‘정쟁’ 몰두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을 비롯해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의 코로나19 관련 대담에서 종편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습니다. 바로 ‘정치적 쟁점화’가 되는 이슈에 몰두하는 관행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방역에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또한 방역의 주체가 시민임을 되새기며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수칙을 모든 시민이 지켜야 한다는 점을 짚어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정치 쟁점화가 가능한 이슈에만 몰두하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그동안 관성에서 벗어나 방역에 도움이 되는 언론의 역할을 다하길 바라봅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0년 8월 3~21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이것이 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 시간 계산의 경우 31초부터 1분으로 올림, 비율 계산의 경우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기준<끝>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