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유종성 사무총장이 국민일보에 기고한 원고가 동아일보의 칼럼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시민단체의 책임자가 남의 글을 베껴 타 신문에 기고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 9일자 동아일보 <남중구 컬럼-다시보는 날치기>를 도용, 지난 11일자 국민일보에 <여야 모두 이기는 길>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유 총장은 이글에서 ‘529호실 사건’으로 빚어진 정치파행을 비판한 남중구 컬럼의 “50년만의 수평적 정권교체로 세상이 바뀌고, 많은 것이 달라져도 유독 정치만은 공수주역만 바뀌었을 뿐 어쩌면 이렇게도 철저하게 닮은 꼴로 옛날로 되돌아 가는지 알수 없다”를 그대로 베겼다.

유총장은 또한 남중구 컬럼의 “뭔가 작심한 듯 마구 짓치고 밀어붙이는 폼이 심상찮다.
이렇게 되면 정치없는 정치판은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다”와 “참을만큼 참았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소수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기로서니 힘있는 쪽에서 좀더 인내심을 갖고 정치력을 발휘해 볼 수도 있는 문제다” 등 모두 7군데를 낱말만 조금 바꿨을 뿐 그대로 베꼈다.

유종성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부끄럽게 됐다. 실무자가 작성한 초고를 수정보완해서 기고한 글이다.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도용 사실을 인정했으며 “11일 남중구 논설주간에게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측은 이와관련 “꼼꼼히 살피지 못한 우리의 불찰도 크지만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 경실련의 사무총장이 이런 상식밖의 일을 하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13일자 신문에 유 총장의 사과문과 함께 국민일보의 사과문도 함께 게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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