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물난리에 혈압약과 신경통약도 못가지고 나온 이재민들에게 종전 처방대로 약을 공급할 수 있도록 챙기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또 대통령이 지붕 위에 올려진 소들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고도 전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13일 전북과 전남, 경남 지역 11개 시군을 2차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현안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9시간 동안 수해지역을 강행군한 이유를 두고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신속한 피해 복구 지원을 약속하며 △국민들 마음을 모아 재난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드리고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정말로 세심하게 현장에서 이재민을 챙겼다면서 이재민의 혈압약까지 챙겼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에 의하면, 문 대통령은 “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했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몸만 겨우 빠져나와 혈압약이라든지 신경통약이라든지 평소에 매일 드시던 상비약들을 챙겨 나오지 못했을 수 있다”며 “그런 가운데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약도 있을 텐데 가능하면 종전 처방대로 빨리 약이 공급될 수 있도록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강 대변인은 “이에 정부는 복용 의약품이 소실된 경우 복용 기간이 남아 있어도 요양기관에서 재처방 조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며 “의료기관 방문이 필요 없는 조제약은 관할 의료기관의 협조를 받아 전화 상담이나 처방이 가능하도록 재난문자 등을 활용해 주민에게 안내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전남 구례 5일시장을 방문해 폭우피해 상황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전남 구례 5일시장을 방문해 폭우피해 상황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또한 강 대변인은 이번 수해에 안타까운 장면을 ‘지붕 위의 소’를 들어 “어제 전남 구례에서 홍수로 인해 1600두의 소가운데 1200두가 죽거나 멀리 남해까지 떠내려가 있고, 400두 정도만 살아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며 “전문 수의사들을 투입해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간곡한 현장의 호소가 있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가축을 키우기 위한 그 오랫동안의 노력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는 마음이 얼마나 참담하겠느냐”면서 살아남은 소들을 살려내는 일의 중요함에 공감했다.

정부는 전국의 공수의(866명)와 가축방역관 등을 동원해 피해 농가 긴급 방역과 의료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순호 구례군수 보고에 의하면 TV와 신문 사진에 실린 지붕 위의 그 소가 살아돌아와 쌍둥이를 출산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큰 희망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어진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3시경 이번 집중호우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남부 지역의 신속한 복구와 피해 수습 지원을 위한 2차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재가했다고 밝혔다.

특별재난지역 대상 지역은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곡성․담양․화순․함평․영광․장성군과 나주시, 경남 하동․합천군 등 11개 지자체다. 이로써 1차 7곳, 2차 11곳 등 총18개 지자체가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윤 부대변인은 “이번 2차 선포는 지자체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 직후에 행안부가 긴급 사전 피해 조사를 실시해 선포 기준액 초과 여부를 우선적으로 판단하여 이루어졌다”며 “향후에도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 충족 여부가 불확실한 지역은 읍면동 지역을 포함한 피해 조사를 거쳐 신속하게 추가 선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과 축사 지붕에 소들이 올라가 있다. 하천의 범람으로 물에 떠다니다 지붕위로 피신했다가 물이 빠져 내려오지 못했으나 현재는 내려와 무사한 상태라고 구례군수가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과 축사 지붕에 소들이 올라가 있다. 하천의 범람으로 물에 떠다니다 지붕위로 피신했다가 물이 빠져 내려오지 못했으나 현재는 내려와 무사한 상태라고 구례군수가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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