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기안84(김희민)의 웹툰 ‘복학왕-광어인간’이 여성 비하 및 혐오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 게시판에는 기안84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이 된 웹툰은 지난 11일 네이버에 공개된 ‘복학왕-광어인간’ 2화다. 스펙 등이 부족한 여성 인턴이 남성 상사와 성관계를 가진 후 정직원으로 채용된 듯한 장면이 논란이었다.

여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봉지은이 자신을 나무라는 남자 상사에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 스펙, 노력 그런 레벨의 것이 아닌”이라며 회식 중간 의자에 누워 대형 조개를 배에 얹고 깨부수는 장면이 등장한 후 회사에 채용됐고 봉지은이 40대 남자 상사와 교제한다는 설정이다.

▲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 게시판. 사진=MBC 홈페이지.
▲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 게시판. 사진=MBC 홈페이지.
▲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 중인 기안84. 사진=MBC 화면 갈무리.
▲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 중인 기안84. 사진=MBC 화면 갈무리.

이 장면에 일부 독자들은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가진 뒤 합격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고 반발하면서 논란은 확산된다. 문제의 장면은 조개에서 게로 수정됐고, 네이버웹툰 측은 독자들에게 사과 입장을 밝혔으나 비난 여론은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

기안84에 분노한 여론은 그가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로 옮겨붙었다. 13일에만 1800여개 글이 게시됐다.

대다수가 “방송사 게시판에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기안84의 하차를 요구합니다”, “기안84의 하차를 요구한다. 기안은 선을 넘었다”, “기안84 순수청년이다 뭐다 좋게 보려고 했는데, 이건 진짜 아닌 것 같다”, “여성혐오 김희민 하차하세요” 등 기안84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다. “영화에서는 더 심한 스토리도 나온다. 그럼 그 영화 제작진도 매장시켜야 하느냐” 등 일부 하차 반대 글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기안84의 작품은 지난해 장애인 희화 논란도 부른 바 있다. 웹툰 속 청각장애인이 말뿐 아니라 생각도 어눌한 것처럼 표현했다가 “청각장애가 있으니 말을 제대로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고취시킨다”(전국장애인철폐연대)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기안84는 “성별·장애·특정직업군 등 캐릭터 묘사에 있어 많은 지적을 받았다”며 “작품을 재미있게 만들려고 캐릭터를 잘못된 방향으로 과장하고 묘사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더 신중하겠다. 정말 죄송하다. 다시 한 번 사과 말씀 올린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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