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지 약 6주 만에 홍콩의 대표적 반중 성향 일간지 ‘빈과일보’(蘋果日報·Apple Daily)의 사주가 체포됐다.

빈과일보 창업주인 지미 라이는 지난 7월1일 시행된 홍콩보안법에 의해 경찰에 체포됐다. 지미 라이는 의류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주이자 홍콩의 반중 언론계 인사다. 그는 ‘우산 혁명’과 ‘송환법 반대 시위’ 등에 적극 참여하는 등 지속적으로 반중국 목소리를 냈다.

CNN에 따르면, 지난 10일 200여명의 경찰들은 빈과일보 본사를 급습했고 지미 라이를 포함한 많은 최고 경영자들이 체포됐다.

경찰은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지미 라이는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치인 아그네스 초 또한 탈당을 선동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에 홍콩 야당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은 “지미 라이의 체포와 빈과일보 압수수색은 언론계 전체를 두려움에 떨게 할 것이며 이로 인해 기본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는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야당인 공민당은 “경찰이 이처럼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한 것은 홍콩보안법을 구실로 백색 공포를 조장하고 언론의 자유를 억눌러 홍콩 시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지난해 11월18일(현지시간) 홍콩 이공대 인근에서 경찰이 총을 겨누자 시위대와 취재진이 흩어지고 있다. ⓒ AP연합뉴스
▲ 지난해 11월18일(현지시간) 홍콩 이공대 인근에서 경찰이 총을 겨누자 시위대와 취재진이 흩어지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런 홍콩의 움직임에 외신 비판도 쏟아졌다. 뉴욕의 외신기자협회는 “월요일 홍콩이 보여줬던 행동은 홍콩의 언론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홍콩의 세계적 명성이 하락하는 새로운 국면의 예고”라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 편집국은 “중국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홍콩의 친민주주의적 움직임을 약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법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려는 분명한 신호”라고 밝혔다.

지미 라이의 체포는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후 해당 법을 적용한 세 번째 체포 사례다. 앞서 지난달 29일 학생 4명이 국가 분열 혐의 등으로 붙잡혔고, 지난 1일에는 홍콩 주권반환 기념 시위에서 10명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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