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랍시고 가서 사진 찍고 오는 게 무슨 수해 복구냐. 할거면 조용히 가서 하고 와라”

심상정 정의당 대표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 내용이다.

심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장혜영, 류호정 의원 등이 지난 7일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을 찾아 수해 복구 활동을 하고 이에 대한 글을 올렸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심 대표는 이날 수해 복구 현장에서 “3차 추경에 1조1600억원 예비비가 있다. 그 중 7126억원이 재난 안전 특별교부세로 묶어져 있다. 상황이 시급한 만큼 700억원을 활용해 빨리 긴급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 정의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심 대표의 메시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심 대표가 “늘 재해 현장 방문은 조심스럽다. 다급한 긴급복구 현장에 실질적 도움도 못 되면서 민폐만 끼치게 되지 않을까 해서”라면서 올린 사진들이다. 심 대표는 수해 복구 활동 사진, 특히 의원들과 복구 활동 중 휴식을 취하는 사진 등을 올렸다.

평소 전시 행정을 비판해왔던 정의당이 전국적인 수해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비슷한 류의 사진을 배포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 여론이 인 것이다.

▲ 정의당 지도부 수해복구 활동 사진  중 일부.
▲ 정의당 지도부 수해복구 활동 사진 중 일부.

특히 수해 피해 복구 활동 중간 휴식 시간 웃고 있는 듯한 사진에 대해선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는 수해 상황과 대비돼 아무리 정의당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활동이라고 하더라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상정 대표 페이스북에 올라온 댓글을 보면 “충분히 몇 달 정도 지나고 수습이 어느 정도 됐을 때 추억삼아 올리면 오히려 반응이 좋을 수도 있는데, 타이밍상 욕 먹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모든 걸 떠나서 정치하는 사람들의 구태의연한 작태, 사진 찍어 홍보용으로 그만합시다”, “웃음이 나옵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들이댄 기준으로 생각해보시길” 등 비판적 의견이 많다.

▲ 정의당 홈페이지에 걸린 사진.
▲ 정의당 홈페이지에 걸린 사진.

정의당 지지층 사이에선 기성 정당의 구태의연한 이미지 정치를 비판해왔던 정의당이 똑같이 이미지 정치를 따라한다고 이중성을 꼬집거나 홍보라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권과 야권 주요 인사가 수해 복구 피해 현장에 가서 웃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면 정의당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집중호우 피해 뉴스 화면 앞에서 여권 의원들이 웃고 있는 사진의 부적절성과 맥락이 비슷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결국 심상정 의원 페이스북에 올라왔던 사진들은 모두 삭제되고 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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