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8월4일 종편에서는 진행자와 출연자가 추측성 보도에 기대어 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 개최 이유를 근거 없이 추측했어요. ‘북한 매체 보도내용과 몇몇 여당 인사 발언이 일치하는데 북한 하명을 받은 것으로 오해받을 만하다’는 황당한 주장이 나오기도 했죠.

1. <김진의 돌직구쇼> “추측입니다만” 프로그램?

법무부가 7월30일 개최하려던 검찰인사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가 8월6일 개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그런데 법무부가 검찰인사위원회를 취소한 이유도, 다시 열기로 한 이유도 밝히지 않았기에 많은 언론에서 추측성 보도를 내놓고 있죠.

“추측입니다만”을 유행어로 밀고 있는 듯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8월4일) 진행자 김진 씨도 언론의 ‘추측 파티’에 합류했어요. 김진 씨는 “추측입니다만”이라고 운을 띄우며 추측성 보도 중 하나인 동아일보 <돌연 취소된 검찰인사위, 1주일만인 모레 열기로>(8월4일)를 인용했어요. “‘윤(석열) 총장과 가까운 김(영대) 고검장과 조(상준) 차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의 정진웅 부장의 독직폭행 감찰에 속도를 내니까 갑자기 법무부가 인선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2면에 이렇게 분석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라며 출연자 의견을 물었어요.

<김진의 돌직구쇼>에서는 ‘추측’이 자주 등장해요. 이쯤 되면 ‘시사대담 프로그램’인지 ‘추측대담 프로그램’인지 헷갈릴 정도인데요. ‘시사대담 프로그램’인 만큼 주제별로 진행자와 출연자가 의견을 낼 수는 있어요. 하지만 대담 대부분이 진행자나 출연자의 ‘추측’ 혹은 언론의 추측성 보도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건 분명 문제예요. 추측성 보도보다는 사실 보도를 인용하고 그에 걸맞은 합리적 의견 개진이 이뤄져야 적절한 시사대담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죠. 추측성 보도나 진행자와 출연자 추측보다는 사실 보도와 합리적 의견이 따르는 <돌직구쇼>를 보고 싶어요.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8월4일) https://muz.so/ac5r 

▲ 8월4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 8월4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2. 레드콤플렉스 벗어나지 못하는 장성철

최근 부동산 이슈가 뜨겁다 보니,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다른 주제를 다루다가도 곧잘 언급하곤 하는데요. MBN <뉴스와이드>(8월4일)에서는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대담을 나누던 중 갑자기 ‘부동산 3법’이 등장했어요.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에서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발의한 그 부동산 3법 때문에 부동산 폭등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는데, “어제(8월3일) 공교롭게도 여당의 몇몇 인사들이 똑같은 얘기”를 했다고 말했어요. “이런 것 때문에 우리가 북한의 지시를 받거나 북한의 하명을 받거나 이것은 아니라고 해도 오해받을 만한 여러 가지 일들이 정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도 덧붙였죠. 곧바로 진행자 백운기 씨가 “‘메아리’에서 보도한 내용을 우리가 다 알아야 합니까?”, “자칫하면 ‘메아리’라고 하는 매체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어서 말이죠”라며 장성철 씨를 제지했어요. 진행자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자들도 장 씨 발언이 위험하다고 지적했죠. 

하지만 장성철 씨는 “제가 ‘북한의 하명을 받고 북한의 선전매체인 메아리에서 저런 얘길 하니까 여당 의원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라고 했으면 제 발언이 위험하죠”라더니 “그렇게 오해받을 만한 소지의 여러 가지 일이 벌어졌다”고 말한 것뿐이니 위험한 발언이 아니라며 황당한 주장을 굽히지 않았어요. 오히려 북한 매체 보도내용과 몇몇 여당 인사 발언이 일치했는데 “오해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이상해요”라고 말했죠.

북한 매체 보도내용과 몇몇 여당 인사 발언이 일치하니 북한 하명을 받은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레드콤플렉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여요. 장성철 씨가 부디 레드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8월4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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