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수입배급사협회(이하 수배협)가 5일 국내OTT의 관람료 정산방식에 문제제기를 하며 왓챠, 웨이브, 티빙 등 국내 OTT(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서비스, Over The Top) 서비스에 영화 콘텐츠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OTT 서비스들은 영화 콘텐츠 공급 문제는 협의를 통해 변경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OTT 서비스 ‘왓챠’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수배협의 서비스 중단에 큰 영향력을 받지 않으며, OTT에서 유통되고 있는 영화는 신작으로서 수명이 거의 다해 매출이 나지 않는 영화를 월정액 서비스로 추가 수익을 내는 상황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우선 수배협의 주장을 살펴보면 국내 디지털유통시장은 IPTV(KT, SK, LG)에서 영화를 한 편 볼 때마다 건 별로 결제하는 T VOD(Transactional Video On Demand: 건 별 영상 주문 방식)이 주를 이루는데,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들은 월별 정액제로 콘텐츠 관람료를 결재하고, 그 방식이 영화 콘텐츠에 불리하게 정산된다는 것.

국내OTT들 역시 월 일정 금액을 내고 영상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관람하는 방식인데, 시청한 수 만큼의 일정 단가 금액을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TV드라마, 예능 등 전체 모든 영상 콘텐츠의 시청수에서 비율을 따져 정산하는 결제 시스템이다. 즉 영화, TV드라마, 예능 등 총 시청 시간을 분모로 놓고, 영화 시청 시간을 분자로 놓아 배분을 한다는 것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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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협은 “이는 영화 콘텐츠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배분 방식”이라며 “TV드라마, 예능의 경우 1시간 이하의 런닝타임과 전 편을 관람하기 위해 여러 회차를 봐야 하지만, 영화의 경우 2시간 단 한번의 관람으로 끝나기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관람 회차 수 비율 나누는 정산 방식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수배협은 “국내 OTT 서비스는 영화 콘텐츠 시장 자체를 붕괴시키는 행위”라고까지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작권료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월정액 서비스를 하고 있는 ‘왓차’ ‘웨이브’ ‘티빙’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8월에 대공청회를 하자고도 했다.

왓챠 "8만여편 중 400여편만 영향…월정액 서비스되는 영화, 대부분 구작"

수배협의 서비스 중단 결정에 OTT서비스 업체들은 “충분히 협의가 가능한 문제”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수배협이 주장한, OTT서비스가 영화 콘텐츠 시장을 붕괴시킨다는 말은 맞지않다고 반박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은 ‘왓챠’였다. ‘왓챠’는 수배협이 자신들의 주장을 배포한 5일 같은날 바로 입장을 내 우선 수배협의 서비스 중단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음을 알렸다.

왓챠 측은 5일 입장문에서 “전체 100여개의 영화수입배급사 중에 수배협에 소속된 14개 회사가 권리를 가지고 있는 콘텐츠들이 종료될 예정”이라며 그 수는 왓챠에서 서비스되는 전체 약 8만여편의 콘텐츠 중에 약 400여편에 해당된다고 알렸다. 이어 “큰 비중은 아니지만 현재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수배협이 주장한 것처럼 실제로 정산 방식이 불리한 것이냐는 물음에 왓챠 측은 “월정액 플랫폼에서 서비스가되는 영화의 경우, IPTV 등에서 유통이 된 이후에 구작으로 분류돼 건별 결제 가격이 낮아지고, 판매량도 현저히 떨어진 시점에서 서비스가 시작된다”며 “각 영화가 신작으로서의 수명을 거의 다해 매출이 나지 않는 시점에서 월정액 서비스를 통해 추가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역할”이라고 답했다.

다만 수배협이 대공청회를 제안한 만큼 각 OTT사들과 수배협의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왓챠 측도 “공청회뿐 아니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라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참석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배협이 왓챠 측과 함께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한 웨이브와 티빙은 공식 입장을 보도자료로 밝히진 않았다.

6일 웨이브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웨이브의 경우 월 정액 서비스도 있지만 영화는 단건 판매도 하고 있다”며 “수배협에서 단건 판매를 원한다면 배급사의 권한이기 때문에 당연히 방향에 맞게 계약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보통 월정액 서비스에서도 서비스되는 영화의 경우, 극장 상영을 한 지 한참 지난 영화 등 수익이 나지않는 경우 월정액 서비스로 들어오게 된다”며 “OTT서비스가 영화계에 피해를 주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티빙의 경우, TV콘텐츠만 볼 수 있는 월정액 서비스가 있고 영화 서비스는 영화 요금제가 따로 있기 때문에 수배협에서 주장하는 정산 시스템에는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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