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로 최소 100명이 죽고 4000명가량 다쳤다. 폭발 현지에선 생존자 물색과 소화 작업 등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 언론은 사상자 규모를 중심으로 폭발 피해를 전달하고 레바논의 경제‧사회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서방과 아랍권 외신은 구조 현황과 세계 각국 정부의 지원 발표, 책임소재 관련 발표 등 전례 없는 폭발 사태를 둘러싼 정보를 실시간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베이루트 항구에서 두 차례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면서 발생했다. 내외신에 따르면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베이루트 항구 폭발물 저장 창고에 질산암모늄 2750톤이 6년 간 안전 장치 없이 보관돼 왔다며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상자 규모가 수천명에 이르는 데다가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사망자 통계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의 최대 도시 베이루트는 400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인구 밀집 지역이다.

국내 언론은 국제 페이지에서 레바논 현지 언론을 비롯한 외신을 인용해 사상자와 현장의 혼란을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다. 포털 뉴스페이지 귝제면에서 사망자가 100명이 넘었다는 소식이 가장 많이 읽힌 기사로 꼽혔다. 뉴시스와 연합뉴스 등은 레바논이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기독교계 마론파를 비롯해 18개 종파가 얽힌 나라로 종파 갈등이 정치‧사회 갈등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레바논은 지난 6월 사상 최저 환율을 기록하고 사상 최대 경제 위기가 찾아오면서 시민들 시위가 진행돼 왔다.

▲알자지라 웹사이트 첫화면 갈무리
▲알자지라 웹사이트 첫화면 갈무리

한편 이스라엘 당국은 폭발이 이스라엘과 무관하고 사고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근 국경 지역에서 이스라엘군과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이스라엘과 영국,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국 정부가 애도를 표하는 한편 지원을 약속했다. 외신에 따르면 나세르 야신 미국 베이루트대 교수 등 레바논 출신 학자들은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했다. 

영미권과 아랍권 외신도 현지 언론 인용과 취재를 통해 속보를 이어가고 있다. 영미권과 아랍권 언론 모두 홈페이지 첫머리에 베이루트 폭발 소식을 내걸었다. 아랍권을 대표하는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폭발 직후부터 업데이트 소식 페이지를 열어 베이루트 관련 각종 소식을 타임라인에 제공하고 있다. 레바논 현지에서 AP 소속으로 일하는 한 프로듀서는 트위터를 통해 “내전을 겪고 자살폭탄과 이스라엘에 의한 폭격을 겪은 도시로서도 이 폭발은 놀라웠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아랍권 뉴스채널 알자지라는 웹사이트 첫 화면에서 베이루트 폭발 소식을 톱뉴스로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아랍권 뉴스채널 알자지라는 웹사이트 첫 화면에서 베이루트 폭발 소식을 톱뉴스로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인포그래픽으로 폭발 규모와 이후 일지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폭발지 반경을 표현한 인포그래픽을 소개하고 부서진 유리와 폭발 잔해가 2마일 너머로 날아갔다고 밝혔다. 폭발지 주위로 2마일 이내에는 75만명이 살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독일 지질학연구소 GFZ는 이번 폭발로 규모 3.5 지진이 촉발됐다고 전했다. 폭발음은 지중해 너머 240km 떨어진 섬나라 키프로스에 닿았다. 

폭발이 대량 폭발물 관리 미비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폭발 책임 소재를 두고도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레바논 세관 측은 폭발물 보관을 놓고 책임을 부인하고 베이루트 항구 수장에 폭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정부는 하산 디아브 총리가 참석하는 평의회 회의를 연 뒤 사고 조사위원회를 꾸려 5일 이내에 폭발의 책임 소재를 밝히도록 했다. 희생자 가족들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하고, 기존 베이루트 항만 수입 물량은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 항으로 우회시키도록 결정했다.

▲뉴욕타임스 보도 인포그래픽 갈무리
▲뉴욕타임스는 지도 인포그래픽을 통해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위치와 피해규모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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