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중부지역에 쏟아붓고 있는 폭우에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좁은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렸다며 피해가 앞으로 얼마나 커질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선제적 사전조치와 예방, 특별재난지역의 선포를 위해 신속한 조사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4일 오후 2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상황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코로나와 장시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사상 최장의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까지 겹쳐 국민들의 고통과 함께 재난 관련 부처와 지자체 공무원들의 노고가 참으로 많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장마와 호우 원인을 두고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인해 7월이면 끝났을 장마가 장기간 이어지고,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산사태가 200건 이상 발생했고, 저지대가 침수되거나 하천 범람으로 철도와 도로, 농경지가 유실되고, 주택피해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며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인명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대통령은 “구조과정에서 희생된 소방대원을 비롯하여 불의의 사고로 아까운 생명을 잃은 분들과 유족들게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가 더 긴장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태풍의 영향까지 받으며 내일까지 최대 500mm의 물폭탄이 예상된다고 하니 피해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 매우 걱정이 크다”며 “막바지 장마 대응에 더욱 긴장해줄 것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긴급하고 엄중한 상황에 대비해 재난대응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높였다며 지자체와 함께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며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집중호우 대처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집중호우 대처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대응과 관련 문 대통령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예방 점검과 선제적인 사전조치를 주문한다”며 “특별히 인명피해만큼은 원천적으로 발생 소지를 차단하여 추가 피해를 막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조그만 우려가 있어도 위험지역을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민을 미리 대피시켜야 한다”며 “특히 언제 어디서 지반 붕괴와 산사태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 각별히 대비하고, 침수 위험지역 관리와 함께 저수지와 댐의 수량을 조정하는 등 홍수를 사전통제하는 일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대응과 함께 재난대응에서도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원활한 협력체계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오후 청와대 춘추관 현안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회의 마무리 말씀에서 추가 피해 사전예방과 이미 발생한 피해의 빠른 복구라는 두가지 측면 말씀이 있었다”며 “우선 피해 사전예방 관련, 중앙정부, 지자체에게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많은 비가 올 경우 추가 피해가 예상되고, 산사태 염려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력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특히 대통령이 산지와 태양광 시설의 붕괴가 없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임진강 수계에도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둘째로 이미 발생 피해와 관련해 “특별재난지역 빠르게 선포할 수 있도록 지자체 조사 뿐 아니라 중앙정부도 합동 피해조사를 신속히 실시하고, 이재민의 피해시설에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건의대로 조립주택을 활용하는 방안에 중앙부처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사상 유례없는 최장의 장마가 기후 변화 때문에 앞으로 반복될 수 있다”며 “장기적 기후 변화 대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이시종 충북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이 그에 대한 답변을 하고 모두와 마무리발언을 하는 것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기상청장의 기상 상황보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호우피해 및 대처상황 종합보고, 그 뒤 정부부처 장관, 환경부 국토부 국방부 장관이 대처 상황 보고, 산림청장 보고, 이시종 충북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최문순 경기도지사, 서정협 서울시장 대행, 양승조 충남지사, 소방청장 등이 발언권을 얻어 피발언했다.

‘이상기후 외에 직접적인 집중호우 피해의 원인과 폭우에 제대로 대비가 안돼서 피해가 커진 원인에 대한 논의는 없었느냐’는 미디어오늘의 질의에 이 관계자는 “오늘 회의에서 나온바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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