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기 방송통신위원회 임기를 시작한 한상혁 위원장의 취임 일성은 ‘전면적 변화’였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3일 취임사에서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이정표가 되어야 할 법체계는 여전히 20년 전 틀 속에 있다. (방송법이) 기술발전과 사회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디어 혁명의 시대를 이끌어가려면 미래를 기획하는 새로운 법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2008년 방통위 출범 이후 지상파와 케이블TV 중심이던 미디어 시장에 IPTV가 도입되고, 종편채널이 등장했다. OTT를 비롯해 국내외 미디어 플랫폼도 다양해졌다. 온 식구가 둘러앉아 함께 시청하던 TV에서 내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미디어는 개인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며 변화를 진단했다. 

그 결과 그는 “지상파 시청률이 낮아진 만큼, OTT 이용률은 급성장했다. 광고시장의 중심은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전되고 있다. 글로벌기업은 국내 방송통신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시장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며 기존 미디어 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미디어의 공적 가치는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위원장은 이 같은 위기에 맞서 지상파3사 독과점시대에 설계된 방송산업 재원 구조 전반을 손보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신료, 방송광고, 방송발전기금 등을 포함한 미디어의 재원구조 전반을 미디어의 공적 책임과 함께 놓고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 여러분이 공영방송과 지상파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를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향후 △수신료 인상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방발기금 징수대상 확대 △코바코 체제 변화 등을 예고하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한상혁 위원장은 “제가 연임하게 된 데에도 중차대한 변화의 시기에 정책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도전하고 개혁을 이루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미디어의 경쟁력과 공공성을 높일 수 있도록 낡은 규제와 제도를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디지털 융합 시대에 맞는 창의성과 자율성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한 위원장은 “최근 논의되는 미디어혁신기구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 충분히 논의해 (법·제도 개편을) 투명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또한 “방송 통신 산업의 경쟁력과 이용자의 권익은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에 비해 불합리하게 차별받지 않고 국민이 국내외 사업자의 다양한 서비스를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집행력과 실효성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튜브·구글·넷플릭스 등을 상대로 한 법집행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정보의 양은 많아지고 지능정보에 기반한 서비스가 다양해진 반면, 허위조작 정보, 혐오표현, 사이버 범죄가 확산되고 이용자가 받는 피해 양상도 복잡해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디지털미디어 격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대면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진 디지털미디어 능력을 전 국민이 갖출 수 있도록 미디어교육과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민간에서 팩트체크, 자율규제가 활성화되고 이용자 스스로도 정보 판별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 할 것”이라고 공약했으며 지상파 UHD정책에 대해선 “시청자의 권익과 시장 상황, 기술여건 등 환경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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