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미래전략 없다” 구성원 질타에 복잡한 연합뉴스
“미래전략 없다” 구성원 질타에 복잡한 연합뉴스
편집국 콘텐츠 방안에 불만 폭증 “1일 1단독? 낡았다”, 장기 비전 부재에 위기감 높아

연합뉴스 기자들 다수가 편집총국 운용의 장기적 비전이 부재하고 자사 매체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지부장 박성민)가 이달 6~7일 대의원 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85.1%가 “현 경영진 들어 연합뉴스 매체 영향력이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조사는 대의원이 담당 조합원들 의견을 듣고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47명이 응답했다. 지난 20일자 연합 노보에 실린 결과다.

향후 경영 상황 추세를 묻는 질문엔 87.2%(41명)가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비관적 전망 근거로는 동의가 높은 순으로 △네이버 편집 정책 변경과 뉴스 소비 환경 변화(63.8%) △ SNS 중심의 뉴스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 모델 약화(51.1%) △경기둔화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언론계 수익성 악화(48.9%) △구시대적 포맷 등 뉴스 자체 경쟁력 약화 등이 지적됐다. 

▲7월20일 나온 연합노보 232호 1면 갈무리
▲7월20일 나온 연합노보 232호 1면 갈무리

 

일부 기자들은 주관식 답변을 통해 ‘데스킹 지연과 일부 데스크의 편집권 침해’, ‘심각한 인력 부족’을 매체 영향력 축소 원인이라 밝혔다. ‘조직 고령화에 따른 취재 인력 부족’ 지적도 나왔다.

응답자 74.5%는 상황을 타개할 안으로 ‘장기 시각의 미디어 전략 수립 및 추진’을 가장 많이 꼽았다. 노보는 “뉴미디어 시대에 뉴스통신사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 현실에 구성원들이 느끼는 답답함이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 밖에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시니어 인력 활용 등 인력 부족 상황 개선’도 55.3% 응답률을 보였다. 

기자들은 최근 편집총국장, 에디터 등이 논의해서 발표한 콘텐츠 강화 방안에도 불신감을 표했다. 응답자 32%(15명)는 ‘역효과만 크게 있을 것’이라고 답했고, 23.4%(11명)가 ‘역효과가 조금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도 29.8%(14명)이다. 총 85.1%가 부정적으로 답한 것. 

▲연합뉴스 매체 영향력 및 향후 경영상황 전망에 대한 응답 그래프. 출처=연합노보 232호 갈무리
▲연합뉴스 매체 영향력 및 향후 경영상황 전망에 대한 응답 그래프. 출처=연합노보 232호 갈무리

 

노보는 “매체 영향력 감소와 경영 악화 전망 속에서 적절한 장기적 미래 전략을 내놓지 못한 채 ‘1일 1단독’으로 요약되는 구시대적 대응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라고 해석했다. ‘1일 1단독’은 데스크들이 내놓은 핵심 방안 중 하나로, 말 그대로 단독보도의 가치가 있는 취재 기사를 하루 하나씩 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주관식 응답에서 다양한 불만이 표출됐다. 한 기자는 “‘1일 1건’ 같은 손쉬운 지시사항을 내려보내고 할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책임 방기”라며 “포털과 기성 언론사에 대한 뉴스 공급이란 충돌하는 가치 속에서 무게중심을 잡고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편집국 간부와 경영진 역할이자 책임”이라고 썼다. “단독을 위한 단독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부 부서·부원들 사이에선 허울뿐인 개수 채우기용 단독 기사가 속출하고 있다”는 답도 나왔다. 

“우리는 왜 과감한 실험 못하나” 자조도

편집국 내 팽배한 불만이 확인되자 일부 10년 차 안팎의 기자들이 모여 현황과 대안을 토의했다. 노보는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들을 전했다. 매체 환경은 급변했지만 데스크의 대안은 새롭지 않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장기적 비전’, ‘과감한 실험’, ‘인력’ 이 세 가지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지배적이었다.

“포털에서 속보가 큰 판을 쭉 훑고 가면 다음에 어떤 기사를 어떤 타이밍에 내보내야 하는지 분명 ‘먹히는 틈’이 있지 않을까요. 그걸 누가 좀 분석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어떤 언론사는 입사 2년 차로만 구성된 실험 조직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최종 송고는 상급자가 하지만 스스로 데스킹을 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그런 조직. 왜 우리는 그런 실험을 못 하는 걸까요.”

 

“미디어 전략을 고민할 수 있는 조직을 따로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과감한 콘텐츠 실험도 해보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테니.”

노보는 쏟아지던 아이디어 논의가 멈춘 시점이 있었다며 “그래 바보야, 문제는 인력이야”라는 말도 인용했다. “포털에서 연성 뉴스로 경쟁하려면 제3의 브랜드를 만들어 제대로 붙어보는 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오자 누군가 “그럼 포털용 연성 기사는 누가 쓰죠?”라고 물은 것이다. 

노보는 “포털 경쟁력을 출입처 기자 개인에게 떠넘길 수 없다면 결국 재가공 조직이든, 기존 출입처 인력 보강이든 뭔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인력 보강이 포털 경쟁력 향상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확신은 이날 모인 기자들에게도 역시 부족해 보였다”며 편집국 내 복잡한 속내도 전했다. 

기자들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역점 과제로 ‘뉴스 포맷 다양화와 새 편집 방식 개발 등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뉴스 제공’(78.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밖에 △유튜브 맞춤형 서비스와 AI 기사 작성 등 콘텐츠 관련 신사업 투자(38.3%) △총괄 데스크 폐지·간소화 등으로 속보 경쟁력, 이슈 주도력 강화(36.2%) △가치 중립적 보도 강화로 대국민 신뢰도 제고(36.2%)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한편 고령화한 인력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노조는 이번 설문에서 ‘만 55세 이상 시니어 인력 급증에 대한 해답’도 물었다. 응답자 34%가 ‘신속성보다 경험과 판단력이 중시되는 시니어 맞춤형 업무 신설’을 꼽았다. ‘일상적 업무와 현장성이 강조되는 업무로 시니어와 주니어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자’(27.7%)는 응답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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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7-29 21:55:08
미국 CNN이 어떻게 컸는지 아는가. 전쟁보도다. 그대들은 이것이 정의라고 보는가. 그리고 그대들 또한 공공성(말 자체가 없다. 서울신문과 동일)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 선정적 보도로 1등하고 싶으면, 300억 구독료 반납하고 조중동처럼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