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가 각각 직함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허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정당·정치인-이제는 브랜딩 시대, 연속 전문가 간담회’란 이름으로 ‘대선과 정치인 브랜드 마케팅 전략 호감vs비호감, 그 아찔한 경계에 대하여’를 열었다. 의원실에서 공지한 포스터를 보면 발제자 심수연 총신대 교양학부 겸임교수, 토론자 유애란 국민대 뷰티경영학부 강사, 윤정희 AICI 국제이미지컨설턴트협회 코리아 서울챕터 회장 등 총 5명이 참석했다. 

미디어오늘 취재결과 전문가로 소개된 심수연씨와 유애란씨 직함이 허위였다. 국회의원실에서 해당 간담회 전후로 포스터와 사후보도자료를 공지했기 때문에 허위직함으로 여러 매체에서 기사화했다.

▲ 지난 20일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정당, 정치인-이제는 브랜딩 시대 연속 전문가 간담회' 포스터.
▲ 지난 20일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정당, 정치인-이제는 브랜딩 시대 연속 전문가 간담회' 포스터.

 

심씨는 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에서 지난 2017년 2학기와 2018년 2학기 두 차례 시간강사로 ‘취업이미지컨설팅’ 과목을 강의했고 지난해 강사법 시행 이후엔 시간강사로 지원하지 않았다. 총신대에 ‘신학부’, ‘사회과학부’ 등은 있지만 ‘교양학부’는 없다. 총신대 측에 확인한 결과 심씨는 직함을 ‘심수연 전 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 강사’로 써야 한다. 총신대 관계자는 “이런 사례(사칭)가 처음이라 어떻게 조치해야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심씨와 24일 통화에서 ‘왜 강사로 있었는데 겸임교수로 표기했는지’, ‘왜 현직으로 표기했는지’를 물었다. 심씨는 “2학점짜리 학점을 주는 교수였다”며 “개인사정으로 한학기(2019년 2학기) 빠졌을 뿐이고 학교에서는 겸임교수로 불러줬고 4대보험도 해줬다”고 말했다. 

시간강사도 직접 강의를 하고 학생들을 평가해 학점을 준다. 또한, 보통 겸임교수는 대학이 아닌 다른 직장이 있는 현업전문가가 대부분이라 대학에서 4대보험을 가입하지 않고, 시간강사는 대학강의를 주 업무로 하는 이들이 많아 4대보험을 가입하는 추세다. 

심씨는 국회간담회 포스터에 ‘현직 겸임교수로 표시한 경위’를 묻자 “제 착오”라며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글자 하나하나까지 깊이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의원실에서 경력 관련 서류를 낸 적 없냐’는 질문에 심씨는 “이번 일로 따로 증명서를 요청한 건 없다”며 “허 의원님과 (예전에) 일할 때 서류를 많이 제출했다”고 말했다. 

허 의원이 AICI 국제이미지컨설턴트협회장을 할 당시 심씨가 해당 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허 의원과 인연을 맺었다고 했다.

▲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국회간담회에 패널로 참석하면서 직함을 사칭한 두 인물은 국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직함을 사칭한 것으로 나타났다.
▲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국회간담회에 패널로 참석하면서 직함을 사칭한 두 인물은 국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직함을 사칭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도 직함 표기가 틀렸다. ‘국민대 뷰티경영학부 강사’로 표기하면 4년제 학부과정으로 보이지만 유씨가 강의를 했던 곳은 평생교육원이고, 역시 현직이 아니었다. 정확한 표기는 ‘유애란 전 국민대 평생교육원 뷰티예술경영학과 강사’다. 

유씨는 2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력서를 (의원실에) 드렸는데 그런 것(직함)을 세세하게 표현했어야 했는데 민감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제가 OO뷰티라는 회사 대표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건 개인적인 것이고 공신력이 없으니 학교를 넣은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제 잘못이라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학과장님께도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의원실에는 “(간담회가) 끝나서 안 알렸는데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 2017년 대선때 한 대선후보를 스타일링했고 당시 허 의원도 다른 후보를 맡았는데 당시 인연이 닿은 사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실 관계자는 24일 미디어오늘에 “두분에게 직접 받은 프로필을 기준으로 (포스터·보도자료 등을) 작성했다”고 답했다. 28일 오후 현재 심씨와 유씨 관련 기사들은 수정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는 의원실에서 포스터까지 만들어 공개했지만 정작 기자들에게는 비공개 방침을 밝혀 취지에 의구심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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