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튜브 가이드 머투맨입니다. 머투맨~”

1기 ‘머투맨’인 이동우 머니투데이 기자와 머투맨이 섭외한 유튜버가 함께 양손으로 가슴을 펼치며 유튜브 채널 머투맨에서 이렇게 인사한다. 이 채널 콘셉트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 머투맨은 ‘유튜브 운영 지침서’로 불려도 좋을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3월 개설해 5개월째 열심히 달렸다. 승우아빠, 일리야, 여주시 유튜브 공무원 ‘깡무원’, 나인뮤지스 류세라, 동네 축구고수(동고), 희렌최, 코우지 셰프, 정육왕, 유튜브랩(유튜브 전문가 PD), 세탁설, 애주가TV 참PD, 조충현, 충주시 공무원, EBS 성우 김보민, 드럼좌, 연츄, 빵변TV, 닥터프렌즈 등 총 유튜버 18명을 인터뷰했다. 영상은 매주 수요일에서 토요일 밤 6시에 업로드된다.

▲유튜브 채널 ‘승우아빠’를 인터뷰한 영상화면 갈무리. 사진=유튜브 채널 ‘머투맨’.
▲유튜브 채널 ‘승우아빠’를 인터뷰한 영상화면 갈무리. 사진=유튜브 채널 ‘머투맨’.

이 기자는 지난 2월 야심 차게 머투맨 기획안을 냈다. 3번의 수정 끝에 기획안이 통과되고 이동우 기자와 김지성 기자가 콘텐츠 기획 및 구성을 맡고 있다. 영상 촬영과 편집은 김소영 기자와 조동휘 인턴기자 몫이다. 총 4명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동우 머니투데이 디지털뉴스부 스토리팀 기자를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근처 커피숍에서 만났다.

▲이동우 머니투데이 디지털뉴스부 스토리팀 기자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근처 커피숍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지성 머니투데이 디지털뉴스부 스토리팀 기자.
▲이동우 머니투데이 디지털뉴스부 스토리팀 기자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근처 커피숍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지성 머니투데이 디지털뉴스부 스토리팀 기자.

- 왜 유튜브 채널에 도전하게 됐나?

“나는 그냥 글 기사를 쓰는 기자였다. 세종에서 경제부 기자를 3년 반 정도 하고, 사건팀에서도 2년 정도 일했다. 원래 유튜브를 많이 봤다. 관심 많았다. ‘유튜브 한번 해볼까?’ 고민하던 차에 디지털부서에 가게 됐다. 때마침 기획안을 낼 기회가 있었다. 평소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냈다. 처음부터 머투맨 기획안을 냈다. 초고부터 통과된 건 아니었다. 초고를 전달했는데 (위에서) ‘되겠냐’고 물어봤다. 2~3번 정도 기획안을 보완하는 과정이 있었다.”

- 콘셉트는 정말 특이한 것 같다.

“구글은 알고리즘으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영상을 보여준다. 구독자들은 알고리즘에만 시청 행태 의존하게 된다. 예능, 리액션 비디오, 축구 등의 아이템 위주로 영상이 돌고 돌더라. 다른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이런 유튜브 채널이 있다’고 하면 그제야 새 채널을 보게 됐다. ‘왜 이런 것도 있는데 못 보고 살았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게 아쉬웠다. 더 재밌게 유튜브를 활용하는 법이 없을까 고민했고 제가 직접 유튜버들을 인터뷰해보기로 했다.”

- 신문사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건 어려운 일 아닌가?

“신문사에서 할 수 있는 유튜브 콘텐츠라는 게 많지 않다. 머니투데이는 경제 신문이다. 경제용어나 부동산 관련 콘텐츠 정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신문사는 사람 사는 이야기와 우리 세상을 취재한다. 못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가 유튜버를 인정하고, 빨리 그들을 취재하고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왼쪽부터) 김지성·김소영·이동우 머니투데이 기자, 조동휘 머니투데이 인턴기자.
▲(왼쪽부터) 김지성·김소영·이동우 머니투데이 기자, 조동휘 머니투데이 인턴기자.

- 유튜버들의 노하우를 내재화하려는 데 진짜 목적이 있는 건 아닌가?

“인터뷰하다 보면 많이 배운다. 이분들은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이런 식으로 촬영과 편집을 하는구나. 하지만 머니투데이에 그들 유튜브 채널의 운영 방식과 정보를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 기술적 면이나 정서적 면이 그렇다. 유튜버 정서를 그대로 가져올 순 없다. 저도 고민하는 중이지만 쉽진 않다.”

- 이름은 왜 ‘머투맨’인가?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캐릭터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유튜브 가이드’, ‘유튜브 소개해주는 남자’ 이렇게 해도 좋지만, ‘머투’라는 어감이 좋았다. 머니투데이라고 하면 잘 모르지만 ‘머투’라고 하면 안다. 입에 착 붙는다. 활용하고 싶었다. ‘머투’에 ‘맨’을 붙였다.”

- ‘머투맨’ 채널 잘 되는 것 같나? 자체적으로 평가한다면?

“건방진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 엄청 잘될 줄 알았다. 빨리 잘돼서 확장하게 될 줄 알았다. 머투맨의 경제, 증권, 사회 등 버티컬 채널까지 생각했다. 슈퍼스타가 될 줄 알았다. 사실 지금 인터뷰가 구원이다.(웃음) 머투맨을 더 매력적인 분이 맡았으면 훨씬 채널이 잘됐을 거라 생각도 한다. 더 재밌고, 외모적으로도 더 매력 있는 분이 있다면 좋겠다. 시청 비율 대비 구독 비율이 10% 정도인 것 같다. 캐릭터성이 더 강해야 구독자가 많아질 것 같다.”

▲유튜브 채널 ‘류세라’를 운영 중인 전 나인뮤지스 멤버 류세라씨가 유튜브 채널 ‘머투맨’과 인터뷰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머투맨’.
▲유튜브 채널 ‘류세라’를 운영 중인 전 나인뮤지스 멤버 류세라씨가 유튜브 채널 ‘머투맨’과 인터뷰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머투맨’.

- 가장 기억에 남는 유튜버는 누구인가?

“전 나인뮤지스 멤버 류세라씨다. 아이돌 활동을 그만두고 유튜버가 됐다. 류씨는 현직 아이돌 영상을 보며 ‘리액션 비디오’ 콘텐츠를 만든다. 은퇴한 아이돌이 리액션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화려한 무대에 서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현실에 상실감이 클 것도 같았다. 그런데 오히려 후배 아이돌을 응원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승우아빠도 기억에 남는다. 요리사를 그만두고 완전히 유튜버로 활동하는 분이다. 이제 요리사에 미련이 없다고 했다. 유튜버로서 그분의 마인드가 좋았다. ‘프로페셔널 유튜버’라고 생각한다.”

- 머투맨의 섭외 기준은?

“구독자 지표 등이 있지만 주관성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추천하고 싶은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기로 했다. 구독자가 최소 1만 명, 업데이트가 주기적이고 활동을 꾸준히 하는지도 기준이다. 또 개성이 두드러진 채널들을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계속 섭외 기준을 고민하고 있다. 답은 없으니까. 나만 알기 아까운 채널을 소개하고 있다.”

- 머투맨 채널 운영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섭외가 제일 힘들다. 유튜버들한테 연락할 방법이 두 가지 정도다. MCN 소속이면, 연락하거나 메일을 보내는 방법이 있다. 메일을 봤는지 안 봤는지는 알 수 없기도 하거니와 MCN 통해 접촉을 시도해도 유튜버들 성향이 대개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언론 인터뷰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 섭외에 응해주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깡무원’으로 유튜브 영상 조회수 100만을 돌파한 여주시 공무원들이 ‘머투맨’과 인터뷰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머투맨’.
▲‘깡무원’으로 유튜브 영상 조회수 100만을 돌파한 여주시 공무원들이 ‘머투맨’과 인터뷰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머투맨’.

- 가수 비의 ‘깡’을 패러디한 유튜브 ‘여주시’ 깡무원 인터뷰가 재밌었다.

“지자체도 유튜브 열풍 및 경쟁이 심하다. 지자체 유튜브 채널 60%가량이 구독자 1000명도 안 된다. 그런 상황에서 ‘깡무원’ 영상으로 100만뷰를 돌파한 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공무원 깡이 나오면서 깡 열풍 확장성이 커졌다. 인터뷰하려고 여주시에 전화를 걸었는데, 여주시 공무원이 이미 ‘머투맨’을 알고 있었다. 충주시 공무원 인터뷰 영상을 미리 봤다더라.”

- 평균 업무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저는 기사도 쓰고 유튜브 영상 제작도 한다. 집에 가서도 유튜브를 보고 있게 되더라. 주말에도 보고, 쉬는 시간에도 본다. 유튜브 업무는 쳇바퀴다. 새로운 영상을 올려야 조회수와 구독자가 유지되고, 그걸 유지해야 다음으로 넘어가는데 끝이 없다. 실버 플레이 버튼(실버 버튼은 유튜브 본사가 구독자 수 10만명을 돌파한 채널에 수여하는 기념 증서다) 받으면 뭐하나. 실버 다음에는 골드가 기다리고 있는데.(웃음) 유튜브는 정보의 바다고, 1분마다 수많은 영상이 쏟아진다. 우리 채널이 부끄럽지 않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다행히 부장은 많이 배려해주는 편이다.”

- 유튜브 제작에 회사 지원은 어느 정도인가?

“유튜브 제작에 회사의 개입이 너무 많으면 어떡하지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개입하지 않고 지켜봐 준다. 구독자가 늘지 않아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정작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사람도 시간도 빼주고 장비까지 내줬는데, 스스로 성과를 못 내는 것 같아 스트레스다. 유튜버 인터뷰가 쌓이면 힘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얼마나 더 쌓아야 할지 막막하다.”

▲‘머투맨’이 광화문에서 블루보틀 공짜로 마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광화문 머니투데이 사옥에 와서 ‘머투맨’ 채널 구독을 인증하면 블루보틀 커피 한 잔을 공짜로 사준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머투맨’.
▲‘머투맨’이 광화문에서 블루보틀 공짜로 마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광화문 머니투데이 사옥에 와서 ‘머투맨’ 채널 구독을 인증하면 블루보틀 커피 한 잔을 공짜로 사준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머투맨’.
▲유튜브 채널 ‘머투맨’ 운영이 쉽지 않아 청계천 일대를 뛰며 하소연하는 ‘머투맨’의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머투맨’.
▲유튜브 채널 ‘머투맨’ 운영이 쉽지 않아 청계천 일대를 뛰며 하소연하는 ‘머투맨’의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머투맨’.

- 머투맨의 목표는 무엇인가?

“살아남는 것이다. 이 채널에서 정보를 얻고 싶은 분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미슐랭가이드가 베스트셀러는 아니듯 우리 채널의 정보를 원하는 몇 만의 구독자들이 목표다. 실버 버튼이 목표다.”

-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분이 알림, 구독을 누르고 댓글 달아줬으면 좋겠다.(웃음) 꼭 도움이 되는 채널을 만들겠다. 다양한 유튜브 정보를 드릴 것이다. 생존을 같이 고민하는 팀원들에게도 감사하다. 회사도 ‘머투맨’을 장기적 안목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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