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측이 사내 구성원에게 SBS 8뉴스에 유사 중간광고, 일명 PCM 도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SBS는 메인뉴스인 8뉴스에 유사 중간광고인 PCM을 도입키로 한 사실이 광고 판매를 시작한 뒤 뒤늦게 보도국 안팎에 알려지면서 언론·시민단체가 반발했다. SBS 보도본부는 28일 보도편성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다.

박기홍 SBS 콘텐츠전략본부장은 24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입장문에서 “회사는 동 시간대 뉴스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SBS 8뉴스에 대해 보도본부와 협의를 거쳐 1, 2부로 나누어 PCM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직원 여러분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들은 종편, 케이블, OTT 등 타 매체들에 비해 현격하게 불리한 현 광고 제도 하에서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어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6년부터 PCM을 도입해 드라마, 예능, 교양의 핵심 프로그램들에 적용하고 있다”며 “이번 SBS 8뉴스 PCM 도입에 관련한 논의 역시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박 본부장은 “일부 시민단체들이 편법 중간광고라고 비난하고 있으나 이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PCM은 방송 광고를 규제하는 어떤 법 조항에도 저촉되지 않는 편성의 합법적 권리”라면서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고 있는 MBC 뉴스데스크와 JTBC 뉴스룸은 이미 PCM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SBS 보도본부는 오는 28일 보도 책임자와 실무자, 한국기자협회 SBS지회가 참여하는 보도편성위원회를 열고 8뉴스 PCM 도입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SBS 보도국 기자들은 지난 23일 8뉴스 PCM 추진 사실을 접하고 기수별로 의견을 취합했다. 

▲SBS 8뉴스 화면.
▲SBS 8뉴스 화면.

앞서 문화연대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언론개혁시민연대, 한국여성민우회 등 단체는 성명을 통해 “SBS는 지금 편법이나 꼼수를 부릴 게 아니라 방송 재원구조를 새롭게 바꾸기 위한 근본적 논의에 나서야 할 때다. 그러나 헛발질만 반복하고 있다”며 도입 철회를 요구했다. 

단체들은 JTBC는 프로그램 제목을 ‘뉴스룸’으로 바꿔 100분 편성하고, MBC도 ‘심층 기획·포맷 실험’을 내걸고 2부를 신설한 반면, SBS는 현행 러닝타임 50분을 25분씩 쪼개 광고를 끼워넣는다고 밝히고 “눈앞 실적 부진을 가리기 위한 단기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PCM(Premium Commercial Message)은 지상파 방송사가 하나의 프로그램을 2부, 3부 등으로 ‘쪼개기 편성’하고 그 사이에 집어넣는 광고를 말한다. 방송법과 관련 법령은 광고 남용과 시청권 침해 방치를 이유로 지상파 방송사에 중간광고를 금지하고 있어, PCM은 이를 우회하는 ‘유사 중간광고’라 불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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