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22일 대정부질문에서 채널A와 검찰이 결탁했다는 소위 ‘검언유착’ 사건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부당하게 대응해왔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연일 노고가 많은데 저까지 불편을 드려서 송구하다”고 인사한 뒤 연신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하는 질의가 이어지자 미래통합당 측에서 야유와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추 장관은 “이미 국민은 검찰의 ‘민낯’을 다 봤다”며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최 의원은 이날 “4월2일 ‘검언유착’, 소위 ‘채널A 사건’ 감찰을 지시한 뒤 6~7일 사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엉덩이에 종기가 났다면서 병가를 냈다. 감찰부장은 감찰조사에 착수해 보고하려 했는데 총장이 보고받는 걸 회피했다”며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총장이 실제 치료 받았는지 확인해봤느냐” 물었다. 추 장관은 “지금 이 문제는 수사 중이고, (검언유착 의혹 대상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서는 법무연수원으로 발령 낸 이후 법무부가 감사할 수 있는 감찰권한에 들어왔다”며 “수사를 마치면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윤 총장이)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했던 약속을 뒤엎고 부장회의 의결 무시하고 전문수사자문단 의견을 고집했다. (추 장관은)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그런데 윤 총장은 왜 그토록 (채널A 사건에) 개입하려 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왼쪽)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TV 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왼쪽)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TV 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추 장관은 “아마 ‘제 식구 감싸기’로 알려진 것처럼 사건 관련자인 검사장과 한 팀으로 이뤄져 이른바 직연, 오랫동안 깊은 직연이 쌓인 돈독한 관계라 들었다. 그래서 아마 수사에 대해서 연을 끊지 못하고 계속 중립성 우려를 수사 독립성 해칠 우려를 낳은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에 관해 ‘수용한다’, ‘따르겠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헌법이 정하고 있고 법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은 특히 조직의 중립성, 공정성과 관련 중요한 분들”이라며 “(윤 총장이) 이런 태도로 민주적 통제에 그대로 응할 상황이라고 보느냐”고 거듭 물었다.

이어 최 의원은 지난 2012년 윤대해 검사가 실수로 동료가 아닌 기자에게 보냈다고 알려진 문자 메시지를 화면에 띄웠다. ‘검찰 개혁방안은 사실 별 게 아니고 검찰에 불리할 것도 없다. 그래도 언론에서는 그런 방안이 상당히 개혁적인 것처럼 보도하고 국민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검찰은 스스로 개혁할 의지가 없는 조직이며 언론과 결탁해 국민을 호도한다는 취지를 전한 셈이다.

최 의원이 추 장관에게 “이런 얘기가 벌써 몇년 전 일이다. 검찰 태도가 그동안 많이 달라졌다고 보느냐”고 묻자 추 장관은 단호한 어조로 “이미 국민은 검찰의 ‘민낯’을 다 봤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무분별한 수사권 남용, 절제되지 않은 검찰 권한,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이라지만 또한 미래의 권력을 향한 끊임없는 구애의 몸짓을 보고 검찰이 권력도 탄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생검찰로 돌아가려면 지난한 진통과 저항이 예상된다. 그래서 검찰개혁을 구호로 외친다고 하루아침에 달라진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질의를 듣던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변호하러 온 거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최 의원이 이를 보고 “정진석 의원님 품위를 지키시라. 부의장 하고 싶으면 올라와서 말하라”고 웃으며 받아치자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최 의원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스스로 반성하지 못한다. 세칭 권력기관의 어설픈 유혹과 꼴 사나운 위력을 봐주고 넘어가선 안 된다”며 “잘못하면 혼내고 버티더라도 고치고 바로잡아야 세상이 변한다”는 말로 질의를 마쳤다.

한편 최 의원은 이날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초선 시절 본회의장에서 했던 발언을 소개한 뒤 그 형식을 따온 인사말을 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권력기관 전화 한 통에 아무런 잘못 없이 가슴 철렁해지거나, 걸리면 패가망신한다는 공포로 비굴하고 나약해질 걱정 없이 공권력 내세워 앞뒤 없이 설치는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는, 그래서 하루하루 편하고 신명나게 이어지는 세상”이라며 “만일 이런세상이 지나친 욕심이라면 공권력 남용과 ‘가짜뉴스’ 부당함에 홀로 맞서기 힘들어 토끼몰이식 여론조작에 분하고 서러워 스스로 목숨 끊는 일은 없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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