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모한(Neal Mohan) 유튜브 최고 제품 책임자(CPO, 구글 수석 부사장)가 국내 유튜브 검색 결과에서 YTN, 연합뉴스(연합뉴스TV), KBS를 공신력 있는 뉴스 채널로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노출한다고 밝혔다.

구글코리아는 21일 닐 모한 책임자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기자간담회(라운드테이블)를 열고 유튜브 정책 전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 운영과 관련한 국내 첫 기자간담회로 유튜브 관련 취재를 해온 미디어오늘, 매일경제, 블로터, 중앙일보, 조선비즈 등 5개 매체가 참석했다. 닐 모한 책임자는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제정과 운영 등을 총괄하고 있다. 

유튜브, YTN 연합뉴스 KBS 더 부각한다

닐 모한 책임자는 허위정보 문제에 대해 “유튜브에서 정보를 검색할 때 연합뉴스, KBS뉴스, YTN 등과 같은 공신력 있는 뉴스채널 영상이 더 부각이 되도록 하고 있다. 검색 결과 속보, 탑뉴스(주요뉴스) 상에서 이런 뉴스들이 더 부각이 되고 있다”고 했다. 정보 검색 결과 전반에서 이들 언론의 뉴스가 상위에 노출된다는 얘기다. 

미디어오늘이 여러 언론사 가운데 특정 언론에 더 높은 ‘신뢰도’를 부여하는 기준과 방법을 묻자 닐 모한 책임자는 “공신력을 구글, 유튜브가 판단하지 않는다. 전세계에 존재하는 제3의 평가자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그는 “평가자들이 기준으로 삼는 건 해당 채널이 특정 뉴스와 관련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기록을 쌓아왔는가다. 한국에는 이러한 기록과 역사를 가진 채널이 YTN, 연합뉴스, KBS 등이다. 공신력 있는 매체 리스트는 고정된 개념은 아니다. 계속해서 업데이트 될 거다. 평가자들이 지속적으로 평가하기에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 책임자. 사진=구글코리아 제공.
▲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 책임자. 사진=구글코리아 제공.

닐 모한 책임자는 “우리는 공신력 있는 정보 제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며 “지난 1분기 때 공신력 있는 정보 소비가 65%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허위정보 대응과 관련 닐 모한 책임자는 “공신력이 있는 정보를 부각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게 정책을 위반하거나 허위인 콘텐츠의 소비를 줄여나가는 일”이라며 “허위정보 관련 정책을 바탕으로 많은 영상을 삭제했다. 특정 질병과 관련해 특정 치료제의 효과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삭제 조치한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5G가 코로나19를 퍼뜨린다는 음모론도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영상도 있다. 이 같은 허위정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관련 정책,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관련 영상 하단에 정보패널이 뜬다.
▲ 코로나19 관련 영상 하단에 정보패널이 뜬다.

닐 모한 책임자는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양질의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한국의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정보패널 서비스를 통해 시의적절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보건복지부 웹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게 추천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패널은 유튜브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화면을 말한다. 유튜브는 국내 서비스 첫 화면, 검색결과, 관련 영상 등에 코로나19 정보 제공 및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링크를 붙였다.

보수 유튜브 채널만 제재?

매일경제, 조선비즈는 보수 일각의 유튜브 콘텐츠 심의와 관련한 질문을 했다. 매일경제는 “노란딱지 문제가 지속적으로 보수 유튜버 사이에서 논란이 돼 왔다”며 “특정한 그룹에만 차별을 두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가”라고 물었다. 노란딱지는 광고주에 친화적이지 않은 콘텐츠에 광고 수익 창출을 제한하는 조치다. 

닐 모한 책임자는 “모든 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정치적인 성향에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하고 있다”며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면 삭제될 수 있고, 많은 영상들이 정책을 위반할 경우 수익 창출 프로그램에도 제재를 한다”고 답했다.

조선비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유튜브와 협의해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침투설 콘텐츠를 삭제한 것과 관련 “역사 문제는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생각, 다양한 결론이 나올 수 있는 영역이라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삭제할지 말지 어떻게 판단하는지 해당 문제를 구글이 판단하는 게 맞다고 보는지” 물었다.

▲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침투설 관련 콘텐츠.
▲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침투설 관련 콘텐츠.

닐 모한 책임자는 ‘역사적 이견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괴롭힘 정책 위반에 따른 제재’라고 답했다. 그는 “영상을 삭제할 때는 두 가지를 살핀다. 특정 지역에서 해당 영상이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는가. 그리고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인가”라며 “해당 영상은 방심위에서 (삭제 요청을) 통보해왔고 살펴본 결과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상의 괴롭힘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상 괴롭힘 규정은 증오표현 문제와 연계해 본질적 속성을 이유로 한 지속적인 악의적 모욕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즉 허위정보로 판단하거나 역사적 이견을 인정하지 않아서 삭제한 게 아니라 광주 시민을 향한 모욕, 혐오 표현적 성격이 문제가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닐 모한 책임자는 유튜브 추천 시스템이 확증편향을 야기한다는 우려에 “지난 2~3년간 추천기능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공신력 있는 정보 부각과 더불어) 유용한 정보, 관련성 있는 정보 추천을 위해 노력한다. 콘텐츠를 추천할 때 유저 만족도에 초점을 맞춘다. 경계선 콘텐츠(가이드라인을 명백히 위반하지는 않지만 문제 소지가 있는 콘텐츠)를 추천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미국에서만 경계선 콘텐츠 소비가 70%나 감소했다. 이러한 조치는 아태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해에만 추천 알고리즘을 30여 차례 업데이트했다. 

유튜브 심의 과정에서 전문 리뷰어의 사적 판단이 들어갈 가능성을 묻는 블로터의 질문에 닐 모한 책임자는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는 제3자 전문가단체, 이해 당사자들과 협의하고 그 다음에 정책을 결정한다”며 “(시행에 있어) 전문 리뷰어들을 훈련하고 있다. 편견, 주관이 개입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퀄리티 컨트롤도 한다. 정기적으로 전문 리뷰어들의 판단을 듣고 샘플링 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 원격 기자간담회 중인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 책임자.
▲ 원격 기자간담회 중인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 책임자.

 

“‘농튜버’와 박막례 할머니 인상적… 한국은 중요한 시장”

닐 모한 책임자는 “한국은 유튜브에서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라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에는 100만명 이상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이 200개 이상, 10만명 이상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이 2000개 이상이다.

그는 “박막례 할머니는 치매를 방지하려고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100만명 이상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런 식으로 유튜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창의성을 뽐낼 수 있는 많은 분들이 연결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한국 유튜브 생태계의 특징 중 하나가 ‘농튜버’의 증가다. 농업과 관련한 상위 20개 채널의 시청량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닐 모한 책임자는 한국 음악시장을 언급하며 “25개 K-POP그룹의 해외 시청량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유튜브에서 업로드 후 24시간 이상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 절반이 K-POP콘텐츠다. 이는 기록적인 수치”라며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며 활력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라이브 스트리밍, 게임 관련 서비스 런칭할 때도 한국을 주요한 국가로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 유튜브 혁신에 있어 중요한 시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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