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21대 국회 개원연설을 앞두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의 잇단 성범죄 사건에 왜 언급이 없느냐’ 등 주요 현안에 공개질의하고 나섰다. 이에 청와대는 협치의 시대를 열겠다며 야당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고 답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에서 10가지 공개질의를 했다. 그는 “박원순 前서울시장, 오거돈 前부산시장, 안희정 前충남지사 등 자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범죄 사건에 대해 대통령께서 왜 언급이 없느냐”, “국토부 김현미 장관에게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으실 의향은 없는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부당한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은 뭔가” 등을 물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밖에도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박지원 전의원을 국정원장 후보로 지명한 사유 △서울시장 재보선에 여당에 무공천을 요구할 계획 여부 △의회독재에 대통령이 민주당에 협치를 요청할 의향 여부 △윤미향 관련 회계 장부 조작의 사실관계 △왜 실패한 정책을 고수하는가 △탈원전 정책은 언제까지 고수할 것인가 △백선엽 예우 충분치 못한 데 대한 견해 △특별감찰관을 3년째 비워둔 이유 등을 질의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일정브리핑에서 ‘주 원내대표의 박원순, 김현미, 추미애 등 여러 현안 10가지에 입장을 밝히라고 했는데 환담에서 주고받은 게 있는지, 이 질의에 어떤 입장인가’라는 미디어오늘의 질의에 “10가지 질의에 청와대는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오늘 연설에서도 밝혔듯이 협치의 시대를 열도록 청와대는 노력하겠다”며 “야당도 협치의 실현에 동참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나가는 길에 박병석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6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래통합당

 

이 관계자는 환담에 이런 논의가 있었는지를 두고 대변인이 사후 서면브리핑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으나 이후 배포한 서면브리핑에는 관련 내용이 없었다.

다른 기자가 ‘10가지 질의에 답변할지 여부도 지금 말하기 어려운가’라고 묻자 이 관계자는 “10가지 개별 사안에 답변할지 묻는다면 일부는 답변을 요하는 사안이 아닌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야당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고 있다는 말씀으로 답변을 갈음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한편,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에 내놓은 서면브리핑에서 국회 개원연설 후 여야 대표 등과 환담 내용을 소개했다. 강 대변인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한국판 뉴딜을 위한 재원이 160조원으로는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문 대통령은 “과감한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정부 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오랫동안 금융 쪽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에 금융자산과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민간펀드를 만들어 한국판 뉴딜사업을 추진하려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김 비대위원장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아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문 대통령은 “위기 때문에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고 더 좁혀지게 하려는 게 한국판뉴딜”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한국판 뉴딜과 관련, 불평등 해소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분명한 목표치를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강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10가지 공개질의 관련 내용이 포함됐는지 여부조차 담겨 있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회 개원연설을 마치고 나와 박병석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회 개원연설을 마치고 나와 박병석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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