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프로그램 품질과 영향력 면에서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시청률에선 지상파 최하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경영평가단은 2년 연속 파격 예산 편성에도 영업손실이 1000억원 선으로 여전하다며 “다양한 형태의 외적 성장 전략을 고민할 단계”라고 분석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지난달 11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2019년 MBC 경영평가보고서’를 승인했다. 경영평가단은 보고서에서 MBC가 “전년과 비교해 내부 개선 노력으로 재도약을 위한 신뢰도 회복 단계를 거쳤다. 하지만 시청자, 청취자들의 이용 결과로 나타나는 지표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특별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평했다. 방문진은 방송문화진흥회법 10조에 따라 해마다 외부 전문가들을 위촉해 전년도 경영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심의한다.

▲MBC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MBC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경영평가단은 지난해 제작‧편성에서 “(MBC가) 투입한 노력이 프로그램 품질과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긍정 평가로 가시화했다”고 했다. MBC는 자체 평가인 QI(질적평가 성과지표)의 2019년 2차 평가에서 지상파 4개 채널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2018년 1‧2차와 2019년 1차에는 쭉 3위였다. 한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조사하는 시청자평가지수(KI)에선 전년 대비 평점이 소폭 올랐지만 지상파 가운데 3위라는 점은 변화가 없었다. 사회 영향력 면에선 시사저널 조사상 매체영향력 5위, 신뢰도 5위를 기록하는 등 전년도(각 5‧7위)보다도 긍정 평가를 얻었다.

시청률은 지상파 가운데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연간 가구시청률이 4.5%로 작년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순위도 지상파 중 가장 낮다. 경영평가단은 “최근 10년 동안 지상파 채널 전체의 시청률 하락세가 7%로 계속되긴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MBC 하락률은 10%로 여전히 컸다”고 했다. 드라마의 경우 전체 연령대와 주요시청층인 20~49세 사이에서도 가장 시청률이 낮았다. 경영평가단은 “2017년까지 1위였던 라디오 청취율도 2018년에 그 자리를 내준 후에 아직까지 만회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상파3사 연평균 핵심시간대시청률 및 점유율(괄호).
▲지상파3사 연평균 핵심시간대시청률 및 점유율(괄호).

반면 2018년 반등한 시사보도 프로그램 공정성 평가는 2019년 그 상승폭을 키웠다. 평가단은 “MBC 뉴스와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체감 공정성 수준이 2018년 대비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조사한 8대 미디어(기업) 공정성 추이를 보면 5위를 차지해 전년도 8위보다 상승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시청자평가지수의 채널공정성 조사에서도 전년도 5위에서 4위로 올랐다. 

한편 경영평가단은 보도 다양선 측면에선 “(조국 전 장관 의혹 관련) 딸의 장학금 수혜 논란이 제기된 지난해 8월19일부터 장관 사퇴까지 기간에는 전체 1195개 뉴스 아이템 중 19.5%에 해당하는 233개 아이템을 할애했다. ‘100분토론’은 토론 주제로 100% 할애했다”고 예를 들며 “‘코로나19’와 같이 국가 전체를 위협하는 중대 이슈가 아닌 의혹에 장기간 집중하면 사회 구성원이 꼭 알아야 할 중요 의제를 소멸시키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재무 면에서는 비상경영 시행에도 전에 없는 위기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6억원 줄어 65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71억원 줄어든 966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 3년째 1000억원가량 발생하고 있다. 경영평가단은 “지상파 광고시장이 전년 대비 16% 감소하는 침체 상황이 지속됐다. 정부광고법 시행과 공공기관 집행 패턴의 변화로 캠페인 광고 시장이 위축됐다. 유통 수익은 ‘웨이브’ 출범과 유튜브 등 디지털 발생 수익에 힘입어 상승세에 있으나 광고수익 하락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영평가단은 “2년 연속 공격적 적자 편성에도 영업 이익이 996억원으로 목표 매출액보다 900억여원 부족하다”며 “법적 테두리 내에서 또는 법적 개선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외적 성장 전략을 고민할 단계”라고 평했다. 

국내 전체 광고시장과 OTT 시장은 성장하는 반면, 지상파TV 광고시장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MBC는 2018년 콘텐츠수익 비중이 광고수익을 넘어선 뒤 2019년엔 5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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