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전우용씨의 부적절 발언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전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그가 두 여성(아내와 딸)에게 가볍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건 안다”며 “그가 한 여성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썼다. 박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과 앞서 전직 비서의 성추행 고소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전씨는 “나머지 모든 여성이, 그만한 ‘남자사람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며 “박원순을 빼고, 한국 현대 여성사를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넘치는 반인간성에 질려 당분간 SNS를 쉰다”고 밝혔다.

▲ 진보 성향의 역사학자 전우용씨의 부적절 발언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전우용 트위터.
▲ 진보 성향의 역사학자 전우용씨의 부적절 발언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전우용 트위터.

박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 당한 다음날 극단적 선택이 이뤄져 두 사건 사이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 한국 여성사가 결코 한 개인만의 사회적 업적과 성취에 대한 기록일 수 없다는 점, 시장과 비서 사이 권력관계를 간과했다는 점 등 여러 차원에서 비판이 가능한 게시물이다.

실제 해당 글 밑에는 “계속 더 고인을 욕되게 하지 말라”, “얼마나 오만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나”, “진보는 나아가는 거다.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무엇을 대변합니까”, “여성을 이등시민으로 생각하는 그 정신, 잘 알겠다” 등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원더걸스 출신 가수 핫펠트(예은)는 전씨 글에 “나머지 여성 중의 한 사람으로서 그건 친구가 아니다”라며 “그런 친구 둘 생각 없고 그런 상사는 고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전씨는 다시 트위터 등에 “‘남자사람친구’는 ‘서민의 벗’과 같은 은유로, 박원순 만큼 여성의 권익과 안전을 위해 노력한 변호사, 시민운동가, 행정가를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쓴 말이다. 어떻게든 속되게 해석해 보려는 기자들의 안간힘이 참 애잔하다”며 기자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해당 글에 사과는 없었다.

▲ 역사학자 전우용 트위터.
▲ 역사학자 전우용 트위터.

전씨 발언은 종종 논란을 일으켰다. 진영논리를 극심하게 부추기고 편을 가르는 듯한 게시글이 대표적이다. 전씨는 지난 2월 “일본에는 한국의 질병관리본부 같은 기관이 없어 비전문가가 상황을 통제한다”, “대구에는 법적으로 2명이 있어야 하는 역학 전문가가 1명 밖에 없어 의사 면허도 없는 시청 직원이 역학 조사를 담당한다”고 적은 다음에 “대구 시민들은 자기 도시가 왜 아베의 일본과 비슷한지 깊이 생각해야 할 거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 발생한 대구를 일본에 비유한 글이다. 전염병 문제가 특정 지역만의 문제일 수 없는데 지역감정을 자극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구 지역이나 시민을 비난하는 온라인 여론에 학자가 편승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전씨는 “어제 일본과 대구시가 비슷하다고 쓴 것은 토건을 중시하고 복지와 방역을 경시하는 것이 ‘신자유주의 정책’의 일반적 속성이라고 본 때문인데,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표현했다”며 “서툰 글로 대구시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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