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비보가 전해진 10일 정치권은 주요 일정을 취소하며 애도 메시지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부동산 관련 당정협의를 취소했다.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는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박 시장에 대한 추모 발언을 한 뒤 비공개로 진행됐다. 최고위 참석자 대부분은 검은 넥타이를 매거나 검은 양복을 입고 나타났다.

공개회의에서 이해찬 대표는 “고인은 저와 함께 유신시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해온 오랜 친구다. 성품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의지와 강단을 갖춘 외유내강한 분이었다. 80년대 이후 시민운동 씨앗을 뿌리고 크게 키워낸 시민운동계의 탁월한 인권변호사였다”며 “민주당은 평생 시민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고인의 가시는 길에 추모의 마음을 바친다. 아울러 고인이 그렇게 아끼셨던 서울시정에 공백이 없도록 각별히 챙기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고 박원순 시장의 비통한 소식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평생 시민운동 헌신하고 서울시발전에 수많은 업적 남긴 박원순 명복 빌며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민중의소리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민중의소리

8월29일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이낙연 등 당권 주자들도 예정된 일정을 취소했다. 이 가운데 김부겸 전 의원은 SNS에 “인권변호사였던 고인은 시민사회의 역량을 드높여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공헌하셨다. 자치행정을 혁신해 서울시의 발전에 기여하셨다”며 “이제 다 내려놓으시고 고이 잠드시기를 기도하겠다.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일부 정당들은 서면으로 애도 논평을 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유가족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북한산 인근에서 생을 마감한 채 발견되었다. 참으로 당혹스럽고 황망한 일”이라며 “고인이 걸어온 민주화운동, 시민운동, 그리고 행정가로서의 삶을 반추하며 비통한 마음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SNS를 통해 “오늘 새벽 박원순 시장님의 비보를 들었다. 망연자실할 따름”이라며 “아침에 국회 경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중에 고인의 살아온 삶을 생각하며 기도를 드렸다. 고인의 영면과 명복을 기원한다.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진행될 예정이었던 정의당과 시민단체의 ‘그린뉴딜 공동선언식’은 취소됐다.

열린민주당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열린민주당은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박원순 시장께서 시민운동가와 서울시장으로 헌신해오신 나날들을 기억하겠다. 천만 촛불 광장을 지켜주셨던 고인을 잊지 않겠다”며 “박원순 시장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김은혜 대변인이 “매우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짧게 구두 논평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앞서 통합당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여러모로 엄중한 시국이다. 언행에 유념해주길 각별히 부탁드린다”며 당부했다고 전해진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 및 사무처 당직자는 오전에 진행하려던 간담회를 취소했다.

9일 박 시장 실종 소식과 함께 알려진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언급한 당 차원 반응은 없었다. 지난 8일 경찰에 접수된 사건은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하면 검사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다는 검찰사건사무규칙(제69조)에 따라 종결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시는 박 시장 장례를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른다고 밝혔다. 박 시장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5일장이 치러지며, 10일부터 서울시청 앞에 분향소를 설치해 일반 시민의 조문을 받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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