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84건의 심의 민원 제기를 받은 SBS ‘편의점 샛별이’에 의견진술 절차가 추진된다.

미디어오늘 취재결과 최근 1년 새 가장 많은 심의 민원 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1년 새 가장 많은 심의 민원 건수를 받은 프로그램이다. 기간을 한정하지 않더라도 손에 꼽히는 심의 민원 건수인 건 분명하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허미숙 위원장)는 8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6월19일 1화 방영분)가 방송심의규정 ‘품위유지’ ‘방송언어’ 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의견진술’ 결정했다. 의견진술은 해당 프로그램 방송사 관계자가 나와 이 같은 방송을 하게 된 이유를 소명하는 절차다.

▲지난달 19일 방영된 SBS ‘편의점 샛별이’에서 미성년자인 주인공 정샛별(김유정)이 다른 친구들과 담배 피웠다. 또 정샛별은 성인 남성인 최대현(지창욱)에게 키스했다. 사진=SBS ‘편의점 샛별이’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달 19일 방영된 SBS ‘편의점 샛별이’에서 미성년자인 주인공 정샛별(김유정)이 다른 친구들과 담배 피웠다. 또 정샛별은 성인 남성인 최대현(지창욱)에게 키스했다. 사진=SBS ‘편의점 샛별이’ 방송화면 갈무리.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는 1화부터 수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미성년자 고등학생이 성인 남성에게 담배 심부름을 부탁하고 키스를 하는 장면 △오피스텔 성매매가 적발되는 현장의 모습을 묘사하는 장면 △고등학생들이 노래방에서 춤추는데 카메라가 몸매를 위아래로 훑는 장면 △웹툰 작가가 샤워하는 적나라한 장면 △방 안에 여성의 나체 그림들이 걸려있는 모습을 보여준 장면 △여성 신체가 강조된 19금 웹툰을 그리면서 신음소리를 내는 장면 등이 문제가 됐다.

▲지난달 19일 방영된 SBS ‘편의점 샛별이’에서 미성년자에서 성인이 된 정샛별이 최대현이 운영하는 편의점의 심야시간 아르바이트에 지원하는 면접을 봤다. 최대현이 “집이 좀 먼 거 같은데”라고 말하자, 정샛별이 “집에 안 들어가도 돼, 아 씨 (묵음). 실수”라고 발언했다. 사진=SBS ‘편의점 샛별이’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달 19일 방영된 SBS ‘편의점 샛별이’에서 미성년자에서 성인이 된 정샛별이 최대현이 운영하는 편의점의 심야시간 아르바이트에 지원하는 면접을 봤다. 최대현이 “집이 좀 먼 거 같은데”라고 말하자, 정샛별이 “집에 안 들어가도 돼, 아 씨 (묵음). 실수”라고 발언했다. 사진=SBS ‘편의점 샛별이’ 방송화면 갈무리.

심의 민원을 제기한 민원인들은 “미성년자인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내용이며, 선정적인 방송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논란이 커지자 SBS 측은 웹툰 작가가 샤워하는 적나라한 장면, 방 안에 여성의 나체 그림들이 걸려있는 모습을 보여준 장면. 여성 신체가 강조된 19금 웹툰을 그리면서 신음소리를 내는 장면 등은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편집했다.

▲지난달 19일 방영된 SBS ‘편의점 샛별이’에서 미성년자인 고등학생들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카메라가 아래에서부터 위로 훑고 있다. 또 드라마는 오피스텔 성매매 적발 현장을 방송했다. 사진=SBS ‘편의점 샛별이’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달 19일 방영된 SBS ‘편의점 샛별이’에서 미성년자인 고등학생들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카메라가 아래에서부터 위로 훑고 있다. 또 드라마는 오피스텔 성매매 적발 현장을 방송했다. 사진=SBS ‘편의점 샛별이’ 방송화면 갈무리.

심의위원들은 많은 민원 건수에 심의 시작 전부터 당황했다. 허미숙 소위원장은 “민원 건수가 6000건이 넘는 건 어떤 사회적 현상인가? 어떻게 봐야 하나? 특이한 사항은 맞는 건가”라고 물었고, 사무처는 “맞다. 정확하게 6348건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심의위원5(정부·여당 추천 허미숙 소위원장, 강진숙·이소영 위원,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 미래통합당 추천 이상로 위원)인은 전원 의견으로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심의위원들은 방송 등급을 문제로 지적했다. 박상수 위원은 “이렇게 민원 건수가 많은 건 웹툰 편의점 샛별이가 19살 이상 이용가였는데 이것을 15세 이용가로 바꿨다. 그런데 편집 같은 것도 소홀히 했다. 선정성과 음란성이 농후한 언어들이 무차별적으로 사용됐다”며 “드라마지만, 청소년들에게 끼칠 윤리적 정서적 측면 해악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상로 위원도 “15세 등급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강진숙 위원은 여성 성 상품화를 문제 삼았다. 강 위원은 “웹툰을 보면 여성 청소년에 대해 남성의 시선으로 성적 대상화돼있다. 그런 웹툰을 원작으로 했기 때문에 드라마 역시 성 상품화가 문제되는 장면이 많다”고 비판했다. 허미숙 소위원장도 “웹툰적 연출이 드라마 곳곳에서 느껴진다. 근본적 문제가 있다. 가족이 함께 시청 가능한 드라마가 맞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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