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경영혁신안 발표에 즈음해 박성제 MBC 사장이 10일 구성원에게 밝히기로 한 MBC 경영 비전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MBC 경영혁신안은 KBS와 같은 회사 안팎 제도 개선과 인건비 비중 축소에 더해 “미래 먹거리” 관련 비전 제시에 비중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은 오는 10일 전 사원을 대상으로 경영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를 가진다. 발표에 앞서 9일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관련 하반기 업무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지난 4월 생존경영 3단계 중 1단계로 임원과 보직자 등 업무추진비 축소를 시행하면서 “사원들께 고통분담만 요구하지 않겠다. 사장이 직접 구체적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사장이 제시한 ‘비전’은 앞서 KBS가 발표한 제도 개선과 인건비 축소 관련 내용을 대부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사내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거나 외부 규제를 해소하고, 자회사와 계열사 성장 전략을 마련하는 등의 내용이다. 다만 KBS가 수신료 개선을 요구한 데 비해 MBC는 공적재원 지원 제도 마련에 힘쓸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발전기금과 결합판매 광고 제도를 손보는 내용도 여기에 포함될 예정이다.

▲MBC 상암사옥 전경. 미디어오늘
▲MBC 상암사옥 전경.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고통 분담 방안도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MBC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생존경영 3단계 가운데 1단계인 비제작 부문(업무추진비) 삭감에 이어 지난달 개편 등으로 2단계 제작비 축소를 시행하고 있다. 3단계인 임금 축소와 관련해서는 노사가 협의 중이다. 최근 고연차 직원에 성과연동제를 도입하고 퇴직금 제도를 누진제에서 단수로 전환하는 내용의 노사 잠정합의안이 알려졌다. 최종 논의 결과에 따라 10일 발표안에 포함 여부가 정해진다.

한편 MBC는 미래 사업 비전에도 방점을 둘 예정이다. 최근 카카오M과 맺은 업무협약에 기반한 사업을 비롯해 새로운 사업 비전 관련 내용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MBC 관계자는 “비전 전략은 오히려 비상경영뿐 아니라 터널 끝 미래 비전에 주안점을 뒀다”며 “광고 매출과 관련해 불합리한 제도 개선도 요구해왔지만, 이것으로 충분치 않다는 판단 아래 자구 경영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앞서 오동운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회사 비전 발표를 앞두고 “당면한 경영 어려움을 헤쳐 나갈 구체적 전략과 방안이 비전과 함께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구성원에게 MBC 내부의 체질 변화와 감당해야 할 어려움에 대한 진솔한 입장을 밝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새 플랫폼, OTT 영역에서 MBC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회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제작 요소 시장에서 MBC에 대한 신뢰와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도 꼭 필요한 부분으로 경영진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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