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자가 지난달 25일 조선‧동아일보 폐간을 요구하는 단체의 장을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이 단체 관계자가 조선일보 기자 실명과 함께 “파렴치한”이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조선일보사 앞에서 시위한 후다. 

‘조선‧동아 폐간을 위한 무기한 시민 실천단’의 김병관 단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조선일보 본사 앞에서 “파렴치한 기자 장상진은 공개 사죄하라”고 쓴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조선일보사 앞을 지나던 장 기자는 해당 시위 팻말을 본 후 김 단장과 몇 마디 말을 나누기도 했다고 한다. 장 기자는 3일 뒤인 지난달 25일 김 단장을 모욕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 

▲6월22일
▲6월22일 ‘조선‧동아 폐간을 위한 무기한 시민 실천단’의 김병관 단장이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병관 단장 제공. 

김 단장은 6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조선일보사 앞에서 시위하는데 어떤 사람이 내 사진을 찍고 ‘고생하십니다’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장상진 기자였다”라며 “(지난 6월11일)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과 장 기자가 언쟁을 나눌 때 나도 현장에 있었고, 최근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에 대한 장 기자의 취재 이후 (나는) 장 기자의 행동이 불쾌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장 기자는 안진걸 소장에게도 예의 없이 비웃듯 행동했고 이상호 기자에게도 내용이 틀린 취재를 했다. 그가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파렴치한’이라고 쓴 팻말을 들었더니 나를 고소했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안진걸 “예의 갖추세요” 조선일보 시경캡 “이건 예의예요?” 언쟁]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지난달 11일 조선일보가 정의기억연대를 왜곡해 보도했다며 조선일보 편집국장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날 장 기자는 고발 현장에서 안 소장에게 “(조선일보 보도 중) 무엇이 가짜뉴스인가”라며 물었고 두 사람은 언쟁을 벌였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장 기자와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자신에 대한 장 기자의 취재가 위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시경캡(경찰 출입기자의 팀장)을 맡고 있는 장상진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조선일보 조직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고소한 것”이라며 “해당 인물의 행위에 모욕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기사에 정당한 비판을 넘어 기자 개개인을 상대로 한 위협과 적대적 행위가 후배 기자들에게 반복적으로 가해지고 있다”며 “현장 후배들을 지휘하는 팀장으로서 내가 직접 피해를 경험하고도 이를 묵과하는 것은 그 자체로 후배들에 대한 무책임이자 비겁함이며, 직무유기라 판단해 고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동아 폐간을 위한 무기한 시민 실천단’은 올 초부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사옥 등에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폐간을 위한 1인 시위를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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