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부동산 정책 긴급보고를 받고 다주택자들에 부담을 강화하고, 실수요자 청년 신혼부부 세입자 등 서민에겐 부담을 줄이라고 지시했다. 신도시 청약 물량을 확대하는 등 공급확대 방안도 재촉했다.

최근 국정지지도가 하락하는등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수도권 집값 급등 양상이 해소되지 않는 문제를 지목,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저녁 내놓은 ‘김현미 국토부 자오간 긴급보고 관련 서면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4시 김 장관에게 주택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을 보고 받은 후 네가지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첫째로 “실수요자, 생애최초 구입자, 전월세에 거주하는 서민들의 부담을 확실히 줄여야한다”며 “서민들은 두텁게 보호되어야 하고, 그에 대한 믿음을 정부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청년, 신혼부부 등 생애최초 구입자에 세금부담을 완화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또한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도 확대하라며 생애최초 구입자들이 조금 더 쉽게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8월29일 산업부·환경부·국토부 핵심정책 토의 자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8월29일 산업부·환경부·국토부 핵심정책 토의 자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둘째로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강 대변인에 의하면 대통령은 “투기성 매입에 대해선 규제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높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은 셋째로 공급 물량 확대도 당부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수도권 공공택지의 아파트 물량은 총 77만호에 달하는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정부가 상당한 물량의 공급을 했지만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으니 발굴을 해서라도 추가로 공급 물량을 늘리라”고 말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이 내년 시행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도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보완책이 필요하면 주저하지 말고 언제든지 추가 대책을 만들라”고 장려했다. 강 대변인은 “오늘 긴급보고 및 대통령 지시에 따른 구체적 정책 방안은 국토부가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날 긴급보고 일정은 사전에 기자들에게 공지한 주간일정에도 없었을 뿐 아니라 오전에도 일체 예고하지 않았다. 부동산 문제에 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유권자 1507명을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일주일 전 보다 3.9%포인트 떨어진 49.4%로 나타났다. 같은 기관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5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 3주차 조사(47.9%) 이후 15주 만이다. 그 배경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과 수도권 부동산 정책 실패 비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리얼미터의 이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3만8370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1507명이 응답을 완료, 3.9%의 응답률을 나타냈고,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의뢰처는 TBS다.

▲리얼미터가 실시한 문재인 대통령의 매주 국정수행 평가 여론조사 결과 추이. 이미지=리얼미터
▲리얼미터가 실시한 문재인 대통령의 매주 국정수행 평가 여론조사 결과 추이. 이미지=리얼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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