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지역국 제작 송출 기능을 지역총국으로 통합하는 방침에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일 KBS지역국폐쇄반대전국행동이 주최한 집회에 300여 명이 모였다. 이날은 양승동 KBS 사장이 KBS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날이기도 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 모인 KBS지역국폐쇄반대전국행동은 지역국 제작 송출 기능을 지역총국으로 통합하는 것이 ‘지역 방송국 폐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KBS는 지역방송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시청자가 주인인 공영방송을 해체하고, 폐쇄로 귀결하려고 한다”며 “KBS가 방통위에 제출한 지역방송국 허가변경신청서는 지역민 의사를 왜곡하고 지방분권 시대를 역행하므로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KBS는 지역국 TV방송허가권 반납을 철회하고, 지역 방송국 9시뉴스를 살리고, KBS 이사회는 지역 방송국 폐쇄에 앞장서는 김영삼 KBS 전략기획국장을 해임하고 양승동 사장은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 모인
▲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 모인 KBS지역국폐쇄반대전국행동. 사진=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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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 모인 KBS지역국폐쇄반대전국행동. 사진=정민경 기자. 

장각중 원주KBS 폐지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KBS는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하고 싶으면 수신료를 받지 말고, 만약 지역 방송국을 활성화하지 않을 시 수신료 거부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우리 시청료를 MBC에 줘서 MBC를 공영방송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 YMCA 김석 사무총장은 “KBS는 적자에 처하자 지역 방송국을 없애려고 하는데 이는 대통령이 강조하는 ‘지역 분권’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며 “공영방송이 대통령 정책에 반하는 일을 하므로 양승동 사장은 해임돼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 집회에서는 통합 대상 지역국인 진주, 포항, 안동, 목포, 순천, 충주, 원주 등의 방송 관계자들이 다수 참가했다. 

▲1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TS-1홀에서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후 양승동 사장이 퇴장하자 소수노조인 KBS노동조합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KBS노동조합 제공.
▲1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TS-1홀에서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후 양승동 사장이 퇴장하자 소수노조인 KBS노동조합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KBS노동조합 제공.

KBS는 지난 5월 방통위에 ‘KBS 지역방송국 변경허가 및 사업계획 변경승인 신청서’를 제출하고 지역총국 통합을 요구했으나 지역 시민단체나 KBS 소수노조가 반대하는 상황에 부딪혀 결정이 지연돼 왔다. 

통합 대상 KBS 지역국의 TV제작과 송출 기능을 KBS 총국에 통합하는 것이 골자다. 사측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7개 지역 방송국의 TV 기능을 총국 중심으로 집중하고 광역제작과 송출을 통해 지역방송 경쟁력을 찾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들은 총국의 인력이 부족할 경우 지역 방송국 인력을 활용하는 등 총국 중심으로 지역국이 돌아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와는 다른 입장인 소수노조 KBS노동조합은 1일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1일 양 사장이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KBS 사옥 로비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 양승동은 각성하라’, ‘허울뿐인 지역 활성화, 공영방송 죽어간다’고 쓰인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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