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EU 상임의장에게 “대선 전에 북미간 대화(북미정상회담) 노력을 더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U상임의장도 북미간 협상재개와 대화를 촉구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뜻을 미국 백악관에 전달했고, 공감하는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브리핑에서 전날(지난 30일) 열린 한-EU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셸 상임의장이 ‘우리는 보다 더한 안전과 안보로 이어질 해법을 찾기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환영한다’며 ‘북한과 미국의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고 말했다는 외신 보도를 두고 “한-EU 정상 회담이 끝나고 미셸 의장이 기자회견장에서 밝힌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 이야기 포함해 저희가 확인한 바로, 미셸 의장이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정착을 위한 일련의 외교적 과정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EU는 이에 대한 지지와 함께 북미 간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그간 어렵게 이룬 남북관계 진전과 성과를 다시 뒤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의지이며, 나는 인내심을 갖고 남북미간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두 분은(EU측 상임의장, 집행위원장)이 지난 5월 총선 축하 서한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우리 정부 노력을 격려해주고, 남북미 대화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일관되게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렇게 한국이 바라기로는 미국의 대선 이전에 북미간 대화 노력이 한번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EU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역시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간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고 했다.

북미가 마주앉는다는 표현이 북미정상회담을 뜻하느냐는 질의에 이 고위관계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어제 문 대통령 발언 이전에 미국이나 북한측에서 조율된 게 있었느냐는 기자 질의에 이 고위관계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발 이후 청와대와 백악관 안보실이 긴밀하게 소통했고, 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생각은 이미 미국측에 전달됐고, 미국측도 공감하고 있으며 현재 노력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청와대에서 한-EU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청와대에서 한-EU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비건 대표의 한국 방한이 그를 위한 실무인지를 묻자 이 고위관계자는 “비건의 방한 여부는 아직 외교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화상 정상회담에서 유명희 총장이 WTO 사무총장지지 호소했다고 이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뜻이 미국측에 전달된 시점을 두고 이 고위관계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발 이후이며, 미국이 어느정도 공감했다는 것은 외교적 사안이기 때문에 자세히 풀어서 설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북미회담 전에 문재인 정부가 적극해야할 역할에 관해 묻자 이 고위관계자는 “그런 것을 상정하고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경색돼 있고, 매듭이 풀리지 않는 북미간 대화를 북미회담 통해 결국은 큰 문제도 해결되고 핵문제, 경제재제 문제도 풀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중요한 첫 디딤돌, 첫 발은 북미회담이기 때문에 북미회담에 대해 말씀한 것”이라며 “그동안에 진전된 성과를 돌릴 수 없다. 이게 한반도 평화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추진하는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하고 있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의에 이 고위관계자는 “그런 말씀 드린 적 없다”면서도 “백악관과 청와대 안보실 등이 긴밀 소통하고, 문 대통령 의사를 전달하고 현재 노력하는 것으로 안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라고 답했다.

올초 문 대통령이 북미관계 진전과 별개로 남북관계 진전을 추구하겠다고 한 발언과 상충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별개로 보고 그런 말씀하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남북대화, 북한과 미국 사이 대화를 통해 핵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큰 그림이 서로 별개로 움직인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밝혀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해석은 언론이 할 문제인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공동선언문 가운데 두 정상이 WHO(세계보건기구)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들어있는데, 미국과 WHO가 사이가 안좋은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면 되겠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특별히 따로 해석할 것은 없고, 공개적으로 공표된 것이기 때문에 해석은 언론인의 몫”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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