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25 70주년 추념식에서 편곡해 연주한 애국가 도입부가 북한 애국가 일부 버전의 전주와 유사하다는 보도에 담당 부처인 국가보훈처가 반박했다.

동아일보는 29일자 6면 “6·25 추념식 때 연주한 애국가 도입부, 北애국가와 유사 논란”이라는 제하의 보도에서 “일각에선 이날(25일) 연주된 애국가 전주 부분이 북한 관영방송인 조선중앙TV 등에서 방송하는 북한 ‘애국가’에 삽입되는 전주 음정과 거의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행사를 주관한 보훈처로부터 편곡 의뢰를 받은 KBS 교향악단은 지난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70주년 기념식에서 편곡된 애국가를 연주했다. 이 곡이 북한 ‘애국가’에 삽입된 전주 음정과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6·25전쟁 70주년 추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 화면 갈무리.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6·25전쟁 70주년 추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 화면 갈무리.

동아일보는 “월북시인 박세영이 가사를 쓰고 광산노동자 출신 김원균이 곡을 쓴 북한 애국가는 공식 악보에는 없지만 조선중앙TV는 트럼펫 전주를 삽입한 편곡된 애국가를 주로 방송하고 있으며 유튜브 등에는 이 곡이 북한의 공식 애국가로 올라와 있다”고 보도했다. 보수 유튜버들도 “북한 애국가 앞 소절을 그대로 따서 대한민국 애국가로 그대로 연주했다. 이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라며 색깔론에 불을 지폈다.

보훈처는 29일 해명자료를 통해 “이번 6·25행사가 70주년과 국군전사자 유해봉환식이 함께 거행된다는 점을 고려, 애국가가 특별히 엄숙하고 장중한 분위기로 연주될 필요가 있다고 논의했고 이를 KBS 교향악단에 전달했다”며 “KBS교향악단은 장엄한 울림이 잘 전달되면서도,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1악장, 영국 국가 ‘갓 세이브 더 퀸’, 바그너 ‘로엔그린’ 등에서도 흔히 사용돼 대중에게 친근감을 주는 곡으로 애국가 전주를 연주했다”고 밝혔다.

▲ 동아일보 29일자 6면 “6·25 추념식 때 연주한 애국가 도입부, 北애국가와 유사 논란”
▲ 동아일보 29일자 6면 “6·25 추념식 때 연주한 애국가 도입부, 北애국가와 유사 논란”

이번 70주년 추념식 애국가 편곡을 맡은 김바로씨도 29일 YTN을 통해 “샘플로 보내주셨던 영상이 있었는데 영국 국가를 연주하는 동영상이었다. 북한 애국가가 이렇게 (영국 국가와 비슷하게) 돼 있다는 걸 만약 제가 알았으면 피했을 수 있다.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라고 해명했다.

납득할 만한 해명에도 보수 야당은 색깔론을 확대 재생산 중이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6·25 70주년 행사에 관해 “공영방송 KBS 교향악단이 새롭게 편곡해 연주한 애국가는 도입부 10초가량이 북한 애국가와 매우 흡사했다. 저도 처음 행사를 보면서 애국가가 울리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30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관여한 이번 기념식이 구설에 올랐다면서 “인터넷에선 기념식에 연주된 애국가의 도입부가 북한 국가와 일부 비슷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태영호 페이스북.
▲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태영호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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