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 결과가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형의 근로자성 인정된다, 부당해고 사실이다. 그 과정에 CJB청주방송 이 건물 안에 있는 임직원들의 위증·위법·부당행위가 있었다는 점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그들만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본인들이 인정하고 이행하겠다 약속한 조사인데, 회의마다 이두영 회장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동생 이대로씨)

청주방송 노사와 유족, 시민사회단체가 수용키로 합의한 ‘이재학 PD 사망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결과가 발표됐지만 사측이 ‘인정 불가’ 입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청주방송 대주주인 이두영 이사회 의장이 결렬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대책위)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학 PD 동생 이대로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학 PD 동생 이대로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 등은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 등은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날 오후 5시 사옥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는 대책위와 전국언론노동조합 청주방송지부,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사건 충북대책위원회,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건설노조 충북통합지부(준), 민주노총 충북본부와 고 이재학 PD 유가족을 포함한 300여명이 참가했다.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첫 발언에 나서 “회사가 아직도 최종 합의를 못하는 이유가 유족의 무리한 요구 탓인가? 절대 아니다. 유족은 합의와 이 PD의 명예회복을 위해 많은 양보를 했는데도 사측은 이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오 위원장은 “사측 위원이 합의점에 이르려 할 때마다 판판이 무산되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바로 청주방송의 대주주 이두영 이사회 의장 때문”이라며 “이 의장은 지난 24일에도 마지막 협의를 틀어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제 이두영 의장이 지역사회에서 과연 발붙일 수 있을지 오히려 걱정스럽다.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 경영 간섭을 관두고 결과를 인정하라”고 말했다.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은 “CJB 시청자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시청자위에서 이성덕 청주방송 대표이사에게 사내 비정규직 문제를 질문해 답을 들었다”고 했다. 이수희 국장은 “당시 이성덕 대표는 ‘너무나 부끄럽다.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고 했는데, 이재학 PD를 생각하면 그 말을 듣고서 흘려보낸 것이 자책이 된다”고 했다.

이 국장은 “그러나 이재학PD를 생각하면서 언제까지 부끄러워할 수 없다. 지역언론은 너무나 중요하고 지역주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토호세력과 손잡고 이권 챙기는 데 혈안 된 듯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진상은 밝혀졌다, 결과를 이행하라” “유족에게 사과하고 진상조사 인정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장원석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장. 사진=김예리 기자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29일 청주방송 앞에 모여 1박2일 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합의이행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장원석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장. 사진=김예리 기자

이 PD의 동생 이대로씨는 발언 사이사이 메인 목을 가다듬으며 한동안 침묵했다. 이씨는 “(형이 세상을 뜬) 2월4일엔 눈이 왔다. 근데 벌써 더워지고 비가 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모든 분이 합의하고 용서하고 더 좋은 CJB청주방송 만들겠다고 노력해주신 것을 알고 있다. 저는 용서하지 못한다. 이 건물의 잘못한 분들이 스스로 가족과 도와주신 여러분 앞에 잘못을 인정하고 무릎 꿇지 않으면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청주방송은 도덕성과 공정성이 기본인 방송사다. 그런데 어떤 기업보다도 도덕과 공정을 찾아볼 수 없다. 이두영 개인의 회사”라며 “이 세상에서 그들(청주방송)만 형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에 연대 참가한 고은성 건설노동조합 충북건설기계지부장은 “나는 이곳에서 일한 이재학 PD가 본인을 위해 목숨 바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청주방송뿐 아니라 전국의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지부장은 “정신을 차리자. 어느 사업장이든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는 나라를 만들어 더 이상 이재학 PD같은 안타까운 열사 동지가 나와선 안 된다”며 “청주방송과 두진건설이 사죄하도록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이튿날 30일 아침 사옥 정문에서 출근 선전전을 진행했다. 사진=대책위 제공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이튿날 30일 아침 사옥 정문에서 출근 선전전을 진행했다. 사진=대책위 제공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이튿날 30일 아침 사옥 정문에서 출근 선전전을 진행했다. 사진=대책위 제공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대책위원회’는 이튿날 30일 아침 사옥 정문에서 출근 선전전을 진행했다. 사진=대책위 제공

이들은 6시30분께 결의대회를 마치고 청주방송 사옥 옆에서 밤샘농성을 이어갔다. 대책위는 이튿날 30일 아침 사옥 정문에서 출근 선전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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