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이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노래 영상으로 대담을 나눴는데 다시보기 서비스에서는 해당 부분만을 삭제했다. TV조선 관계자는 “왜 삭제했는지 잘 모른다”고 답했다.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는 지난 23일 방송에서 ‘때아닌 족보 논란’이라는 주제로 진행자와 출연자가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남명 조식 선생의 후손’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이야기는 조국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대담했다.

이후 갑자기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는 유튜브채널 ‘류형수TV’에 올라온 조국 전 장관이 노래하는 영상을 재생했다.

진행자인 윤정호씨는 “조국 전 장관이 지인들과 모인 자리에서 노래하는 장면이 유튜브에 공개됐는데요. 조금만 보시죠”라고 운을 뗐다.

▲지난 23일 방송된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23일 방송된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방송화면 갈무리.

윤정호씨는 “이 장면은 민중가요 작곡자인 류형수씨가 유튜브 류형수TV에 올린 동영상이다. 언제 이 부분이 촬영됐는지 밝히지 않았다. 모년모월모일모처 반가운 얼굴을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노래가 가다가다 지치면 다시 돌아오리라는 내용이 있는 ‘나들이’라는 노래다. 이게 갖는 상징성이 있지 않냐고 해석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한 뒤 패널 중 한 명에게 “어떻게 들었냐”고 묻는다.

출연자인 김종욱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연구교수는 “386 문화 같은 것이다. 노래를 너무 잘 부르시는 건 아닌데, 저런 내용 자체가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자기들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는 모양인 것 같다”며 “그런데 왜 저 영상을 이 시점에 공개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재판 와중인데, 저걸 공개하면. 황희석씨 발언도 그렇고 자기들이 이야기하는 게 오히려 조국 전 장관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런 걸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출연자인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본부장은 “부산에서 조국 전 장관이 소주를 ‘대선’과 연결해서 해석이 있었다. 그렇게 되면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 정치부 기자들은 그렇게 해석해요. 그런 논란이 일어날 걸 알면서도 이것을 유튜브에 올렸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그게 맞느냐. 재판 중이고 지금 북한 문제 때문에 시끄러운데 이 시점에서 영상을 올린 게 맞냐”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23일 방송된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방송화면 갈무리.

이날 가장 황당한 발언을 한 사람은 김미선 TV조선 정치부 기자였다. 김미선 기자는 “맥주 컵이 테이블에 있다. 맥주인지 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갈색 액체에 거품이 조금 있다. 책상을 두드리고 있다. 또 기타반주에 맞춰서 열창하고 있는데 고개 움직임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굉장히 흥에 겨운 것으로 보인다. 기분 나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런 평이 나온다”고 했다.

이어 김미선 기자는 “노래 가사에 뜻이 있는 것 아니냐. 지금 반팔을 입은 거로 봐서 (영상을 촬영한 시점이) 여름께가 아닌가. 굉장히 이슈되면서 각 포털 주요 뉴스로 올라오고 있다. 조회수도 방송 들어오기 전에 1만 정도였는데, 지금 1만6000회를 상회하고 있다. 이렇게 이슈되고 있는데도 지금 이 시각 현재까지 영상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23일 방송된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23일 방송된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방송화면 갈무리.

그러자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이런 대담을 지적했다. 남영희 부의장은 “좀 안타깝다. 조회수가 저도 궁금했다. 얼마나 됐길래 이슈됐다고 하나. 1만회 정도 조회수를 이슈됐다고 말하는 게, 이런 식의 보도를 저희가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언론 보도 행태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나 안타깝다”고 했다.

끝에 윤정호씨는 “조국 전 장관을 저희가 등장시키는 데는 그만큼 관심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노래하는 것도 화제가 되는 데다 내용에 대해서도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 있어서 이야기했다. 오늘 갑자기 이 동영상이 떠서 새로운 뉴스이기도 해서 저희가 소개해드린다는 것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종편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는 임동준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는 27일 미디어오늘에 “일일 단위로 종편 프로를 모니터링한다.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해당 영상을 볼 수 있게 링크를 넣고 있는데, 보고서를 다 쓰고 나서 다시 보니 TV조선이 해당 부분만 삭제했다”고 말했다.

임동준 활동가는 “이런 맥락 없는 발언이 나오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늘 있는 일이지만, 이번 사례는 정말 황당했다. 이런 황당한 대담을 나눠도 추출해서 지우지 않는다. 대부분 출연자 발언이 문제 소지가 있거나 허위사실을 방송하게 되면 편집해서 잘라내는 경우들이 있었다. 이 내용은 어떤 문제 소지를 가지고 TV조선이 삭제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TV조선 관계자는 26일 미디어오늘에 “어떠한 이유로 삭제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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