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BS 지배주주인 태영건설의 자산총액이 9조7000억 원을 넘어서며 지상파 방송에 대한 소유지분 상한이 10%로 제한되는 10조 원 규제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SBS 안팎에서 SBS 매각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방송독립시민행동이 26일 성명을 내고 “지상파 방송에 대한 대기업 집단 소유규제 완화 요구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은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 TY홀딩스 사전승인 심사 의견청취 자리에서 “10조원이 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일과 11일 태영건설은 스스로 공시를 통해 10조원 규제에 따라 SBS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인했다. 이어 SBS는 10조원 규제를 지킬 수 없으니,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태영건설이 지주회사인 TY홀딩스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회사 추가 상장 등으로 올해 안에 규제기준인 자산규모 1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한 상황”이라며 “규제를 지키겠다고 하더니 또 매각할 수도 있다고 했다가, 이제는 법이 거추장스러우니 아예 법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등 언론 종사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목동 SBS사옥.
▲목동 SBS사옥.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윤석민 회장도 아닌 SBS 사측이 나서서 10조 규제 완화를 들고 나온 것은 윤 회장 측이 주장해 온 것과 달리 SBS의 소유와 경영이 전혀 분리돼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방송법상 10조 규제 완화는 지난 30년간 SBS를 방송 사유화의 전형으로 만들어 사익을 추구해 온 특정 건설자본에 대해 또다시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해 “특정 자본에 대한 특혜적 규제 완화는 단호히 거부하고 그간의 방송사유화와 일감 몰아주기 등 부도덕하고 편-탈법적인 건설자본의 방송지배 행태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한 뒤 “TY홀딩스 전환으로 인한 태영건설과 윤석민 회장의 사전승인 조건 이행 여부를 성실히 감독하고 SBS 재허가에 철저히 반영하라”고 밝혔다.

한편 지상파 방송의 대주주인 건설자본을 둘러싼 사회적 문제는 여러 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광주방송 대주주인 호반건설의 경우 2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보도 기능을 동원한 건설수주 지원 의혹 등이 제기돼 왔다. 최근 故 이재학PD 사건 진상조사 과정에서 이두영 회장의 방송 사유화 문제가 드러난 청주방송 역시 두진건설이 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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