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에 정규직 내부와 취업준비생 일각의 불만에 반박하고 나섰다.

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내부 직원으로 보이는 시민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오’라는 글이 청원 이틀 만에 22만을 넘겼다.

이를 두고 황덕순 일자리수석은 24일 저녁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이들 주장의 쟁점에 일일이 반박했다. 황 수석은 인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 1900여명 정규직화 후폭풍과 관련 “이번에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민들과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보기에 상당히 자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오해 같은 것들이 퍼진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황 수석은 1900명 정규직화 결정이 이번에 내려진 게 아니고 지난 2017년 12월에 인천공항공사의 전반적인 정규직화 방향을 결정하면서 이미 정해져 있던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에는 애초 2000명의 정규직과 1만명의 비정규직이 있었다. 인천공항은 대다수의 비정규직으로 운영된 공항이다. 황 수석은 이런 상징적 의미가 있어 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갔으며 1만명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서 국민 생명 및 안전과 관련이 있는 업무인 3000개의 업무는 직접 고용으로 전환, 7000개는 자회사 정규직 전환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황 수석은 이번에 발표된 1900명의 경우는 이미 직접 고용으로 결정된 생명안전업무 일부의 상세계획이 나왔다는 의미라고 했다.

주진우 진행자는 조선일보와 조선비즈 등이 ‘인천공항 직고용 후폭풍 모두 불만’. ‘비정규직 고용에 갈등 커지는 인천공항’. ‘직원들 떼쓰면 다 뽑아주나’, ‘직고용 인천공항 보안요원 연봉 5000만원 된다’는 보도와 ‘이게 오해다’라는 보안검색요원의 반대 청원글을 소개하면서 사실이 뭐냐고 질문했다.

이에 황 수석은 “이번에 전환하는 일자리는 소위 취업준비생들이 준비하던 정규직 일자리가 아니고, 이미 공항에서 보안검색으로 일을 하고 있던 분들을 이제 전환하는 것이고, 이들의 임금도 5000만원이 아닌 3300만원 정도인데, 용업업체에 가던 관리비 포함 35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며 “이분들 일자리가 기존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황 수석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정규직을 못 뽑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에 의하면, 2016년 공공기관 채용인원이 2만1000명, 2017년 2만2000명에 비해 2018년에 정규직 신규 채용이 3만3000명이 넘었고, 지난해엔 3만3000명이 넘었다. 오히려 청년들이 갈 수 있는 공공기관의 정규직 일자리가 과거에 비해 50% 이상 늘었다고 황 수석은 강조했다. 

▲ 황덕순(오른쪽)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6월24일 저녁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관련 문제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BS 갈무리
▲ 황덕순(오른쪽)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6월24일 저녁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관련 문제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BS 갈무리

주진우 진행자도 자신을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취업준비생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냐’는 주진우 진행자의 질의에 황 수석은 “청년 취업 상황이 어려운 게 오래된 일이고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신규 채용이 늦춰져 훨씬 더 어렵다”며 “그런 상황에서 어떤 잘못된 정보가 그런 청년들의 답답한 마음에 불을 지르는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황 수석은 “그런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청년들에게 갈 수 있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의 반발을 두고 황 수석은 “이해당사자가 많이 있는 정책이라 하나로 모으기가 상당히 어려운 정책”이라며 “그런데 이미 정규직 노조하고는 2017년 12월에 이미 합의했고, 올해 2월에도 해당 분야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황 수석은 “다만 이 과정에서 정규직 노조의 입장에서 직원들이 늘어나게 되면 자신들에게 올 수 있는 복지가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우려의 영향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보안 검색요원의 경우 처우가 어렵고, 열악한 환경이라 취업준비생들이 별로 관심이 없던 자리였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주진우 진행자의 질의에 황 수석은 “이들이 용역회사라고 하는 간접 고용 형태로 일을 하고 있던 분들”이라며 “하지만 보안검색은 언제나 있어야만 하는 일이고 공항의 핵심 업무인데, 정규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황 수석은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그동안 공사 취업 준비라는 청년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가 당연히 아니었다”며 “이들이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이 된다면 오히려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 장기적으로는 청년들이 갈 기회도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황 수석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정부 혼자가 아니라 당사자들이 지혜를 모아서 가능하면 연대라고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 이런 노동시장의 차별의 문제나 불공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서도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오'라는 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오'라는 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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