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김정은 군사계획 보류에 “관계개선 물꼬” “휘둘리지 말아야”
김정은 군사계획 보류에 “관계개선 물꼬” “휘둘리지 말아야”
[아침신문 솎아보기] 남북 긴장 완화 국면에 ‘북한, 대내외적 정세 판단’ 해석 모여…동아일보 ‘건강이상설’ 다시 지피기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제동을 건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이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위원회에서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 23일엔 강원도 철원군 평화전망대 인근 일부 지역에서 21일부터 재설치됐던 대남 확성기 10여개가 철거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북측이 예고했던 군사행동이나 전단 살포 계획도 보류될 전망이다. 25일자 주요 일간지들은 각자 뉴스분석 기사를 통해 정세를 전망했다.

한국일보(군사행동 돌연 보류…김정은 ‘전략적 숨고르기’)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두고 김 위원장이 ‘굿 캅’(착한 경찰) 역할을 자처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고 해석했다. “동생인 김 제1부부장이 대남 압박전을 주도해 남북관계를 긴장으로 몰고 가는 ‘배드 캅’(나쁜 경찰) 역할을 맡도록 한 뒤 김 위원장은 언제든 대화에 나설 수 있는 ‘정상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북한식 전략”이라는 것이다.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서전에서 2018~2019년 북미 정상회담 이면을 폭로하자 국제 여론 추이를 보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도 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군사 계획을 ‘기각’ 아닌 ‘보류’했다는 점에서 “추가 군사 행동을 위해 보다 명확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국일보는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 본회의에 상정할 주요 군사 정책 토의안을 심의했다고 밝힌 만큼 추가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게다가 이날 예비회의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져온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참석 사실만 공개한 것도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를 전했다.

▲ 6월25일자 한국일보 1면 기사.
▲ 6월25일자 한국일보 1면 기사.

경향신문(불만 표출·내부 결속 달성…‘더 나가면 한·미훈련 빌미’ 판단)은 △남측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방지와 재재 장기화 등으로 인한 경제난 집중으로 내부 결속 다졌다고 판단 △볼턴 전 보좌관 회고록을 계기로 대외 전략 재고 필요성 인지 △미국이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한 부담 등이 작용했을 거라 봤다. 또한 “한·미의 군사전력이 우세한 상황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북한에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또 군사적 긴장감을 높였다가 8월로 예상되는 한·미 연합훈련이 대규모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뒀을 수 있다”며 “북한이 지난달 당 중앙군사위 제7기 4차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이번 회의에서는 ‘전쟁 억제력’이라고 한 것도 미국을 의식해 수위 조절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1면 머리에 각각 ‘남매의 남한 길들이기’, ‘남매의 협박극’ 류의 제목을 사용하며 불신을 드러냈다. 조선일보(김정은 남매 ‘6월 협박극’ 노림수는 제재완화)는 “김정은의 '보류' 결정은 이번 위기 국면 조성을 통해 얻고자 했던 대내외적 목적들이 어느 정도 달성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평소 민감한 ‘탈북자’ ‘삐라’ 이슈를 대서특필해 ‘대남 적개심’ 고취와 동요하는 주민을 다잡는 목적을 달성하고, 남한 정부의 단속·처벌 의지를 불렀으며, 미국·중국 등 국제사회 관심을 끌었다는 것이다.

2면 기사(北, 내부 단속 쇼…평양까지 3개월 식량배급 끊겨 민심 폭발 직전)에서는 북측 도발 원인을 ‘내부 단속 쇼’라 명명했다. 조선일보는 “북한이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장기화로 평양 시민들에게 3개월간 배급을 주지 못하고 일부 대도시에서도 아사자가 나오는 등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며 “이번 대남 도발은 경제 악화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한편 중국과 남한에서 대규모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협박용”이라는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분석을 전했다.

▲ 6월25일자 동아일보 사설.
▲ 6월25일자 동아일보 사설.
▲ 6월25일자 서울신문 사설.
▲ 6월25일자 서울신문 사설.

동아일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시키는 것을 ‘화상회의’를 통해 결정했다”며 그 배경에 여러 의문을 제기했다. “중요 결정을 화상회의로…김정은 건강 안좋나, 코로나 번졌나”라는 제목의 기사다. 동아일보는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연관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 △메시지 수위 관리의 일환이라는 분석에 이어 또 한번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을 제기했다.

사설(美 힘 앞에 움츠린 北…섣부른 달래기 대신 책임 따져야)에서는 “남북철도 연결이나 관광 재개 등 섣부른 달래기보다는 원칙에 입각한 정면 돌파만이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 연락사무소 폭파 책임을 끝까지 추궁해 다시는 무모한 도발을 꿈꾸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비핵화 접근법 차이로 느슨해진 한미동맹을 다시 강화하고 한미공조를 되살리는 노력이 더더욱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신문은 사설(북한 대남 군사행동 보류, 남북은 대화 재개하라)에서 “남북 모두 증오보다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함께 돌파구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북한의 이번 ‘보류’를 계기로 남북 간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살려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다시 한번 대북특사 파견을 통해 남북 최고위층의 의지를 담은 실무협상을 성사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북한은 우리 측의 남북 간 각종 협력사업 제안에 적극 호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6월25일자 한겨레 3면 기사.
▲ 6월25일자 한겨레 3면 기사.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보도가 이어졌다. 경향신문(방치된 노동 양극화 ‘을 대을 사투’ 촉발)과 한겨레(‘비정규직 남용’ 바로잡는 과정 진통…정규직화 방식 혼선도)는 구조적 논란에 집중했다. 한겨레는 특히 사설(인천공항 정규직화, 반발 이해되나 가야 할 길)에서 “일부 언론은 이참에 다시 한번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 자체를 공격하고 있다. 온갖 차별로 고통받는 비정규직이 너무 많은 현실이 ‘정규직 로또 신화’의 본질인데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죄악시하는 주장들이다. 본말을 뒤집는 왜곡”이라고 지적한 뒤 “정부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갈등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에 귀기울여야 한다. 청년들을 절망에서 건져내려면 노동 양극화와 고용위기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동자는 알바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보안검색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전했고, “인천공항 정규직화, 청년 일자리 뺏는 것 아닌 기존 비정규직 전환”이라는 청와대 입장을 함께 실었다. 한국일보는 “대부분 무기계약직 되거나 자회사에 고용…‘로또 취업 비난 억울’” 기사와 함께 “시험 없이 전원 정규직 되고 연봉은 5000만원”이라는 제목의 팩트체크 기사를 올렸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청년의 분노’에 청와대가 호응하지 못한다는 논조의 기사를 배치했다. 조선일보 “인천공항 사태에 기름부은 靑 ‘응시 희망자엔 큰 기회’”, 중앙일보 “취준생 들끓는데, 청와대 ‘정규직화, 더 많은 일자리 위한 것’” 등이다. 세계일보 사설은 “애초 비정규직을 없앤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다. 노동시장이 경직되면 기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경제도 활력을 잃는 법”이라며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 6월25일자 세계일보 10면.
▲ 6월25일자 세계일보 10면.

한편 6·25 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은 기획 기사들도 나왔다. 경향신문은 ‘6·25전쟁 70년, 평화를 묻다’ 기획에서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뤼차오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연구원 겸 남북한연구센터 수석전문가 인터뷰(뤼차오 “유일하게 남북 모두와 우호관계 유지한 중국을 잘 활용해야”)를 실었다. 서울신문은 금정굴 민간인 희생자(“빨갱이 가족이란 낙인 두려워…금정굴 쪽은 쳐다도 안 봤어요”) 목소리를 전했고, 세계일보는 예비역 중위 이현원씨 인터뷰(“사지 잘린 병사들 물밀 듯 밀려와…” 21살 간호장교는 병실서 싸웠다) 함께 6·25 참전 여군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조선일보는 미국 참전용사였던 헨리 셰이퍼씨 인터뷰(“오른팔, 두 다리 잃었지만…장진호 전투는 자랑스러운 기억”)를 전했고, 한국일보는 주미·주한 멕시코대사 공동 기고(미군으로 참전한 멕시코인 10만명…‘잊힌 전쟁’의 영웅들 추도할 때)로 미군으로 참전했던 멕시코인들을 기억했다. 한겨레는(“최소 168곳 민간인 학살…우린 무덤 위에 살고 있다”)는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자들의 유해발굴 현황과 과제를 짚는 ‘학살, 잠들지 않는 기억’ 기획 기사를 냈다.

아래는 25일 전국단위 주요 종합일간지들이 1면 머리기사로 배치한 기사들의 제목이다.

경향신문: 방치된 노동 양극화 ‘을 대을 사투’ 촉발
국민일보: 우리의 자유 있게 한 이름모를 용사여
동아일보: 70년만에야 돌아온 전사자…살아도 못오는 국군포로
서울신문: 남북 ‘파국 열차’ 일단 멈췄다
세계일보: “미래성장, 탄소 없는 수소경제에 달렸다”
조선일보: 김정은 남매 ‘6월 협박극’ 노림수는 제재완화
중앙일보: 김정은·여정 강온 전술 남매의 남한 길들이기
한겨레: 북 ‘군사 행동’ 멈췄다…숨 돌린 한반도
한국일보: 군사행동 돌연 보류…김정은 ‘전략적 숨고르기’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20-06-25 12:07:09
나는 북한에 한마디만 하고 싶다. 외교와 합의는 신뢰다. 이 신뢰를 깨버린다면, 어떤 나라도 합의를 먼저 파기한 나라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