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협력 업체 소속 보안검색 요원 1900명을 공사의 직고용 형태로 정규직 전환한다고 발표하자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불공정한 처사’라며 불이 붙었다. 이런 논란을 신문도 다뤘지만 각 신문마다 주제를 다루는 온도 차가 컸다.

조선일보는 해당 이슈를 1면에 배치했다. 3면 기사에서는 ‘떼쓰면 정규직’이라는 부제를 쓰기도 했다. 3면에 해당 이슈를 전면 배치해 적극적으로 ‘역차별 논란’을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도 조선일보 관점과 같은 기사를 배치했다.

서울신문이나 국민일보는 ‘팩트체크’ 코너를 사용해 접근했다. 이 팩트체크의 관점은 ‘비정규직에서 전환되는 사람의 연봉은 정규직보다 적다’라는 것을 확인해주는 식이다.

한겨레나 경향신문 등 이른바 진보적 성향의 언론은 해당 이슈를 이날 지면에 싣지 않았다. 전날인 23일 이들 신문은 이 소식을 ‘정규직 전환’, ‘직접 고용’의 키워드를 사용해 스트레이트 기사로 다뤘다. 이후 논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관점을 개진하지 않았다.

▲24일 조선일보 1면.
▲24일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이 주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다뤘다. 해당 이슈를 1면으로 다룬 것은 아침에 발행하는 주요 종합 일간지 중 조선일보뿐이다. 조선일보는 1면 톱기사로 “운 좋으면 정규직, 이게 K고용”이라고 제목을 뽑은 기사를 실었고 3면에도 “文공약 지키다가…인천공항 ‘정규직‧새 정규직‧자회사 정규직’ 내분”, “文대통령, 노량진서 컵밥은 왜 드셨나”, “공공부문 19만명 정규직 전환, 청년 채용은 그만큼 더 줄어들 듯”이라고 3면을 모두 해당 주제로 채웠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해당 이슈를 다룬 관점은 불공정하다는 것이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특히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 간 채팅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대화 캡처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분노를 부채질했다”며 “이 대화의 한 참여자가 ‘22세에 알바천국 통해 보안요원으로 들어와서 이번에 정규직 전환이 된다’ ‘서·연·고(서울·연세·고려대) 나와서 뭐 하냐. 너희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이라고 적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청년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일련의 평등 추구 정책을 ‘노력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1면 기사에서 이어지는 기사인 3면 기사의 부제는 ‘떼쓰면 정규직’이었다.

▲24일 조선일보 3면.
▲24일 조선일보 3면.
▲24일 조선일보 사설.
▲24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뭐하러 공부하나’ ‘이게 공정이냐’는 청년들”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이슈를 다뤘다. 이 사설은 “전 세계에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는 없다”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기업이 다양한 고용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높아져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썼다.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비슷한 관점으로 사안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2면 기사에서 ‘채용 역차별 논란’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기존 정규직 직원들의 반발을 주로 전했다.

반면 서울신문과 국민일보는 ‘팩트 체크’로 접근했다. 서울신문과 국민일보는 ‘팩트 체크’라는 관점으로 각각 12면, 19면에 다뤘다.

▲24일 서울신문 12면.
▲24일 서울신문 12면.

서울신문 12면 ‘인천공항 알바가 연봉 5000만원?… 3.7% 올라 3630만원!’기사에서 “협력사 소속 보안검색요원의 평균 연봉은 3500만원 수준이며 3.7% 인상률을 적용하면 3630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게 된다”며 정규직 직원과의 다른 연봉을 강조했다. 또한 전원 정규직 전환이 아니고 800명은 공개 경쟁해야하고 대졸공채 인원 감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국민일보도 서울신문의 접근과 비슷했다. 국민일보 19면 팩트체크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연봉 5000’ 받을까?”기사는 “과연 보안검색원 등이 향후 기존 인천공항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처우, 이른바 ‘연봉 5000’을 받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라며 “이들은 직접 고용 후에도 자회사 정규직으로 고용될 때와 동일한 액수의 임금을 받을 예정”이라고 썼다.

경향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해당 이슈를 지면에 싣지 않았다. 경향신문이나 한겨레는 24일 지면에서는 해당 이슈를 다루지 않았지만 전날인 23일 스트레이트 형식으로 다뤘다. 경향신문은 23일 이 주제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1만명 정규직화 이달 마무리’ 보안검색요원 1900명 직접 고용”이라고 썼다.

▲전날인 23일 경향신문 8면.
▲전날인 23일 경향신문 8면.
▲23일 한겨레 13면.
▲23일 한겨레 13면.

한겨레도 전날인 23일 “인천공항공사 ‘보안검색 1902명 직접고용’ 이번엔 정규직 노조가 반발”이라고 다룬 적이 있었다. 오히려 한겨레는 이 기사에서 “보안점검 정규직 전환 노동자 1902명 중 2017년 5월 정규직 전환 선언 이후 입사한 노동자 800여명은 공개경쟁 방식을 거쳐야 해 자칫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보안검색 노조 쪽은 탈락한 노동자의 고용 안정 방안 없이 졸속으로 직고용 전환 대책을 내놨다며 반발하고 있다”며 “공사 쪽은 일단 채용 절차를 진행하며 탈락자에 대한 구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