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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넘사벽’에 국내업체 2위 오락가락하는 이유는
넷플릭스 ‘넘사벽’에 국내업체 2위 오락가락하는 이유는
티빙·CJENM 계열 홈페이지 통합해 PC 데이터 부정확, 넷플릭스 평균 이용시간도 1위

TV로 TV를 보지 않는 시대, 최근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사업자의 이용자 데이터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의 독주, 지상파(푹)·SK텔레콤(옥수수)의 합작 서비스 웨이브의 부진, 그리고 CJENM과 JTBC가 연합한 티빙의 도약으로 요약되는데 정작 이를 보도한 매체마다 이용자수는 물론 순위 집계에 차이가 있었다.
 

넷플릭스 다음은 누구? 같은 출처 다른 순위

우선 티빙이 국내 사업자 가운데 1위, 넷플릭스 포함 2위를 차지했다는 기사가 많았다. 중앙일보는 “티빙이 웨이브를 역전”했다고 단정해 보도했다. “티빙, SKT-지상파 연합 ‘웨이브’ 따돌리고 토종 OTT 1위”(디지털타임스)를 비롯해 머니투데이, 지디넷코리아, 뉴스1, 전자신문, 조선비즈 등이 대동소이한 보도를 했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넷플릭스 순이용자수가 736만 명을 기록한 가운데 티빙의 순이용자는 394만7950명으로 웨이브(393만9338명)에 앞섰다.

반면 연합뉴스, 조선일보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웨이브의 순이용자가 346만4579명, 티빙은 254만2374명으로 웨이브가 티빙에 90만 명 이상 앞섰다. 이들 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5월 순이용자수는 637만 명이다.

두 유형의 기사 모두 코리안클릭의 5월 조사를 대상으로 했지만 데이터가 달랐다. 확인 결과 통계 대상에 차이가 있었다. 티빙이 역전했다는 자료는 모바일앱과 웹(PC·모바일)의 순이용자수를 더한 통계다. 반면 연합뉴스, 조선일보 등이 보도한 웨이브 이용자가 90만 명 이상 많게 나온 자료는 모바일앱 데이터만을 취합했다.

▲ 웨이브 홍보 이미지.
▲ 웨이브 홍보 이미지.
▲ 티빙 홍보 이미지.
▲ 티빙 홍보 이미지.

 

티빙 PC 이용자 넷플릭스 맞먹는다?

PC에서도 OTT를 시청하니 모바일 앱 외에도 웹 데이터를 더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티빙의 웹데이터는 유독 튄다. 모바일 앱에서는 여유롭게 앞섰던 웨이브가 웹 데이터만 떼 놓고 보면 웨이브(72만명), 티빙(169만명)으로 2배 넘는 격차로 밀렸다. 웹데이터만 추산해보면 티빙의 순이용자수는 넷플릭스(161만명)를 근소하게 넘어선다.

이 경우 웹 데이터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웹 이용자 데이터는 앱 접속을 통한 시청여부를 판단하는 모바일과 달리 해당 사이트 접속 기록을 추산한다. 티빙은 웹사이트의 경우 티빙 서비스 뿐 아니라 CJENM의 계열 채널과 프로그램 사이트까지 통합 운영하고 있다. 포털에서 ‘tvN’이나 ‘삼시세끼’를 검색해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것도 티빙 접속으로 잡혔다는 얘기다. 이처럼 티빙의 PC 데이터가 유독 튀는 이유는 관련 채널, 콘텐츠 사이트 방문 데이터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모바일앱만 따로 추산한 데이터의 정확도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 코리안클릭 지난 5월 순이용자 통계. 왼쪽은 모바일 앱 데이터, 오른쪽은 웹(PC, 모바일) 합산 데이터. 티빙의 웹 데이터는 CJENM 관련 홈페이지 접속까지 포함된다.
▲ 코리안클릭 지난 5월 순이용자 통계. 왼쪽은 모바일 앱 데이터, 오른쪽은 웹(PC, 모바일) 합산 데이터. 티빙의 웹 데이터는 CJENM 관련 홈페이지 접속까지 포함된다.

물론 코리안클릭 조사는 앱과 웹 모두 여론조사처럼 표본을 뽑아 실시했고 데이터 수집방식에 여러 한계가 있기에 정확하지는 않다. 이 경우 다른 조사를 함께 보면서 추이를 가늠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표본조사 방식으로 집계하는 아이지에이웍스의 지난달 데이터를 보면 넷플릭스 순이용자수는 479만 명, 웨이브는 295만 명, 유플러스모바일 192만 명, 티빙 149만 명 순이다. 넷플릭스가 독주를 보이는 가운데 웨이브가 티빙에 앞섰다.

▲ OTT 모바일앱 순이용자수(코리안클릭 자료)
▲ OTT 모바일앱 순이용자수(코리안클릭 자료)
▲ OTT 모바일앱 순이용자수(아이지에이웍스 자료)
▲ OTT 모바일앱 순이용자수(아이지에이웍스 자료)

 

웨이브 침체, 티빙 성장 왜?

티빙이 웨이브에 맞먹을 정도가 아니라고 해서 티빙이 과대평가됐다는 건 아니다. 흐름을 보면 웨이브가 정체기를 보이는 반면 티빙이 매섭게 성장하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티빙의 모바일앱 순이용자수는 지난 1년 간 124만5217명에서 254만2374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아이지에이웍스 조사에서도 티빙의 순이용자는 지난해 5월 77만 명에서 지난달 149만 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일부 언론은 티빙의 성장과 웨이브의 부진을 비교하며 지상파의 조직문화, 서비스 기술 수준 등 여러 분석을 내놓았는데 가장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콘텐츠의 차이다.

웨이브와 티빙에 모두 콘텐츠를 공급하던 JTBC가 웨이브와 계약을 중단하고 티빙과 합작에 나서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여기에 최근 CJENM의 ‘삼시세끼’ ‘사랑의 불시착’ ‘슬기로운 의사생활’, JTBC의 ‘이태원클라스’ ‘부부의 세계’ 등 티빙 라인업이 강력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웨이브는 지난해 KBS ‘동백꽃 필 무렵’과 올해 초 SBS ‘스토브리그’ 등이 선전하긴 했으나 이후에는 성공작이 없어 뒷심이 약했다. 웨이브가 투자한 ‘꼰대 인턴’ 등의 콘텐츠가 크게 주목 받지도 못했다.

이용자가 콘텐츠에 반응한다는 점은 콘텐츠에 따라 상황이 반전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콘텐츠 흥행 여부는 예단하기 힘들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상파 콘텐츠의 몰락을 조명하는 기사가 많았으나 ‘동백꽃 필 무렵’과 같은 작품이 등장해 시청률 20%를 넘기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경우도 있다. 웨이브는 대대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하반기에 예고돼 있다며 반전 계기가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티빙에서도 통합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투자가 늘면서 지금보다 더욱 선전하는 작품을 내놓을 수도 있다.

넷플릭스 평균 이용시간도 ‘우위’

코리안클릭과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넷플릭스의 저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넷플릭스의 지난 5월 기준 모바일앱 순이용자는 637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 9월 353만 명에서 두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월 이용자 465만 명에서 3월 561만 명으로 한 달 만에 100만 명 가까운 이용자가 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3월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을 공개한 시기다. 아이지에이웍스 조사에서도 넷플릭스의 순이용자는 지난해 5월 177만 명에서 지난달 479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 주요 OTT 모바일 앱 순이용자 추이(코리안클릭 자료)
▲ 주요 OTT 모바일 앱 순이용자 추이(코리안클릭 자료)

넷플릭스는 이용시간 측면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코리안클릭 조사에서 넷플릭스의 지난달 모바일앱 총 이용시간은 31억 분으로 2위를 차지한 웨이브의 총이용시간(14억 분)에 2배 이상 앞섰다.

이용자 수가 많으니 총 이용 시간도 길다고 볼 수 있지만 평균 수치에서도 넷플릭스가 우위를 점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넷플릭스의 5월 이용자당 평균 이용시간은 489분으로 웨이브(419분), 티빙(322분), 왓챠플레이(202분)에 앞섰다. 이용자 수 뿐 아니라 이용자가 한번 접속해 영상을 보는 시간 역시 넷플릭스가 가장 길었다는 의미다. 아이지에이웍스 조사에서 넷플릭스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웨이브에 밀린 2위를 기록했지만 격차가 크지 않았다. 해당 조사에서 앱 설치자 가운데 넷플릭스를 실제 사용한 비율은 77.47%에 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다른 앱은 60% 미만의 사용률을 보였다.

▲ OTT 모바일앱 평균 이용시간(아이지에이웍스 자료)
▲ OTT 모바일앱 평균 이용시간(아이지에이웍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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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6-24 14:43:28
신자유주의(수익 9 : 나머지1)는 모든 것을 이익 우선으로 한다. 민영화된 프로그램에 공공성이 있는가. 외국 투자자본도 비슷하게 본다. 이들은 한국 공공성에 관심이 없다. 오로지 돈과 이익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공공성을 버려야 하는가. 부정/부패 탐사보도는 우리 기업/정치의 아픈 곳을 찌른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조차 신자유주의로 간다면, 한국은 청렴한 사회가 될 수 있는가. 취약계층은 이익 앞에 버려져야 하나. 나는 공공성에 대한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관세장벽이 아닌 한 나라의 공익적 프로그램 지원(해외에서는 보조금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이 필요하다. 그래도 부정/부패와 공공성을 위한 지원이라면 크게 반발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