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향한 대통령의 의지를 정부가 제대로 뒷받침하고 있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방부·외교부·통일부 장·차관이 참석한 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정부 당국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북측의 과격한 행동과 무례한 언행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대북전단과 같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관련 부처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향한 대통령의 의지를 정부가 제대로 뒷받침하고 있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며 정부 책임을 물었다.

“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경계해야 할 것은 안일함”이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남북 간 합의가 어떠한 장애와 난관에도 진전될 수 있도록 창의적 해법과 끈기 있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호전적 행위가 어디까지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최대의 국방 태세와 외교적 대응을 정부에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도발을 한다면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상황 호전에 대비한 신속한 대책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이 되든 관계부처들이 협력해 철두철미하게 대비해야 한다. 남북이 대립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관계부처가 투철한 사명감으로 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18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 서호 통일부 차관(왼쪽부터), 정경구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 18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 서호 통일부 차관(왼쪽부터), 정경구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해찬 대표는 북한의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일부 지역 군사 배치를 두고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 지적했다. 특히 “외교적 사항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위협적인 발언을 이어가는 것 역시 금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자존감을 모독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북측은 양측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도발행위를 멈춰야 한다. 이런 도발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잃을 것은 우리 민족 전원에 해당된다. 서로 비난하고 대치하는 것은 쉬운 일이나, 남는 것은 한반도의 긴장과 남북 양측의 불안과 불신 뿐이다.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그래도 유일한 한반도 평화로 가는 첫 길”이라며 북측에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하는 한편 “우리 정부도 금도를 넘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두 대표의 발언이 끝나고 비공개로 이뤄진 회의에선 △현 상황 및 주요국 반응과 향후 대응 방안 등 외교부 보고 △북한 동향과 대북전단 대응 및 남북관계 책임 방향에 대한 통일부 보고 △북한의 의도와 우리 군 대비태세에 대한 국방부 보고 △참석 의원들의 질의 등이 이어졌다. 세부 내용은 보안이 필요한 안보 문제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17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임을 기점으로 야권 일각은 물론 여권에서도 인사 쇄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협력 방침을 뒷받침할 강단 있는 인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를 찾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은 개각설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 속에 국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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