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지상파방송사 시청자 의견을 대변하는 시청자위원회의 성비 불균형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은 12일 전북 전주 전북대학교 회의실에서 ‘지역방송 시청자위원회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자로 나선 김환표 전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날 시청자위원회의 구성과 활동을 종합 평가하며 위원회의 성별, 직업별 대표성 문제를 지적했다.

전북지역 지상파 3사인 KBS전주총국과 MBC전주총국, JTV전주방송은 방송법에 따라 시청자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로 시청자위원회를 두고 있다. 방송법 시행령은 시정차위원을 10~15인의 위원으로 구성해 월례 회의를 진행하고, 운영실적을 다음달 20일까지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김환표 전 처장은 “방송3사의 시청자위 구성을 보면, 과거에 비해 불균형이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시급한 상태”라고 했다. 가장 심각한 건 성비 불균형이다. 3사 시청자위원의 2018~2020년 성비는 남성이 72.7%, 여성이 27.3%로 격차가 여전했다.

방송사별로 들여다보면 JTV의 경우 남성 비중이 3년 평균 80%를 웃돌아 가장 격차가 컸다(80.6%). 여성은 19.4%였다. 전주KBS의 경우 남성이 73.2%, 여성이 26.8%였다. 전주MBC는 남성이 65.8%, 여성 34.2%였다. 김 처장은 “해마다 격차가 좁아지지만 그럼에도 JTV는 여전히 여성이 22%에 머무른다”고 했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은 12일 전북 전주 전북대학교 회의실에서 ‘지역방송 시청자위원회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전북민언련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은 12일 전북 전주 전북대학교 회의실에서 ‘지역방송 시청자위원회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전북민언련 제공

직업별 불균형도 나타났다. 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교수 위원이 3사를 종합해 3년 평균 2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포함한 단체장이었다(26.2%). 직업인 가운데선 변호사나 의료인 등 전문직의 비중이 높았다. 시민사회단체는 그 다음이었다. 다만 2019년부터 인권 또는 사회 취약계층 분야 위원 위촉이 2018년 7.7%에서 올해 21.2%로 차츰 증가한 점은 긍정적이다. 전주MBC는 유일하게 사회소외계층과 노동, 인권 분야에서 위원을 위촉하고 있다.

한편 위원 출석률이 저조해도 별다른 제재 없이 연임하는 현상은 3사 모두에서 나타났다. JTV가 유일하게 2017~2019년 연속 위원 평균 출석률 70%대를 유지해 가장 높았다. KBS전주총국은 2018~2019년 60%대를 기록했고 전주MBC는 3년 연속 60%대였다. 한편 전주MBC와 전주KBS는 회의 참석률이 50% 미만인 경우 해촉을 의결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김 전 처장은 시청자위가 일반 시청자를 대변하는 기구인데도 대중이 관련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전주KBS와 JTV는 시청자위원 정보 가운데 추천단체와 분야, 직업, 임기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전주MBC는 위원의 명단과 추천단체, 추천분야, 직업, 임기를 모두 공개했지만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회의록을 열람할 수 없다.

김 전 처장은 “전북지역 지상파 3사는 2018~2019년 시청자위 운영 규정을 개정하면서 내실화에 나섰고, 기존과 견주면 장족의 발전이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평했다. 그는 “3사는 모두 성별이나 전문성, 연령, 지역성을 고려한 위촉 운영규정을 두고 있지만 사실상 지키지 않아 위원회 내실화에 상당한 장애가 되고 있다”며 “특히 성비와 직업별 다양성을 확보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