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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사망했는데 한국경제 “[단독] 팰리세이드 생산 위기”
근로자 사망했는데 한국경제 “[단독] 팰리세이드 생산 위기”
금속노조 “사람 죽었는데, 팰리세이드부터 챙기냐”
누리꾼들도 “기자 눈에는 사고로 숨진 희생자 안 보이냐” 비판

울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인 덕양산업에서 11일 오후 협착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한 명이 숨졌다. 협착은 기계의 움직이는 부분 사이 또는 움직이는 부분과 고정 부분 사이에 신체가 끼이거나 물리는 것을 말한다.

안타까운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도 다수 언론은 현대차 협력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와 팰리세이드 생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 노동자 죽음 후 팰리세이드 생산 중단 소식을 우려한 12일자 한국경제 [단독] 보도
▲ 노동자 죽음 후 팰리세이드 생산 중단 소식을 우려한 12일자 한국경제 [단독] 보도

팰리세이드 생산 중단 소식을 가장 먼저 우려한 곳은 한국경제다. 한국경제는 12일 오전 “[단독] 현대차 ‘팰리세이드·코나’ 생산 중단 위기”라는 제목으로 “현대자동차의 인기 모델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와 소형 SUV 코나 생산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 차종에 들어가는 운적선 모듈(크래시패드) 등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해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고 보도했다.

정작 한국경제가 인용한 현대차 관계자는 “가용재고를 현재 확인하고 있으며 주말을 앞두고 있어 실제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한겨레도 오후 보도한 기사에서 “현대차 관계자는 ‘주말을 앞두고 있어 생산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내 하청노동자의 죽음보다 ‘자동차 생산 위기’에 주목하는 보도 행태에 누리꾼들은 “사람이 죽었는데 차 못 만드는 거 걱정이나 하다니 너무들 하네요”, “사람이 산업재해를 당해도, 얼마나 다쳤는지 관심이 없다. 오직. 생산성뿐이다. 자본주의 현실이다”, “OOO 기자 눈에는 사고로 숨진 희생자는 안 보이고 현대차 생산 차질만 보이는 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팰리세이드 생산 중단을 우려는 12일자 보도들.
▲팰리세이드 생산 중단을 우려는 12일자 보도들.

12일 오후 5시 기준으로 한국경제뿐 아니라 조선비즈, 이데일리, 매일경제, 아시아경제, 머니S, 아시아투데이, 뉴시스, 글로벌경제, 파이낸셜뉴스, 비즈니스포스트, UPI뉴스 등도 산재사고로 인한 팰리세이드와 코나 등 자동차 생산 차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보도를 냈다. 

보도전문채널 YTN(“협력사 산재 사고 여파..팰리세이드·GV80 생산 차질”)과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협력사 산재 사망사고 발생..현대차 팰리세이드·GV80 생산차질”)도 이 소식을 전했다. 

▲ 팰리세이드 생산 중단을 우려하는 연합뉴스와 YTN 12일자 보도들.
▲ 팰리세이드 생산 중단을 우려하는 연합뉴스와 YTN 12일자 보도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2일 “사람이 죽었는데, 팰리세이드부터 챙깁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사고를 보도하는 언론의 접근방식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노동자 사망이 아닌, 현대차 팰리세이드 생산 중단에 초점을 맞췄다”며 “아무리 경제지라고 해도, 아무리 현대차가 광고주라고 해도 사건 속보에서조차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이 아니라 대기업의 생산 차질에 주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노동조합 비판에 해당 매체가 어떻게 변명할지 뻔히 예상된다. ‘기업이 노동자 죽음을 경시하니 팰리세이드 같은 인기 차종의 생산 차질이 생기는 것을 비판’하려고 그런 제목을 달았다고 답할 것이다. 각 매체 편집국장에게 묻고 싶다. 가슴에 손을 얹고 정말로 그런 생각을 했는지를”이라고 꼬집은 뒤 “언론조차 이러니 우리 사회에서 중대 재해 기업에 살인에 준하는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다시 한번 절감한다”고 토로했다.

금속노조는 “기사 한 줄과 방송 1초가 아쉬운 노조 입장에서 매체에 싫은 소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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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6-12 18:50:00
한국경제신문 대주주 = 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