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송 폐업 후 새로 출범하는 사업자는 경기방송과 달리 지역·군소방송으로서 정상적 광고영업을 하기 힘들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경기방송 폐업 후 99.9MHz 라디오 주파수를 인계해 새로 출범하는 방송사에 광고 결합판매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광고를 직접 영업하지 않고 광고대행업체인 미디어렙을 통해 영업한다. 이 경우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군소 방송사를 위해 지상파 3사 등 대형 방송사가 광고 영업할 때 지역·군소 방송사의 광고를 묶어서 판매하는 결합판매 방식으로 운영한다. 경기방송은 코바코(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서 결합판매 영업을 했다.

▲ 경기방송 로고.
▲ 경기방송 로고.

그러나 새로 들어설 방송사는 결합판매를 할 수 없게 된다. 방송광고판매대행법(미디어렙법) 부칙에는 법 제정 당시에 설립돼 있는 사업자에 한해 법의 효력을 갖도록 한다는 조항이 있다.

경기방송은 연 20억원대 광고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 가운데 90% 이상이 결합판매에 따른 매출로 결합판매 광고 의존도가 높았다. 물론 경기방송은 지자체 등 협찬 비중이 광고매출보다 규모가 컸으나 지난번 방통위 재허가 심사 당시 방통위가 과도한 협찬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 상황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경기방송 후속 방송사 출범 경쟁에 이름이 올랐던 방송사들이 주저하게 된 배경에 결합판매 불가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다만, OBS처럼 기존의 결합판매 대상 방송사가 경기방송 후속 방송사 사업에 공모할 경우 어떻게 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 새로운 999 추진위원회가 지난 4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형 공영방송 설립을 요구했다. 사진=새로운999추진위원회 제공.
▲ 새로운 999 추진위원회가 지난 4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형 공영방송 설립을 요구했다. 사진=새로운999추진위원회 제공.

이와 관련 방통위 방송기반국 관계자는 “미디어렙법 도입 이후 새로운 지상파 방송사가 나오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방송사의 무분별한 진입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 당시 지상파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결합판매를 한정하고 있다. 기존의 결합판매 지원을 받는 사업자가 경기방송의 후속 방송을 하게 될 경우 결합판매가 가능한지는 추후 법률자문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경기도 공영방송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방송폐업 이후 언론노조와 산하 경기방송지부와 지역시민사회단체 등은 ‘새로운 999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경기지역 공영방송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의원 40여명도 ‘경기도형 공영방송 설립 촉구’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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