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예배 참여와 자사 상품 구매 강요로 논란을 빚은 KCTV제주방송(대표이사 회장 공성용)이 4일 “직원 혜택을 포함한 자사 상품 권유를 재논의하고 사내 예배를 강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대인 KCTV제주방송 사장은 이날 최근 논란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으로 3가지 개선안을 발표했다. 자사 상품 권유 방식을 재검토하고 사내 예배 참석을 강요하지 않으며 사내 고충 건의 제도를 내실화한다는 방침이다. 

공 사장은 “최근 자사 상품 권유에 대한 절차상 갈등과 오해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직원 혜택을 포함해 모두 재논의하도록 하겠다. 그럼에도 자사 상품에 대한 애용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 KCTV 제주방송 CI.
▲ KCTV 제주방송 CI.

KCTV는 지난 4월 직원 주소지를 조사해 인터넷·방송·알뜰폰 등 자사 상품 이용 현황을 조사하면서 상품 구매를 강요했다는 비판을 샀다. 회사 측은 “강압은 없었다”고 했으나 공성용 회장은 전 직원에게 배포한 공지에서 직원들 회사 상품 이용실적이 낮아 배신감을 느꼈다며 실적을 ‘인사, 급여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중간 관리자들이 구매를 종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직원 수십 명이 10~60만원의 위약금을 물면서 기존 제품을 해지하고 KCTV에 가입하기도 했다. 

공 사장은 예배 강제 참여 논란에 대해 “앞으로 사내 예배 참석을 강요하지 않겠다”며 부서별 특송도 폐지한다“고 공지했다. 특송은 특별찬송의 준말로 예배 중 예배 참가자들이 무대에 나와 율동과 함께 찬송가를 부르는 공연이다. 

KCTV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신우회’라는 이름으로 사내 예배를 열었다. 형식상 자율 참석이지만 실질적으로 모든 직원들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어 내부에선 강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진행하는 특송의 경우 공연 일주일가량 전부터 퇴근 후 연습 시간을 내야 해 비판이 높았다.

사내 위계 문화 개선안도 나왔다. 공 사장은 “사우 여러분의 자유로운 건의를 위해 각 부서에 선임, 사원급 직원을 지정해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고하고 익명을 보장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 사장은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특히 사내 고충 건의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회사로 계속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주의 위압적 발언은 논란으로 남아

반면 우려 섞인 시선은 여전하다. 지난 2일 사주인 공성용 회장 발언에 회사가 내부 비판을 제대로 수용한 것인지 의문을 가진 직원도 일부 있었다. 공 회장이 내부 고발자를 겨냥해 “적과 손을 잡고 회사를 흔들었다”고 표현하는 등 위압적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공성용 회장은 공대인 사장의 아버지로 관계회사, 가족 등의 지분을 합해 93% 가량 지분을 갖고 있다.

공 회장은 2일 오전 8시30분 열린 직원 전체 조회에서 “내부 불만을 우리의 적에게, 지금도 밖에서 우리 가입자를 놓고 서로 쟁탈전하는 적에게 넘겼다. 호시탐탐 우리를 망하게 하려는 적에게 넘겨서 회사와 10년, 15년, 25년 근무한 선배들을 흔들었다”고 말했다. 

공 회장은 사내 예배 논란을 언급하면서 “사내 예배는 하지만 강요하지 않겠다. 특송은 한 번 더 깊이 생각해보고 다 싫다고 하면 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이런 일 때문에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절대 그 정도로 약한 제가 아니다. 어느 간부도 경영권에 도전하지 마세요.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밝혔다. 

발언 도중 그는 “내부의 적 한 사람이 외부의 적 천명보다 무섭다. 이 적은 제가 어떻게 찾겠습니까”라며 “우리 사원 여러분들이 찾아주세요. 그리고 말려주세요. 그리고 다잡아주세요. 다독여주시고 못하게 해주세요”라고도 말했다. 

공 회장은 지난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절대 위압적이거나 엄포를 놓거나 하지 않았다. 사람이 말을 하면서 실수할 수 있다. 실수로 격한 말이 나갔더라도 전체 취지나 마무리는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 회장은 “‘내가 잘못한 부분도 인정한다. 다 덮고 가겠다. 고쳐갈 건 고치고, 건의해줄 건 외부로 돌리지 말고 정식으로 건의해달라. 의논해가면서 하자’ 이런 이야기였다. 회사 밖으로 내부 이야기를 전한 사람에 관해서도 ‘덮고 가자’고 한 것이지 질책하거나 찾아내려는 게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원판매’ 논란과 관련 “지금까지 가입하지 않은 사람에게 강제로 가입하라고 말한 적은 절대 없다. 지금도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 많이 있다. 그래도 말 안 한다. 직원들 스스로회사를 사랑하게 만드는 게 내 의무다”라고 밝혔다. ‘회사 상품 이용실적을 인사·급여에 반영한다’는 이전 발표에 대해서는 “내 마음으로 반영한다는 말이 그렇게 표현된 것이지 어떻게 그걸 실제로 반영하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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