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유재우)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 기기가 발견된 사건에 사측의 관리 부실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KBS 본관과 신관은 격월로 시설 점검이 이뤄졌지만 연구동은 사실상 방치됐다는 것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일 성명에서 “KBS 내부에 이런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분노와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그동안 지하철 등 공공화장실을 쓸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었던 여성 직원들은 사내 화장실마저 범죄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경악을 넘어 좌절마저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KBS가 철저한 점검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데 앞장서기는커녕 범죄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국민적 신뢰도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여의도 KBS. 사진=미디어오늘 자료 사진.
▲서울 여의도 KBS. 사진=미디어오늘 자료 사진.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 사건은 사측의 안일한 인식과 그에 따라 발생한 감시 사각지대가 그 원인”이라며 “제대로 된 본사 내 관리 업무가 없었으며 이에 대한 장비 지원이나 예산 배정 노력 또한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에 따르면, 그동안 불법촬영 기기 설치 여부는 지금까지 KBS시큐리티가 대당 150~200만원의 장비를 자체 예산으로 구입해 인력 증원 없이 점검해왔다. 불법촬영 기기 단속이 본사 내 유관부서 고정 업무로써 관리된 게 아니라 KBS시큐리티가 자체 점검 후 ‘참고용’으로 회사에 알리는 형식으로 운영됐다. 

국가주요시설 가급인 KBS 본관·신관은 그나마 격월 점검이 이뤄졌지만 별관과 연구동은 6개월에 한 번씩만 점검하고 있고 지역총국 가운데에는 점검하지 않는 곳도 있다는 게 언론노조 KBS본부 문제의식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우리는 노사협의회 주체로서 지금까지 열리지 못했던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통해 이와 같은 문제를 제도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기기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지난 1일 경찰에 자수한 용의자는 2018년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이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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