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SBS대주주인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다액출자자(대주주) 변경을 승인했다. 방통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태영건설의 SBS미디어홀딩스 최다액출자자 변경에 대한 사전승인 신청에 대해 조건을 부가해 승인했다. 이로써 SBS미디어홀딩스 대주주는 태영건설에서 TY홀딩스로 바뀌게 된다. 

방통위는 △태영건설 최대주주가 제출한 이행각서를 이행하고, 변경사항이 발생할 경우 방통위 사전승인을 얻을 것 △TY홀딩스 설립은 SBS를 포함한 태영그룹 전체에 대한 최대주주의 지배권 강화를 야기할 수 있어 최대주주의 SBS 경영 불개입 등 방송의 소유・경영 분리 원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 △SBS의 재무건전성 부실을 초래하거나 미래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SBS 자회사・SBS미디어홀딩스 자회사 개편 등 경영계획을 마련하는 것을 승인조건으로 부가했다. 

또한 △경영계획 수립 시 SBS의 종사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제출할 것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주식 소유 관계 위반 상태를 조속히 해소해 승인 후 6개월 이내 해소방안을 제출할 것 △TY홀딩스 신설 시 방송 전문 경영진을 포함시키고,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공성 실현과 관련된 내용을 법인 신설 후 3개월 이내 정관에 반영하는 것을 승인조건으로 부가했다. 

▲SBS사옥.
▲SBS사옥.

방통위는 “태영건설이 5월29일 SBS 소유・경영 분리 원칙의 확인, 공정거래법 위반 상태 해소 등과 관련된 이행각서를 제출했다”고 전하며 “방통위는 연말에 예정된 SBS 재허가 심사 시 오늘 부과된 조건의 이행 실적을 점검해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19일 태영건설 의견청취 자리에서 방통위는 SBS미디어홀딩스가 방송 분야에 특화된 지주 회사인 반면, TY홀딩스는 환경・레저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포괄하는 지주 회사라는 점에서 SBS의 공적 책임・공정성・공공성 훼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으며, SBS 내부구성원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TY홀딩스 전환 이후 SBS의 경쟁력 손실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은 지금껏 방송의 소유·경영 분리 원칙을 존중해왔고 앞으로도 지켜갈 것이라고 답했고, SBS의 재무 건정성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허욱 방통위원은 1일 전체회의에서 “(SBS미디어홀딩스 대주주 변경은) SBS의 안정적 경영에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를 발생시켜 앞으로의 법 위반 해소방안과 경영계획을 심도 있게 보기 위해 방통위의 사전승인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사전승인 심사위원장이었던 김창룡 방통위원은 “이번 심사는 방송시장과 미디어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판단해 내부에서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태영건설 이행각서의 성실한 이행을 조건으로 변경을 승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허욱 위원은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두고 시민단체의 깊은 우려와 반대가 있었지만 심사위 결과, (태영건설) 의견 청취, 이행각서를 종합하면 사전승인을 거부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며 “SBS가 복합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될 가능성을 고려하면서도 (태영건설이) SBS 전체의 그룹 발전 가능성을 열어 놓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형환 방통위원 또한 “TY홀딩스가 지상파의 공공성에 대해 유념해야 한다. 소유·경영 분리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는 가운데 SBS 종사자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원안에 동의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방통위가 TY홀딩스를 승인함으로써 SBS는 ‘거대한 전환’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최근 노보를 통해 “TY홀딩스 전환의 목적은 윤석민 회장의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강화 말고는 없다. TY홀딩스로 인해 SBS 핵심 자회사들은 기존에 없던 법적 규제의 대상이 되고 강제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BS본부는 또한 “이미 자산규모가 9조2000억 원에 달하는 태영건설은 올 연말 혹은 내년 10조 원 돌파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방송법상 매각이 불가피한 객관적 조건”이라며 “윤 회장은 결국 TY홀딩스로 그룹 전체지배력을 강화하고 돈을 택할 것이냐, 지상파 방송 지배주주로 남을 것이냐는 선택의 갈림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Y홀딩스가 향후 이 같은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 현재로선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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