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권영진 시장에 맞서 ‘열일’한 유튜브 채널
권영진 시장에 맞서 ‘열일’한 유튜브 채널
[유튜브 저널리즘⑥-6] “저널리즘 고민하고 지역 권역 넘어 소통, ‘커뮤니티 기능’ 통해 차별화”

신천지 소속 대구 공무원을 감싸는 듯한 권영진 대구시장의 모습이 나온다.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에 방문한 공무원을 질타하는 권 시장의 모습이 이어진다. 180도 달라 보이는 태도가 대조적으로 드러났다. 대구MBC가 유튜브용으로 제작한 이 영상의 조회수는 90만에 달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대구MBC 유튜브가 ‘열일’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구시의 행정을 적극적으로 비판했고 권영진 시장과 기자들의 설전, 권영진 시장 실신 장면 등을 생생한 풀영상으로 내보내 주목을 받았다. 재난 상황에서 대구시 브리핑을 생중계하고 팩트체크, 의료 관련 정보도 적극 제공했다. 그 결과 ‘대구MBC 뉴스’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코로나19 국면을 계기로 4만명이 늘었다.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이달의 기자상’에 ‘지역부문’이 아닌 ‘온라인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 2020 유튜브 저널리즘]

대구MBC 유튜브 뉴스 채널을 총괄하는 도성진 대구MBC 디지털미디어팀장은 25일 미디어오늘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유튜브를 가요, 트로트 콘텐츠나 가벼운 뉴스를 올려 돈을 버는 공간이 아니라 저널리즘을 실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MBC는 적극적인 유튜브 오리지널 뉴스 제작과 더불어 유튜브 채널 내의 게시판과 같은 ‘커뮤니티 기능’을 활용한 소통에 주목했다. 도성진 팀장은 “유튜브에 맞는 뉴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튜브 커뮤니티 기능을 활용해 스트레이트 기사도 유튜브에 계속 올렸다”며 “유튜브 공간을 통해 권역을 넘어 뉴스를 제공하고, 독자와 소통하게 되면서 지상파 위기 상황에서 패배의식에 젖어온 기자들이 피드백을 받고선 취재의 동력을 얻고 있다”고 했다.

▲ 대구MBC 디지털미디어팀. 가운데가 도성진 팀장. 사진=대구MBC 제공.
▲ 대구MBC 디지털미디어팀. 가운데가 도성진 팀장. 사진=대구MBC 제공.

 

다음은 일문일답.

- 대구MBC 유튜브 콘텐츠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소셜미디어를 운영해보니 하나의 이슈를 계기로 유입된 구독자들은 성향에 맞는 콘텐츠가 꾸준히 공급이 안 되면 이탈하는 비율이 높았다. 더디게 성장하더라도 로열티 높은 구독자를 늘리겠다고 생각했다. 당장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가요 등 주목받을 만한 콘텐츠를 쏟아내는 게 우리에게 맞지는 않다고 봤다. 일부 방송사들은 가벼운 뉴스를 유튜브를 통해 만들면서 불안감이나 혐오 정서를 부추기기도 했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도 생각했다. 조회수가 당장 오르지 않더라도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잡고 노력하고 있다.”

- 방송사 유튜브는 리포트를 온라인에 올리기만 하거나 연성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뉴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유가 있나.
“공영방송이라서 그렇다. 돈이 안 되더라도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지역 공영방송은 지역행정기관을 감시, 견제, 비판하는 역할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기자, 데스크와 경영진의 생각이 일치했다. 물론 우리 역시 더 노력해야 한다. 유튜브용 뉴스 제작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오던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

- 권영진 대구시장의 메르스 당시 대응과 코로나19 대응의 이중성을 비꼰 유튜브 전용 콘텐츠가 주목을 받았다.
“조회수가 90만이 넘었다. 2월 말 당시 권영진 시장과 대구시의 입장은 공무원을 두둔하는 듯 했다. 그런데 과거 메르스 때는 논란이 된 대구 공무원을 해고까지 했다. 당시 관련 취재를 했던 경험이 있어 두 사례를 비교하며 권 시장의 발언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이때가 뉴스취재부에서는 대구시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모호한 상황이었는데, 디지털 콘텐츠 부문에서 먼저 대구시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치고 나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 대구MBC 유튜브 콘텐츠 영상 갈무리.
▲ 대구MBC 유튜브 콘텐츠 영상 갈무리.

- 같은 뉴스 리포트인데 유튜브에는 다른 버전으로 올리기도 한다.
“대구 달서구청 공무원이 확진 판정을 받고 다음날 주민센터에 갔다는 제보를 받았다. 현장을 취재해서 리포트로 내보냈고 유튜브 영상으로도 올렸다. 대구시 공무원의 나태함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며 조회수가 31만을 넘었다. 방송뉴스의 경우 3분 내로 구성해야 돼 인터뷰가 아주 짧게 들어갔다. 유튜브 버전에는 인터뷰 내용을 더 길게 넣고 상황 설명도 자세하게 하고 뉴스가 나온 다음 날 권영진 시장의 반응을 넣는 등 살을 덧붙여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었다.”

- 팩트체크는 어떻게 운용했나.
“‘가짜뉴스 단속반’을 만들고 팩트체크를 했다. ‘대구 봉쇄’처럼 사람들이 의미를 헷갈려 하는 내용, 비과학적인 정보에는 ‘코로나19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를 만들어 설명했다. 격리 환자가 탈출해서 돌아다닌다는 가짜뉴스가 있어서 대구지방경찰청에 취재해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를 하는 식이다. 팩트체크 요청이 일주일에 100건 넘게 들어오기도 했다. 업무가 많다 보니 대부분 다루지 못했는데, 수요가 많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방송사 차원에서 팩트체크 시스템을 갖춰놓을 필요가 있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 대구MBC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팩트체크 결과.
▲ 대구MBC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팩트체크 결과.

- 유튜브 채널 내에 게시글을 올릴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언론사 유튜브 채널 중에서 커뮤니티에 스트레이트 기사를 올리는 경우는 대구MBC 뿐이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영상으로 제작하지 않는 단신 기사, 팩트체크, 병원에 대한 정보 등은 유튜브 커뮤니티, 트위터에 올렸다. 유튜브 커뮤니티 글이 영상이 아닌데도 ‘좋아요’가 수천개 붙기도 했다. 유튜브 운영의 차별성은 커뮤니티 활용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초기에는 코로나 의심만 되면 종합병원으로 달라가다 보니 주요 종합병원 응급실들이 폐쇄되는 경우가 발생해 응급실 현황 등을 신속하게 글과 이미지로 전달했다.”

- 대구시 브리핑 영상을 중계하고 주요 장면을 편집해 올리기도 했다.
“브리핑은 지역언론으로서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해 우리 중계팀이 현장에 머물면서 TV와 유튜브로 동시에 중계했다. 초반에 관심이 많을 때는 서울 언론사도 대구시 브리핑을 보도했는데 이후 관심이 떨어졌다. 반면 우리는 지속적으로 했다. 브리핑 영상 동시접속자가 꾸준하게 매일 2000~3000명정도 유지됐고, 많을 때는 1만명이 넘었다. ”

- 코로나19 이전에도 KAL기 추정 동체 발견 단독보도 등을 유튜브를 통해 다뤘다.
“우리가 공들여 만든 단독보도, 탐사기획물을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마케팅하는 게 디지털미디어팀의 또 다른 역할이다. 티저를 만들고, 비하인드 영상을 만들면서 우리의 뉴스를 제대로 알리고 유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과거에는 TV용 스팟 영상만 만들면 끝인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유튜브 외에도 온라인용 포스터도 만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한다.”

▲ 대구MBC 유튜브 커뮤니티 페이지.
▲ 대구MBC 유튜브 커뮤니티 페이지.

 

- 지역 언론이 유튜브 환경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를 뒤집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계가 많다. 빅이슈가 있을 때는 우리에게 집중이 되지만 그 이슈가 사라지면 지역에는 전국적으로 관심 끌 만한 이슈나 정치적 이벤트가 없다. 다만 지역방송의 권역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구MBC는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이 권역이다. 350만 인구를 넘어서면 우리 뉴스가 도달하지 못하는데 유튜브는 전국으로, 세계로 나갈 수 있다. 확장성 측면에서 지역방송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서 고무적이다.”

- 지역방송 여건에서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에 인력을 투자하기 힘들지 않았나.
“딜레마다. 서울 방송사들이 크게 적자나고 지역방송은 거의 100억 가까이 적자가 나는 가운데 인력 투자가 어렵다. 그러니 더더욱 유튜브로 돈을 벌기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드는데 어차피 언론사 입장에서 유튜브를 통해 얻는 수익에는 한계가 있다. 지역언론으로서 저널리즘 역할을 강화하고, 제대로 역할을 할 때 그 언론사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형성이 되고, 이게 돌고 돌아 그 언론을 지탱할 수 있는 힘으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 독자 반응은 어떤 영향을 미치나.
“2004년에 입사했다. 당시만 해도 리포트를 한 다음 날 출입처에 출근하면 ‘뉴스 잘봤다’는 얘기를 늘 들었다. 우리가 영향력이 컸고, 변화를 선도한다는 걸 느끼던 시절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레거시 미디어의 힘이 떨어졌고, MBC는 파업을 여러 번 겪고 부침도 많았는데 복귀하고 보니 언제부턴가 TV의 파워가 확 떨어져 있더라. 그런데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독자의 반응이 숫자로 보이고, 응원 댓글을 보니 느낌이 달라졌다. 독자 피드백이 우리에게 활력을 다시 주고 있다.”

- 지역언론 위기 상황에서 대구MBC에게 유튜브는 어떤 의미인가.
“한경닷컴 ‘뉴스래빗’의 김민성 팀장이 강연에서 ‘왜 기자들이 기업에는 R&D(연구개발) 안 한다고 조지면서 뉴스에는 R&D하지 않는가’라는 지적을 했다. 망치로 두들겨 맞은 느낌이었다. 지역언론이 위기라고 하는데 우리는 얼마나 노력했던 걸까. 그런 면에서 유튜브는 R&D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또, 시청자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지 않고, 패배의식에 젖어온 기자들에게 피드백을 주고, 응원을 받게 하고, 그러면서 좋은 취재를 하게 되는 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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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5-31 19:01:56
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니 너무 상급 해하지 마라. 개인적으로 국가에서부터 실패한 사람을 구제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든다면, 회사 내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난 미국 실리콘 밸리가 여러 실패와 좌절(국가의 지원) 그리고 성공 만들어진 기술 혁신센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