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21대 국회를 앞두고 새로 선출된 여야 원내대표들과 처음으로 만나 비공개 오찬을 나눴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정의기억연대 논란 관련 질의에 직접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는 7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차질없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당부한 뒤 코로나19가 끝나면 누가 더 열려있는지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주 원내대표가 위안부 언급도 있었는데, 어떤 수준에서 나왔고, 대통령 언급은 무엇이었느냐’는 질의에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더 보고 서면으로 브리핑하겠다”면서도 “(대통령의) 정의연 관련 직접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강민석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회동에서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 모두 대화 협상 중시하는 분이라 기대가 높다, 서로 잘 소통하며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주 원내대표가 국민통합을 위해 5·18 민주화운동, 노무현 11주기 추도식을 방문한 행보를 평가하면서 국회의원 시절 자신과 국방위원회 동기였는데, 합리적인 면을 많이 봤다고 덕담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협치의 쉬운 길을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이라며 아무 격식없이 만나는 것이 좋은 첫 단추가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뭔가 안풀릴 때 정국 타개 용으로 만나려다 보면 만나는 것 자체가 더 어려운데 반해 현안이 없더라도 자주 만나면서 정국에 관해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국회 개원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국회가 법이 정해진 날짜에 정상적 개원을 못해왔다며 시작이 반이라고, 두 분이 역량을 잘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지금 코로나 위기의 타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끝난 후에는 미래를 향한 경쟁이 되고, 누가 더 협치와 통합에 열려있는지 국민이 합리적으로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20대 국회도 협치와 통합을 표방했으나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번에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을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을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여야간 타협점을 찾지 못한 문제와 관련 “이제 한 페이지 넘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 대공황 이후 처음이라는 경제 위기국면에서는 3차 추경안과 고용관련 법안이 신속 통과돼야 하고, 공수처 7월 출범이 차질없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과거 특임장관 때 정부입법 법안이 4배 늘었다며 정무장관의 신설을 제안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의논해보시라”고 노 실장에게 지시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정무수석은 여당, 정무장관은 야당과 소통하곤 해왔다.

한편, 이날 두시간 식사후 40분간 산책하는 과정에서 석조여래좌상을 소개한뒤내려가는 길에 김태년 원내대표가 이날 만남을 위해 (대통령이) 일정을 많이 비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걸음을 멈추고, 김 원내대표를 보면서 “국회가 제때 열리고 법안이 제때 처리되면 제가 업어드릴께요”라고 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밖에 강민석 대변인은 식사 자리에서 주 원내대표가 여러 질문을 한 것과 관련한 답변은 추후 서면브리핑으로 밝히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임위원장 자리 18개를 전부 다 가져가겠다는 여당 주장 관련 주 원내대표의 질의가 있었는지를 묻자 서면으로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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