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격전지 여론조사를 싹 격파해드립니다” 중부일보의 격파남
“격전지 여론조사를 싹 격파해드립니다” 중부일보의 격파남
[유튜브 저널리즘 6-⑦] 여론조사로 유튜브 제작한 이한빛 중부일보 기자 “지역 언론 간 유튜브 경쟁 기대돼”

“안녕하십니까! 격전지 여론조사 결과를 파헤치는 남자! 중부일보 이한빛 기자입니다. 오늘은 인천 최대 격전지 동구·미추홀구 을 선거구 여론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총선까지 단일 선거구였던 미추홀구는 이번 총선에서 동구와 합쳐졌는데요. 이 지역구는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힙니다. 2000년 이후 진보 진영 후보 당선은 17대 총선 1회뿐이었습니다.”(격파남 4회)

유튜브 ‘격파남’(격전지 여론조사를 파헤치는 남자) 콘텐츠는 진행자이자 기획자인 이한빛 중부일보 기자의 우렁찬 인사와 사진이 동시에 화면에 보이며 시작된다. 영상을 재생하는 순간 큰 목소리와 영상을 압도하는 기자 사진에 구독자는 놀랄 수도 있다.

▲중부일보 유튜브채널에서 격파남 콘텐츠 진행을 맡고 있는 이한빛 중부일보 기자.
▲중부일보 유튜브채널에서 격파남 콘텐츠 진행을 맡고 있는 이한빛 중부일보 기자.

경기·인천 지역신문인 중부일보는 21대 4·15 총선을 맞아 자체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3월부터 격전지를 꼽아 지면에 보도했는데, 이 가운데 몇 개를 유튜브 콘텐츠로 만든 것. 

격파남 콘텐츠는 총 13회까지 진행됐다. 중부일보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만2000명이 조금 넘는데 이 콘텐츠 조회수는 기본 5만회 이상이다. 17만회, 13만회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도 있다. 미디어오늘은 26일 격파남 기획자이자 진행자인 이한빛 기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관련기사 : 2020 유튜브 저널리즘 기사 모아보기]

- 격파남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중부일보는 총선 기간에 맞춰 여론조사 업체를 선정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지면 보도 외에 어떻게 하면 현재 선거 판세를 독자들에게 잘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다른 매체 유튜브 채널에서도 총선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곳도 있었고, 방송사들도 여론조사를 시각적으로 많이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도 디지털뉴스부에서 총선을 맞아 격파남을 기획했다.”

▲지난 3월9일자 중부일보 기사.
▲지난 3월9일자 중부일보 기사.

- 중부일보 유튜브 내 일반 콘텐츠보다 격파남이 전반적으로 조회수가 높다. 4회는 17만, 8회는 13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탓에 선거운동 분위기는 저조했다. 하지만 선거 자체가 국민적 이벤트이다 보니 구독자 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 독자들은 관심 있는 지역구 콘텐츠가 올라오면 바로 반응한다. 팽팽한 양쪽 진영 둘 다 반응을 보인다. 여론조사가 좋게 나온 진영은 좋다고 반응하고, 반대 진영은 무슨 이런 조사 결과가 다 있냐고 발끈한다. 지지층끼리 영상을 공유하며 조회수가 올라간다.”

-모든 콘텐츠 재생시간이 4분 내외다. 보통 준비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
“일단 오전 내내 어떤 지역구를 소개할 건지 원고를 기획한다. 총선 한 달 전쯤부터 매주 5~6건의 여론조사를 보도했다. 이 가운데 격전지를 선정한다. 격전지를 선정하면 원고에 넣으면 좋을 추가적 내용을 수집한다. 그리고 녹음을 진행한다. 오후엔 디지털뉴스부 소속의 다른 기자가 동영상을 편집한다. 오후 내내 영상을 편집하면 저녁쯤 영상이 완성되는데 한번 검토하고 업로드한다. 하루종일 걸리는 셈이다.”

-3회까지는 차분하다가 4회부터 콘텐츠 분위기가 코믹해졌다. 목소리 톤도 높다.
“처음 콘텐츠를 시작했을 땐 단순히 설명해주고 보여주는 것에 급급했다. 그런데 생각 외로 반응이 좋았다. 반응이 좋다 보니 더 잘하고 싶었고,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겼다. 그래서 4회부터는 TV조선의 엄성섭 앵커처럼 목소리 톤을 높여봤다. 긴박하게도 말해보고 나름 다양한 느낌으로 말하려고 노력했다. 보통 아나운서들이 리포팅하듯 하면 비슷한 콘텐츠가 많아 차별화하기 어렵겠다고 느꼈다. 제가 목소리도 크고 덩치도 있어서 재밌게 해보고 싶었다.(웃음) 실제 제 모습이 찍힌 사진을 영상 중간중간에 넣기도 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회차가 있다면?
“1회가 기억에 남는다. 경기 고양시갑 격전지를 소개했다. 여론조사 결과 심상정 의원이 3위였다. 현역 의원이 밀리는 결과였다. 전달할 때 저 스스로 ‘이런 결과가 나왔네?’라는 생각으로 녹화했다. 의외의 여론조사 결과였다. 이 여론조사는 실제 결과와는 달랐다. 하나만 꼽긴 그렇지만 첫 회부터 이변이 나와 의외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격파남을 더 재밌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중부일보는 지난 3월12일 “[격파남 1회] 흔들리는 ‘진보성지’ 고양갑 여론조사… 통합당 이경환, 심상정·문명순 제치고 선두”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했다.
▲중부일보는 지난 3월12일 “[격파남 1회] 흔들리는 ‘진보성지’ 고양갑 여론조사… 통합당 이경환, 심상정·문명순 제치고 선두”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했다.

-1회 분석 결과 좀 많이 엇나갔다. 이유는 뭘까?
“총선 결과와 비교하면 여론조사가 100% 맞진 않는다.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출구조사도 많이 엇나가는데 여론조사는 더 그럴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보도를 보고 뒤처진 후보 지지층들은 더 활약하고, 앞서는 후보 지지층들은 서로 더 잘하자고 독려하는 것 같다.”

-독자 반응은 어땠나?
“우리 콘텐츠 댓글을 보면 ‘격파남 재밌습니다’ ‘잘하네요’라는 댓글보다 지지층들끼리 투닥투닥 싸우는 듯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내가 잘하네. 네가 잘하네’ 한다. 주변에 격파남을 재밌게 봤다는 식의 반응만 있었다면 우리만의 리그로 끝났을 텐데 지지층 관심을 유도했다. 관심몰이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선거 때도 ‘격파남’ 콘텐츠 만들 것인지?
“다음 선거 때도 당연히 방송할 예정이다. 선거와 별개로 격파남 방송을 다른 소재를 갖고도 방송할 수 있을지 시즌2를 계획하고 있다. 소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역 언론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드는 어려움과 고민은 무엇인가?
“지역 언론은 규모가 크지 않다. 머리로는 이것저것 보여주고 싶은데 실제 구현할 수 있는 인프라, 예산, 장비 등이 부족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걸 최대한 이용해 방송한 게 격파남인데 다른 지역 언론도 다양한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지역 언론의 유튜브 경쟁이 이어지고 그런 경쟁 효과가 지면에도 반영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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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5-31 21:49:43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 여기에 정부 고용 안전망만 더 추가된다면 딱 맞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