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정확대로 국가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당국이 그점을 유념해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향한’ 재정인지가 절박한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출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다른 OECD 국가들 보다 GDP 대비 채무비율이 건전한 편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 재정여력으로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잘 활용해야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재정은 국가 정책을 실현하는 직접적인 수단”이라며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담아야 하고, 경제 위기 국면에서는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누구를 위한 재정이며 무엇을 향한 재정인가?’라는 질문이 더욱 절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 글로벌 GDP 손실 규모가 일본과 독일 경제를 합친 것보다 크다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전망과 관련, 문 대통령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세계 170개 이상 국가에서 1인당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했다. 불을 끌 때도 조기에,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빠른 진화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전세계의 총재정 지원규모 세계 GDP의 10%에 해당하는 9조 달러라는 점을 대통령은 “우리도 총 250조 원을 투입하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으며 우리 GDP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삶이 어려울 때 재정이 큰 역할을 해 주었다”며 “하지만 고용, 수출 등 실물경제의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어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포스트 코로나 대비 및 2020∼2024년 재정운용 계획 논의를 위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포스트 코로나 대비 및 2020∼2024년 재정운용 계획 논의를 위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의견과 관련, 문 대통령은 “재정 당국도 그 점을 충분히 유념해 주기 바란다”며 “하지만 지금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 투입을 통해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좀 더 긴 호흡의 재정 투자 선순환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우리 국가 재정이 OECD 국가들 가운데서도 매우 건전한 편이라고 했다.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서 41% 수준이며,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OECD 평균인 11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 대응 국가채무비율 증가폭도 다른 주요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면서 우리의 재정 여력을 국민 삶을 지키는데 잘 활용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함께해 나가야 한다”며 “내년 세입 여건도 녹록치 않을 것을 감안하면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며,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도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과 그린 뉴딜 추진을 역설했다. 그는 “경제 위기 극복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한국판 뉴딜’도 준비해야 한다”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앞서 준비하며 미래형 일자리를 만드는 ‘디지털 뉴딜’과 함께 환경친화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린 뉴딜’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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