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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자사 종편 프로그램 홍보, 도 넘었다
신문의 자사 종편 프로그램 홍보, 도 넘었다
[비평] 조선일보 ‘미스터트롯’, 중앙일보 ‘부부의세계’ 홍보 치중…“자회사 콘텐츠라도 저널리즘적 관점에서 다뤄야”

지난 16일 JTBC ‘부부의 세계’가 28.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최고시청률 31.7%)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종영했다. 비지상파 드라마 부문 신기록이었다. 

18일 중앙일보 18면 문화면 톱기사 “‘부부의 세계’ 최종회 28.4% ‘SKY캐슬’도 넘었다”는 해당 드라마가 JTBC ‘스카이캐슬’의 신기록을 넘어섰고 화제성도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아역부터 신인까지 연기 구멍 없이 탄탄’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배우들의 열연과 아역배우 전진서 등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극단으로 몰아세우는 감정 묘사 일품’이라는 주제에선 드라마 8회에서 지선우(김희애)가 괴한에게 폭력을 당하는 장면이 “가해자 시점”에서 연출됐다는 문제를 짚기도 한다. 기사는 22~23일 JTBC의 부부의 세계 스페셜 방송 편성을 홍보하며 끝난다.

물론 중앙일보만 부부의 세계 종영 소식을 다룬 건 아니었다. 서울신문도 18일 26면에 부부의 세계 주인공인 배우 김희애의 소감을 전하는 기사를 배치했다. 같은 날 국민일보도 22면에 “‘부부의 세계’ 신드롬 남기고 종영…英 원작 제작진도 축전”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중앙일보는 자회사인 JTBC에서 방영한 부부의 세계 관련 기사를 꾸준히 홍보해왔다. 부부의 세계가 방영하기 시작한 3월27일부터 5월18일까지 9번의 기사가 나왔다.

▲중앙일보가 부부의세계를 다룬 기사 혹은 기사 제목.
▲중앙일보가 부부의세계를 다룬 기사 혹은 기사 제목.

중앙일보는 지난 2일 토요판 2면에 기획기사로 “아내도 불륜녀도 둘 다 사랑한다고? 이태오, 너는 누구냐”라는 기사를 실었다. 4월27일 중앙일보는 20면에 부부의 세계 원작자 마이크 바틀렛의 이메일 인터뷰를 실었다. 4월14일 B6면 “김희애vs김혜수 50대 배우들의 완전 다른 스타일”이라는 패션 기사로 부부의 세계를 언급했다. 4월13일 B6면 문화면에선 “스릴러냐 판타지냐 이혼을 다루는 두 가지 방법”이라는 기사를 통해 부부의 세계와 KBS ‘한번 다녀왔습니다’를 비교했다.

7일 중앙일보 B6면 문화면 “바람 피운 남편, 몸만 나가? 그건 드라마 속 얘기지”에선 ‘변호사가 본 부부의 세계 이혼 현실’이라는 주제로 기사를 실었다. 4월1일 B6면 “김희애 ‘그녀의 불륜’엔 뭔가 있다, 2회 만에 시청률 10%”라는 기사로 초창기 부부의 세계 시청률이 높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부부의 세계를 중심으로 다룬 것은 아니었지만 칼럼(4월27일 ‘메데이아, 포스터, 지선우’)이나 문화면 기사 제목(명화로 보는 부부의 세계)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화제의 드라마이기 때문에 자주 다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타사 보도와 비교해 논란 등은 다루지 않는 점에서 ‘자사 홍보’에 지면을 쓴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예를들어 12일 조선일보는 ‘잘나가던 부부의 세계, 아역들 연이어 논란’이라는 짧은 기사를 게재했다. 18면 상단에 3줄짜리 기사로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출연 중인 아역배우들이 과거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구설에 올랐다”라며 “차해강 역의 배우 정준원은 음주‧흡연 관련 사진이, 이준영 역의 배우 전진서는 욕설 게시물이 논란이 됐다”고 전했다.

▲조선일보가 부부의 세계 아역 논란을 짧게 언급한 기사.
▲조선일보가 부부의 세계 아역 논란을 짧게 언급한 기사.

중앙일보는 부부의 세계를 다룰 때 홍보 위주로 다루고, 논란은 기사 내에 잠깐 언급하는 정도로 그친다.

물론 이런 현상은 중앙일보의 일만은 아니다. 신문이 자회사로 종합편성채널을 소유하고 있을 시 나타나는 공통적 현상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TV조선 인기프로그램 ‘미스터 트롯’ 방영기간(1월2일~3월12일) 동안 수십건의 미스터트롯 홍보 기사를 지면에 실었다. 지면을 통해 TV조선 ‘미스터 트롯’ 광고를 직접 실은 것만 14건이다.

그 외에도 방영 기간 당시 방송면의 TV프로그램 소개 지면은 대부분이 미스터트롯 홍보였다. 기획기사에서 ‘미스터트롯’ 출연자 인터뷰, 관계자 인터뷰, 시청률 관련 기사까지 쏟아냈다. 조선일보 편집국 데스크들도 미스터 트롯 관련 칼럼을 쓰곤 했다.

▲조선일보의 미스터트롯 관련 기사.
▲조선일보의 미스터트롯 관련 기사.

미스터 트롯 첫 방영날부터 ‘태권트롯, 마슬트롯, 정통트롯, 트롯맨들이 홀린 밤’(1월4일), ‘실력파들의 승부, 그들의 인생스토리, 아이돌 뽑는 오디션이 따라올 수 없는 매력’(1월4일) 기사가 등록됐고 ‘TV는 물론 포털‧유튜브도 점령 콘텐츠 영향력 1위 찍은 미스터 트롯’(1월9일), ‘소름 돋는 향연 미스터트롯 단 2회만에 시청률 17.9%’(1월11일) 등 영향력 홍보 기사도 줄이었다.

‘한국의 파바로티, 복면 삼식이, 리틀 남진 트로트BTS해도 되겠네요’(1월11일), ‘김호중이냐 임영웅이냐 달아오른 트롯맨레이스’(1월18일), ‘나만의 트롯맨을 뽑아라 투표 닷새만에 110만표 돌파’(1월23일), ‘트로트 신동들 올해도 도전은 계속’(1월24일), ‘열세 살 색소폰, 에어로빅 트롯 요즘 답답했던 속이 뻥 뚫렸어요’(2월1일), ‘PD가 점찍은 트롯맨은 없다, 우린 마스터들을 믿는다’(2월5일), ‘최고 시청률 또 깬 젊은 트롯 2030도 열광시켰다’(2월8일), ‘열세 살 소년의 이 풍진 세상 전국을 울렸다’(2월15일)…광고와 TV프로그램 소개 기사를 빼고도 방영기간 중 30여편의 기사가 쏟아졌다.

자회사의 콘텐츠라도 홍보 일변도가 아니라 저널리즘적 기준으로 콘텐츠를 다뤄야 한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최근 화제성있는 콘텐츠라면 찬양 일변도로 ‘리뷰’ 기사가 쏟아지는 반면 콘텐츠에 대한 따끔한 비평이 사라진지 오래”라며 “특히 종합편성채널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는 지면의 경우 자회사 콘텐츠를 홍보하는 기사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상파의 경우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필수로 설치해 비평해야 하는데, 일간지의 이러한 자회사 콘텐츠 홍보에 대해서는 독자위원회 등도 지적하지 않는다”며 “자회사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다뤄야하는 것인지 따져보고 따끔한 비평 등도 실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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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5-24 17:56:14
나는 종편에서 보도와 예능 부분을 분리해서 재승인해야 한다는 기존 생각과 변함이 없다. 예능에서 점수 따고 보도에서 막장으로 가는 게 공익에 부합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