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에 휩싸인 채널A가 22일 오후 메인뉴스를 통해 자사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을 인정하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이목이 집중됐던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 검사장’ 녹취록 존재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채널A 메인뉴스 ‘뉴스A’의 동정민 앵커는 이날 클로징 멘트에서 “채널A는 저희 기자가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 윤리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지난 4월1일 진상조사에 착수했다”며 “조사 결과 저희 기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취재에 이용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 앵커는 “명백한 잘못이고, 채널A의 윤리강령과 기자 준칙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보도본부는 취재 단계 검증에 소홀했고, 부적절한 취재 행위를 막지 못했다.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동재 채널A 기자는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전 신라젠 대주주) 측에 접근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우고 여권 인사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회유·협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기자가 이 전 대표 측 인사를 회유하기 위해 보여주고 들려줬다는 ‘윤 총장 최측근 현직 검사장’의 녹취록이 주목됐다.

▲ 검언유착 의혹에 휩싸인 채널A가 22일 오후 메인뉴스를 통해 자사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을 인정하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사진=뉴스A 화면 갈무리.
▲ 검언유착 의혹에 휩싸인 채널A가 22일 오후 메인뉴스를 통해 자사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을 인정하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사진=뉴스A 화면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달 협박죄로 이 기자와 성명불상의 검사장을 고발한 뒤 검찰이 서울 광화문 채널A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채널A 기자의 검언유착 의혹’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채널A는 지난 4월 자체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진상규명 작업에 착수했으나 50일 넘게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의구심이 증폭됐다.

이와 관련 동 앵커는 “진상조사위는 대표이사를 포함, 사내 관계자 10명을 대상으로 모두 18차례에 걸쳐 대면 조사를 했다”며 “조사 결과는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위원장으로 한 ‘취재 진실성·투명성 위원회’에 제출해 3차례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동 앵커는 “채널A는 53페이지 분량의 진상조사 보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조사 내용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25일 채널A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전부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 앵커는 “채널A는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보도본부에 취재윤리에디터를 두고 검증을 강화하겠다”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성찰 및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취재 관행을 살펴보고 더 나은 뉴스 조직을 만들겠다. 시청자 여러분께 신뢰 받는 방송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20일 채널A의 종합편성채널 방송사업을 재승인하면서 검언유착 논란으로 번진 이번 공정보도 위반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 중대 문제가 드러나면 재승인을 취소한다는 단서(철회권 유보 조건)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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