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가 2016년 ‘집단 탈북’ 사건 당시 정대협(정의연 전신)이 탈북자들에 북한에 돌아가라 회유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당시 기획탈북 의혹사건에 대응했던 장경욱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조선일보 주장은 한 탈북자의 거짓 진술을 인용한 것이라 비판했다. 장 변호사는 조선일보 보도에서 정의연과 함께 탈북자들을 회유했다는 당사자 중 한명으로 지목됐다.

앞서 조선일보는 21일 1면에 “윤미향 부부, 위안부 쉼터서 탈북자 월북 회유”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는 2016년 중국 닝보 류경식당 지배인으로서 여성 종업원 12명과 함께 탈북한 허강일씨의 주장이 담겨있다.

허씨는 “정대협과 민변 관계자들이 경기도 안성의 위안부 피해자 쉼터에서 탈북 종업원 일부를 초청해 북한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했다”며 “그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자 후원 명분으로 돈을 줬다”고 전했다.

허씨는 △민변의 장 변호사가 ‘기획탈북에 대해 공개 기자회견을 하자’고 해 만나게 됐고 △장 변호사가 몇 개월 동안 매달 30만~50만원을 보내줬으며 △정대협(정의연의 전신)이 이 후원금의 출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21일 조선일보 6면.
▲21일 조선일보 6면.

22일 민변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탈북사건 관련 보도에 대한 민변의 입장’을 발표해 반박했다.

민변은 △탈북 당사자나 관련자에 생활지원금을 비롯한 금원을 지급한 사실이 없으며 △민변 소속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탈북자에게 금원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해당 변호사는 탈북 당사자에게 재월북을 권유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보도의 당사자인 장경욱 민변 변호사(민변 기획탈북 의혹사건 대응TF)는 2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자세한 내막을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정의협이나 민변이 그들을 북한으로 다시 가라고 한 것이 아니라 당시 종업원 일부가 “우리는 탈북한 게 아니다”라며 북한으로 보내달라고 해서 법률적 도움을 준 것 △허강일씨가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돈을 보내준 것 △마포 쉼터에서 위안부 피해자와 만난 것은 위안부 피해자 중 고향이 평양인 분이 있어서 함께 밥을 먹으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외신과 한국 언론에서 보도된 것을 살펴보면 허강일씨의 말이 거짓임을 알 수 있다”라며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탈북자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어 여러 시민사회단체에서 도움을 주려고 했고, 그 중 윤미향 대표의 남편이 양심수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함께 도움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활고를 겪던 탈북자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지급한 것”이라며 “윤미향 전 대표의 남편 김삼석씨가 양심수후원회원이라 개인적 도움을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김삼석씨가 저에게 (탈북자를 도와주라고) 50만원을 개인적으로 보내주신 것이고, 정대협의 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장 변호사는 “마포 쉼터에서 길원옥 할머니와 함께 만난 이유는 탈북자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기 때문에 밥 한 끼라도 해주자는 모임이었다”라고 말했다. 길원옥 할머니의 고향이 평양이기 때문에 함께 만났다는 것.

장 변호사는 허강일씨가 악감정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당시 허강일씨에 대해 여러 수사가 진행됐는데 허씨는 ‘문재인 정권이 진실을 밝히는 것에 대한 입막음을 하고있다’며 분노하고 사라졌다”며 “민변이 2018년 국가인권위 발표 이후 허강일씨를 납치유인범죄에 대한 검찰 고소 피고발인에 추가한 것을 두고 악감정으로 주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보수언론은 허강일씨의 말에 놀아나면 안 된다. 진실은 드러날 것이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수준이 얼마나 저열한 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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