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간스포츠에 증면 지시가 떨어졌다.
금요일을 제외한 매일 24면 체제에서 32면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었다.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등 경쟁지를 의식한 증면 지시였지만 일간스포츠 일부 기자들은 다소 의아해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장재구 서경 회장측과 한국일보측간에 현재 인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종의 이상신호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일간스포츠는 현재 한국일보와 동일한 법인인만큼 장재국 한국일보 회장의 관할아래 놓여 있다. 발행인도 박병윤 한국일보 사장이다. 민감한 시기 탓인지 증면 결정도 ‘정치적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일보 안팎에선 인수 협상과 관련한 숱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회사측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서경·일간스포츠 인수 협상은 늦어지고 있는데다 자금 악화설은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사원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한 마디로 사태수습에 필요한 ‘고강도 처방전’이 절실한 실정이다.

우선은 장재국 회장이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해온 광릉골프장 주식 양도 문제가 구설수에 올랐다. 노조가 노보를 통해 장 회장측이 한국일보 소유의 골프장 지분을 매입했다가 최근들어 다시 한국일보측에 주식을 반환하려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소유권 문제도 불확실하고 사안 자체가 워낙 미묘해 사내 반응은 곧바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주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반증하는 대목으로 읽혀지고 있다. 여기에 장재국 회장측과 박병윤 사장간의 불안정한 동거체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도 의문이다.

양측은 한때 공개적으로 거리감을 노출했고 장 회장 부임과 함께 박사장 경영 체제가 급속히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박 사장은 최근들어 직권으로 사설을 교체했다가 장명수 주필과 갈등을 빚을 정도로 사내 위상에 별다른 흔들림이 없다.

자금 결제도 박 사장이 전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인수 협상에 따라 한국일보로 유입되는 현금액수, 자금 동원 방식, 세금문제 등의 현안이 속시원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불안정한 경영체제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일보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무기력감과 체념이 팽배해지고 경영진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한국일보의 한 기자는 “언제까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지 참으로 답답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서경 경영진은 “양측간에 제안서가 수차례 오갔고 약 90%정도의 의견 접근을 봤다.

1월말중 협상이 끝날 것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협상이든 아니면 원점으로의 복귀든 한국일보 회생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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